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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기능의학을 통한 유방치료

젊은 유방암 환자수가 늘고 있다?

  • 입력 2023.05.04 13:04
  • 기자명 엠디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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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우리나라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유방암. 전세계 여성암의 25.2%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만과 식습관의 서구화 모유 수유의 감소 요인으로 유추하고 있지만 이 밖에도 늦은 첫 출산, 외부 환경적 요인 및 생활습관 즉 방사선 노출, 고지방식 환경호르몬, 음주 및 유전적 요인 등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유방암 발생은 서구와 달리 독특한 특징이 있다. 서구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50대이하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구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높고 그 증가 속도도 빠른편이다.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이 83세라고 했을 때 25명 중 1명꼴로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 20대 여성들은 13명 중 1명이 유방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통계다. 이처럼 갈수록 증가하는 유방암, 여성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유방을 지키기 위한 자율신경기능의학을 적용한 신개념 유방치료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유방, 갑상선 외과 전문의 김준영 마음편한유외과 원장글을 게재한다.

마음편한유외과 김준영 원장
마음편한유외과 김준영 원장

자율신경기능의학 치료법이란?

자율신경기능의학은 많은 사람이 들어봤음 직한 영양 요법의 기능의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율신경 치료와 심리 치료를 접목한 치료 요법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분야의 여러 학문을 모으고 분석하여 구성한 자율신경기능의학 치료를 임상에 적용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실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된 기능의학에 대해 처음에는 불신과 깊은 의문이 있었지만 곧 기대와 희망으로 바뀌었고, 영양학 분야의 수많은 강의를 열렬히 쫓아다니며 몇 년을 공부하다 보니 어느덧 영양 요법 전문가로서 강의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영양 요법을 응용한 치료에 능숙해지면서 외과대학에서 힘겹게 수련하고 전문의로서 수술해 왔던 긴 시간 동안 영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온 사실이 무척 안타까웠다. 수술 당시 기능의학적인 원인 찾기와 해결책을 함께 적용했더라면 치료 결과가 더욱 좋았으리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지금은 의학 과정에서 배우지 못했고 관심조차 없었던 영양학 분야가 질병 예방과 생명 유지에 외과 수술보다 더 중요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영양 치료로 어떤 병이든 치료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하던 무렵 쉽게 해결되지 않는 환자들을 하나둘 만나며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보완책으로 NLP 심리 치료 기법을 접목하게 되었다. 영양 치료에 심리 치료가 더해지니 치료 성적은 월등히 상승했지만 한계는 또 생겼다. 그 즈음에 마침 근골격계 구조학 분야를 접하게 되면서 현재의 자율신경기능의학의 체계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 심리, 구조 등이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몰입해 가다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 점차 별난 외과 의사가 되어 갔다. ‘치료는 몸이 스스로 하고 의사는 도와줄뿐이다.’ 또는 내 몸에 100명의 의사가 산다.’는 말을 완전히 이해하고 체득한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자율신경기능의학이 무슨 질병이든 뚝딱 낫게 해 주는 만능 치료 요법이 아니다. 현대 주류 의학의 치료 요법을 우경 치료를 병행하여 면역력을 키우고, 심리를 안정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막아 보려는 요법이다. , 자율신경기능의학을 적용하여 현대의학의 치료 중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면역력을 극대화하여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이렇게 자율신경기능의학현대의학의 진단과 치료 접근을 우선하면서 보조적이지만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순한 보조 역할만 하는 단역이 아니라 주연급 조연인 것이다.

현대의학은 양성 질환이나 초기 암에서는 치료 효과가 높지만, 치료 부위 외에 연관된 문제가 생길 경우 명확한 검사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그리고 만약 질병으로 이름(상병명) 붙이지 못할 때는 현재 의료 체계상 뾰족한 치료 방침조차 없다. 또한 병세가 위중하거나 암 병기가 높아 몸에 부담될 정도의 강력 치료를 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해결할 마땅한 방법도 사실 부족하다. 한 가지 병을 치료하려다가 또 다른 병을 얻어서 고생을 하는데도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비방이나 민간요법 또는 한방 요법으로 겨우 지내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 심지어는 증상의 호전이나 완치를 포기하고 그냥 고통 속에 지내는 환자들도 있다. 이렇게 외면받는 환자들에게 자율신경기능의학 치료는 일반적인 증상 완화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처음 시작했던 췌 외과전문의로서나 이후 유방갑상선 외과전문의로서 오랫동안 환자를 치료했던 방식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을 중심으로 하는 3대 표준 치료 요법이었다. 이 요법 외에는 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신념으로 가득 찼었다. 그러나 표준 치료로 많은 환자들을 살리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도 암이 완전히 치유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된 환자도 있었고, 수술과 항암 치료를 하면서 더 악화되어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거나 다른 치료법을 찾아 떠나는 환자도 있었다. ‘만약 이런 분들에게 자율신경기능의학 치료를 적용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안타까운 의문은 항상 가지고 있다.

모든 질병에는 이미 분석되어 온 원인이 있다. 그래서 찾아진 원인만 제거하면 간단히 치료될 듯하지만, 생명체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1:1의 대응 방식으로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과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 치료가 쉽지 않다. 그런데 현대의학이 결과(증상)를 해결하는 방법인지라 원인을 피하는 방법은 제대로 알려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현대의학은 싸우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어ᄍᅠᆯ 수 없이 싸움에 휘말려 주먹을 맞게 되고 멍이 들면 연고나 파스를 붙여 주는 방식이다. 기능의학은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지 못할 때 덜 아프게 맞는 기술, 그리고 멍이 덜 들게 맞는 기술을 알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역할이 획기적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기도 하고,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됨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 만연하고 있는 기능의학 치료는 비정상적으로 기형적일 만큼 영양학에만 치중되어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영양학으로 치료가 대부분 가능하다고 하니, 영양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라면 저마다 질병을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기능의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율신경기능의학의 발전으로 하루하루 조금씩 희망을 발견해 가고 있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만물 모든 일에는 인과 법칙이 있듯이 질병도 마찬가지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3대 건강 요소의 불균형에서 찾아야 한다. 근골격신경혈관계로 구성된 물리적인 측면의 구조학’, 9대 영양소의 조화로 형성되는 화학적 측면의 영양학’, 그리고 감정과 생각을 포함한 생명 에너지 측면의 심리영성학이다.

구조영양심리 세 분야를 기초로 개발된 자율신경기능의학은 각각의 영역에서 질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해 새로운 체계인 ‘SMART’ 기법을 도입했다. 그리고 SMART 체계의 중심은 자울신경기능의학에 현대 의학을 접못시켜 ‘C+SMART 치료법으로 발전시켰다. ‘C+SMART 치료법은 질병의 원인을 현명하게 찾아내고, 치료를 똑똑하게 하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SMART 분류 체계는 거의 모든 질병에 적용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유방갑상선 전문의로서 유방 질환에 해당하는 부분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은 배제하고, 독자가 얻은 정보를 어느 부분에 어ᄄᅠᇂ게 사용하면 좋을지 판단이 쉽도록 노력한다.

 

유방암, 다른 시각을 만나다_ 기능의학 입문

, 재발 없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을까?

세브란스병원과 유방암전문병원에서 외과 의사로 있을 당시 하루에 평균 2~3명의 환자를 수술했다. 외과에서 가장 큰 수술을 하는 세브란스 간··췌 분야에서 유방과 갑상선을 수술하는 내분비외과 전문의로 전공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설명을 잘해 주는 의사로 알려져 끊임없이 수술을 하게 되었다. 심각한 암을 수술로 제거하고 항암 주사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여 환자가 차차 회복될 때는 가슴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곤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뭔가 불편한 의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건, 수술을 받거나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회복 과정에서 힘들어 하고 동시에 너무 불안해했기 때문이다. ‘암에 걸렸으니 불안한 게 당연하지 않을까?’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렇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암을 제거한 후에는 안심해야 하지 않나요?”

하지만 환자들은 수술 후에도 재발할까 늘 불안해했고 곧장 다른 곳이 아프다고 호소하기 일쑤였다. 어떤 환자는 장이 망가지고, 어떤 환자는 다리가 아프고, 또 어떤 환자는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불안 증세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말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되기도 했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또 의문이 올라왔다.

수술해서 죽지 않고 살게 된 건 다행이지만, 여기저기 끊임없이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현실이 진정 다행일까?”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지 않도록 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을까?”

완치는 아니더라도 스스로 병을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줄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중에도 수술했던 환자들이 호소하는 불편 증상은 너무나 다양했다. ··췌 전공을 하면서 위장, 대장, 부신 분야까지도 폭넓은 의학 지식이 있었고, 유방·갑상선 외과 전문의로서도 전성기를 달리던 시기였음에도 환자들이 호소하는 모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기에는 시간상, 과정상 역부족이었다. 직접 수술한 환자에게 끝까지 책임지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불편 증상에 따라 각 전문의 선생님께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한 환자를 만났다. 30대 중반의 젊은 여성으로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자녀를 둔 초기 유방암 환자였다. 담당의로 수술을 맡았는데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되었고, 환자가 항암 치료도 워낙 잘 받아 거의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했다. 그런데 수술 후 1년이 채 안 돼 암이 재발했다. 수술받기 전, 아이들이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까지만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던 모습이 눈에 선해 더욱 혼란스러웠다. 초기 암 치료 방법은 너무 뻔하다. 누구나 동일한 과정으로 치료를 받고 약을 먹기 때문에 실수할 일이 거의 없다. 특히 이 환자는 암 부위를 포함해서 정상 부위를 훨씬 더 많이 절제했기 때문에 항암 치료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추후 재발을 막기 위해 항암 주사 치료와 부분 절제 후 방사선 치료를 모두 했었다.

치료를 훨씬 더 세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환자는 왜 재발했을까?’ 다국적 기업에서 제조한 항암 주사제는 각 환자의 키와 몸무게에 따라 정해진 국제 공인 주사 용량 및 주기를 정확하게 지키도록 정해져 있고, 방사선 치료기는 예전처럼 방사선 부작용인 폐렴이나 피부 손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유방 실질 조직만 치료하도록 발전하였다. 결국, 수술 시 더 넓게 제거했음에도 놓친 부위가 있어서 재발했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암 수술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고, 수술 후에도 끊임없이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는 괴로움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마음에 개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대안은 기능의학이다.

손에서 메스를 놓은 후, 다른 길과 대안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다른 길의 시작을 낯선 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사무실이 많은 번화가에 조그마하게 개원하고 나니 점심시간에 환자가 물밀듯이 몰려왔다. 유방외과로 간판을 달았지만 전날 회식하거나 과음한 직장인들이 피로와 숙취를 풀기 위해 비타민 주사를 맞으려고 많이 내원했다. 의과 대학에서 비타민 주사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었지만, 외과 전공의 시절에 여러 종류의 비타민이 소량씩 섞여 있는 복합 주사제를 가끔씩 사용했던 경험으로 숙취 해소 주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주사를 맞은 반응은 시원찮았다. 악평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던 차에, 우연히 다른 병원에서 맞은 숙취 해소용 수액은 정신이 반짝 들었는데…….”라며 무심결에 내뱉는 환자의 말을 듣게 된 후에는 그 차이가 너무 궁금해졌다.

그 병원은 어떤 비타민을 어떤 방법으로 주사하기에 효과가 다를까?’

비타민이 몸의 어디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것일까?’

머릿속에서 뱅뱅 맴도는 궁금증을 여기저기에 얘기하고 다니던 어느 날, 병원에 약품을 전달하는 영업 사원으로부터 비타민 영양 치료 요법이라는 강의를 소개받았다. 궁금하던 차에 바로 수강 신청을 했다. 의사들이 대상이었는데 주로 개원 원장들이라고 했다. 참가자의 다수가 원하는 시간이었는지 강의는 진료가 일찍 끝나는 토요일과 진료가 없는 일요일에 있었고, 4주 연속 주말 강의였다. ‘비타민이 강의할 게 뭐 있다고 4주씩이나 하나?’라고 생각하며 4주나 되는 황금 같은 주말 시간이 낭비만 되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했다. 그나마 6주 강의가 이번부터 4주로 줄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도 강의 시간과 기간에 대한 불평과 보잘것없어 보이는 비타민 강의를 주말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싸지 않은 강의료였음에도 덜컥 신청한 성급함에 대한 후회 등이 강의를 기다리는 동안 생겼다 없어졌다 했다. 우여곡절을 겪는 심경을 다독거리던 중 드디어 강의 날이 되었다.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도착한 강의실에서 배부받은 비교적 두꺼운 교재를 후루룩 넘겨보면서 조그만 글씨로 채워진 빽빽한 내용과 60석 정도 되는 강의실을 거의 빡빡하게 채운 개원가 원장님들의 숫자에 흠칫 놀랐다. 그렇게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첫 강의를 듣고 ? 약으로 못 고치던 병을 비타민으로 고칠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혼잣말로 저 의사는 사기꾼 아니면 장사꾼이다.”라고 중얼거린 기억이 난다. 강의료를 많이 냈기 때문에 본전이라도 찾자는 생각으로 첫째 주 강의를 끝까지 들었다. 그러다 첫 번째 놀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비타민에 대한 논문 근거가 너무나 많고 처음 받았던 비교적 두꺼운 강의 자료는 한 주 강의 분량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되었다.

그렇게 4주 강의를 다 듣고 나자 간··췌 전문의로서, 유방암·갑상선암 전문의로서 환자를 치료하던 동안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는 안타까움과, 전문의로서의 자만심에 영양제는 그저 무시하기만 했던 부끄러움이 4주 동안 받은 두꺼운 강의록 4권에 실린 수많은 논문 근거와 치료 사례들만큼이나 가득해졌다. 반면에 영양제 처방을 잘 적용하기만 한다면 이제껏 익혀 온 전문 지식에 더해져 세상 모든 병을 고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더불어 생겨나게 되었다.

배운 걸 적용해서 또 한 번 놀랄 만한 사건이 벌어질 때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4주 강의를 다 들은 다음 주에 유방 검사를 하러 온 환자가 3년 넘게 피부과를 다녀도 낫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래서 기능의학 검사로 유기산 소변 검사와 만성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영양 처방을 했다. 그랬더니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깨끗이 나았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연달아 몇 번씩이나 놀라고 보니 뭔가 좀 더 커다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 잘 모르지만 그 길을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영양 처방을 기본으로 하는 기능의학 치료에 대한 경험이 미천하였지만 전공인 유방과 갑상선 분야에 접목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기능의학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어서 관련되는 강의라면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다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중 비타민C로 치료하는 암에 대한 강의가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전에서 있었던 그 강의는 날짜를 잘못 알고 일주일 전에 강의실을 찾아가는 실수를 했는데, 그 장소에서 근육과 통증에 대한 치료법 강의를 우연히 들었다. 그때는 강의 내용이 무슨 말인지 다 이해되지 않아서 무심히 넘겼었다. 기능의학을 막 입문한 시기라 안목이 부족했던 탓이었지만, 나중에는 영양 처방에 근골격계 통증분야를 보강한 현재의 자율신경기능의학의 중요한 부문이 되었다.

새로운 학문에 대한 열의가 넘쳐 벌어졌던 대전에서의 그 엉뚱한 사건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음은 확실하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때 일은 여전히 피식 웃음을 짓게 하지만 그 실수가 우여곡절을 겪어 비타민C 암연구회의 이사직을 맡게 해 주었고, 그 후로 기능의학과 관련된 여러 학회의 임원을 맡으면서 의사들에게 강의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기능의학 분야의 실력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었다. 기능의학 연구 모임이라면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그 분야에서 이미 두세 걸음 앞서 있는 외국의 저명한 의사들의 저서도 두루 찾아 읽었다. 그러다 보니 그 분야에서 유명한 토마스 세이프리드(Thomas N. Seyfried)암은 대사 질환이다(Cancer as a Metabolic Disease)’의 공동 번역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평일 3~4일을 포함하여 주말 없이 3년 정도의 시간을 치열하게 보내고 나니 영양 치료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직접 겪었던 현대의학의 빈틈과 기능의학이라는 대안의 허와 실에 대한 안목이 생겼다. 그리고 늘 머릿속에 의문으로 맴돌던 근원적인 문제, ‘더 세고 철저하게 치료받았던 초기 암 환자는 왜 재발이 되었을까?’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획일적인 치료 방법 즉, 수술과 방사선, 항암 주사 치료만으로는 다양한 체질의 인간에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되는 암을 모두 치료할 수 없고, 암 덩어리와 암세포 제거만을 목적으로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를 해서 야기된 세포 손상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현대의학의 한계점에 대한 오랜 고민과 학문적 보완점을 찾아 만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치료법은 현대의학이 병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기능의학의 장점을 바탕으로 자율신경 구조 치료를 적용한 자율신경기능의학(Autonomic Nervous System Functional Medicine, ANSFM)’이다.

이에 기능의학에 대해 먼저 소개하고 앞으로 이어서 영양 처방 위주의 단순 기능의학보다 더 진일보한 자율신경기능의학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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