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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JOURNAL 5월호를 소개한다!

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 그 가치를 말하다

  • 입력 2023.05.02 12:37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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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아름다움은 관습을 거부하는 것이다.

조선 선비의 정원 공무의 문화는 그 공간의 공유에서 계절이 있게 하고 그 신비의 아침을 화업(畵業)으로 가는 길목에서 작업을 하는 이의 그 시간의 멈춤을 오게 한다.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의 작품 <어린왕자>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라는 구절이 있다. 또 다른 한길,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 잎이 짧은 시간차로 사라지는 섭리에 더욱 애틋함이 묻어나고 그 짧은 시간의 여정을 노래하고 있는듯하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특정 도시와 공간을 노래하는 작가는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습지를 찾아 나선다. 그 찰나적인 순간을 가슴에 담으려는 기쁨으로 달려간다. 그 열망은 화면에 배치되는 빛의 향연이 되었다.

서양 고전음악 중 인상파 음악이 순간의 영상 이미지를 담아내려는 것이라면 정진 작가의 작업은 인상파의 그 빛을 담는 작업으로 이 순간, 최상의 작업이 된다.

블루의 채색은 붓질을 천 번의 배합에서 한 톤의 실선으로 온 그것이다작가의 공격적 통찰력은 늘 정신을 갈고 닦고 훈련하는 성실한 그의 아침을 말한다작업의 본질을 찾는 시간그 테마를 가져오는 조율의 시간나의 작업으로 가져와 있는 창조의 시간.

 

아침고요의 그 담대함

저온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이다. 차가운 아침의 공기와 밤사이 간격의 시간 안녕을 나누는 철새들의 소리. 그것은 달려온 곳에서의 도착 지점으로 안도의 싱그러운 순간이다. 그것은 빛을 찾아내는 소중한 테마가 된다. 고통에 굴하지 않고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성장을 말하는 정직함(honesty)이다.

강렬한 태양의 빛이 물 위로 오르면 그 이글거림의 날개는 열정을 이어주는 정진 작가 작업의 테마가 되어주고 있다. 노을 지는 그 찰나적 순간에는 자유로운 붓의 움직임이 미지의 선을 치고 내리는 반복의 순간이 된다.

겨울의 습지는 차갑고 음습한 안개가 끼어있는 공간이다. 그곳은 도시의 활기에서 주는 중압감과 달리 또 다른 안정감을 가져오게 한다.

작가의 이야기 작업은 이러하다. 언어에 소리를 입히면 말이 된다. 소리를 그림자로 새기면 글이 된다. 글이 기록을 위한 언어라면, 말은 소리를 위한 언어가 된다. 시는 소리가 되고 싶어하는 글이다.

이 사이에 작가의 작업은 회화의 시()가 되었다. 갓 태어난 언어로 생동하고 붓이 움직이며, 작은 소리로 듣는 이의 귀, , 가슴을 열게 하는 순간이다. 능동적으로 갈망하는 가슴을 갖게 한다. 감상자로 다른 이의 시선과 표정, 이견(異見)에도 자리를 내어줄 여유를 오게 하는 공원 의자의 품격이 나오고 있다.

고대언어 헬라어에서는 가난을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절대적 가난을 의미하는 프토코스(πτωχς)와 상대적 가난을 의미하는 페네스(πνης)이다. 프토코스는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그것이 없는 것, 반드시 있어야 할 그것이 없는 상태의 가난이다. 페네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이 없는 상태로 불편하지만 없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가난을 이름이다. 사전적 의미로 프토코스는 극빈자, 완전한 파산, 산산이 부서진 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산산이 부서진다는 것은 바닥의 끝을 경험하는 것이고 영혼의 깊숙한 곳, ‘존재의 한계와 불가능을 깨닫는다는 것이며 간절함으로 도우심을 바라는 상태이다.

시인 정호승(1950~ )의 시() <산산조각>에서는 영혼의 산산조각을 생각하는 지식의 부족에서 애통함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영혼의 산산조각을 생각하고 심령의 가난함을 생각하고 프토코스를 생각하게 되는 문장이다. 불완전한 그대로의 동체를 작업으로 풀어내는 예술가의 심정은 아마도 이러하다. 같은 영역 경쟁 속 사념의 무한 단어를 정제하며 오는 겸손에서 오는 떨리는 심정으로 정진 작가의 손끝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작가의 시선 멈춤

긴 캔버스를 차용하여 써 내려가고 있는 정진 작가의 생의 찬가.

기도 하고

또 그곳을 사랑하라!

습지의 노래, 그 터전의 이룸을 위하여 모이는 이슬 한 방울의 노래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태초 본연의 숭고한 그 본질을 담은 작가 내면의 세계는 생애주기의 시간을 말해주는 연륜이다.

작가의 감정과 손끝, 붓 감각 그리고 자연의 힘이 부여해준 자연에서 탄생한 내면의 본질로 소통을 이룬다. 또 다른 차원(another dimension), 그 빛이 숨어있는 그늘 아침의 그 고요에 귀 기울인다.

 

 

| 전시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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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3.(Wed.)~05.09.(Tue.) 갤러리이즈

2023.08.01.(Tue.)~08.06.(Sun.) Gallery 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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