고향집 목단이 피던 날
청운 전병덕
늦은 봄 햇살은
내 그림자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빈틈없이 꽉 차있는 초록들 사이로
작약 목단이 자리를 피던 날
주인없는 시골 빈집은
달빛 별빛 내려놓고
밤새 잔치를 벌인다
달빛에 얼 비친 이별의
그림자 들이 노란 별빛을
꼭 다문 채 내 영혼을
요절시키는 밤이다
그렇게 고향 빈집은
계절을 불러놓고
천렵을 즐기는 구나
오랜 이별을 희석 시키는
계절 놀이를 하느라 정신없는
인적없는 고향 빈 집은 아직도
작약 목단은 피더라
===========================
4월의 신록이 싱그러움으로 세상을 초록물 들일 때, 꽃의 여왕(花王) 목단(목란꽃)이 봄 햇살의 긴꼬리 잡고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잔치 끝난 시골 뒷집 빈 마당을 별빛,달빛과 함께 홀로 지키며, 모란꽃은 고귀함과 도도함을 머금은 채 고향 안주인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이별을 노래하며
=================
靑雲 전병덕
충남 공주 출생
대지문학 동인
대한민국지식포럼 정회원
대한민국지식포럼 시인대학 수료(6기)
대전약선음식 두레연 구품당 대표
현 대한민국 다도 명장으로 활동
전통차문화연구원 운영
시집 꽃이 피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