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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에너지 명상

  • 입력 2023.06.20 14:35
  • 기자명 최남숙(한국정신과학 연구소 교수, 뇌과학심리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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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착하고 성실하고 정 많은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은 남들보다 뇌의 회전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지적 장애인이라고 부른다. 그 아이랑 같이 살다 보면 정직과 특별한 성실함,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심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기다려줄 줄 아는 법도 배우게 해 준다.

 

아들이 중학교에 가서 우리는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아들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다. 매일 작고 큰 사건들이 생기며 괴롭힘을 당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너무나 착하고 순수한 아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정말 미웠다. 나는 아들을 전쟁터 같은 학교에 보내고 제발, 오늘은 우리 아들이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매일 울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나 아들은 매일 괴롭힘을 당했다. 아들은 1학년 때 따돌림당하고 2학년에도 또 따돌림당해서 우리는 너무나 힘들어 지쳐갔다. 나는 학교를 그만두자고 아들에게 말을 해 봤지만,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아들은 완강히 거절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들어 우리의 에너지는 슬픔, 분노, 무기력, 수치심을 안고 벼랑 끝으로 떨어졌다.

힘든 2년이 지나고 2학년 겨울방학이 되었다. 이제 학교에 안 가니 숨 좀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에게 물었다. “엄마, 3학년 되어서도 아이들이 따돌리면 어떻게 하지?” “?” 나는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1학년 때 왕따가 시작되었고, 2학년 때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이 주동해서 또 따돌리고, 3학년 때는 1, 2학년 때 따돌리던 아이들이 같은 반에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따돌림당할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나는 말은 안 했어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착한 아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의 뇌가 궁금해졌다.

그 당시 뇌과학 석사 과정을 마치며 졸업논문으로 사춘기 발달지표 분류에 의한 뇌 기능 차이 연구를 썼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뇌파를 측정했다. 아이들의 뇌파를 분석하고 학부모 상담을 하며 내 아이만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고 다른 아이들, 특히 주도적으로 우리 아이를 괴롭히던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춘기의 뇌는 감정에 민감하다. 변연계가 과활성화되기 쉽고 이성의 뇌인 전두엽은 작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부모와 뇌파 상담을 하다 보니 왕따를 주동하던 아이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들의 스트레스는 사춘기의 과 활성화된 변연계에 더욱 불을 지피고 전두엽은 거의 작동을 못 하게 만든다. 이 아이들은 이런 뇌의 상태로는 도저히 이성적으로 행동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가장 만만한 친구에게 좋지 못한 방법으로 풀고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나의 분노는 연민으로 바뀌었다. 이들도 희생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었던 나는 그때 에너지 명상을 만나 사람들에게 '에너지 뿌리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그 에너지는 나의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면서 슬픔과 분노의 기도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우리 아들을 주도적으로 따돌리는 몇 명의 아이들에게 평화의 에너지를 뿌렸다. 그 아이들이 힘든 마음을 안정시키고 약한 사람을 도와줄 줄 아는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찾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에너지를 뿌렸다. 뿌리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범위를 넓혀 나갔다. 몇 명의 아이들에서 반 전체, 반 전체에서 학교 전체로 넓혔다.

그 이후에 기적이 일어났다.

3학년 때는 아들이 따돌림 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와주는 아이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아들과 힘든 그 어둠의 여정은 거기서 끝났다. 아들은 조금씩 조금씩 좋아졌다.

지금 아들은 25세다. 이제 멋진 청년이 되어서 명상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명상 강의는 모두 다 참석한다. 이젠 직장에서 상사에게 네가 왜 장애인증을 가지고 있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장했다. 며칠 전에도 친구랑 열기구를 타고 왔다. 이제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컨디션 관리를 위해 약속 잡는 걸 자제할 정도다.

신기한 건 예전 친구들에게 몇 년 만에 밥 먹자고 전화가 온다. 그중에는 우리 아들을 괴롭히던 친구들도 몇 명 있다. 이제 우리 아들은 장애인 친구와 비장애인 친구 모두와 잘 어울리고 있다.

만약 내가 그때 명상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뻔하다. 나는 우울하게 살고 있을 것이며 아들도 지금처럼 밝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

명상은 우리가 감정에 휘둘려 힘들어하고 있을 때 우리를 감정에서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명상이란 마음을 옆으로 치워주는 것이다. 잠시라도 마음이 부재한 채로 존재하는 게 바로 명상이다. 잠시라도 자기 내면을 알게 된다면, 그게 바로 명상의 열쇠이다. 명상은 숨을 들이쉬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문제들을 잊고 명상으로 들어가라. 더 깊게 들어갈수록 거짓된 것들이 점차 사라질 것이다.

-오쇼 마음 챙김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나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오늘을 살아갑니다.

 

내가 과거에 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고

내가 미래에 있으면

마음이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나는 현재를 사랑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감사합니다.

 

이제 고통이나 시련도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모든 것들은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따뜻하고 밝은 햇살,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길가에 이름 모를 꽃들,

나에게 반갑게 쉬어갈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지금 길가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우연히 만난 어르신들의 주름진 세월의 흔적들,

산책 나온 사람들의 평온함에 감사와 축복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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