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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게 운동은 생명의 몸짓

  • 입력 2023.08.09 14:45
  • 기자명 장석원(충민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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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암 환자들은 질병과 힘든 항암 치료 과정으로 인해 피곤과 허약감, 무기력 등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 환자들의 신체적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의사들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권장한다. 그러나 암 환자들에게 휴식만이 최선은 아니다. 무엇보다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일반인들은 체력 단련이나 체중을 줄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 그러나 암 환자는 병을 앓고 치료하면서 전신 쇠약을 겪고,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서 심폐 기능이 약해지며, 근육들이 위축되어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그래서 체력을 회복하고 자연 치유력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은 자연 치유능력을 향상시킨다.

항암 치료가 끝난 환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운동은 바로 유산소 운동이다. 무엇보다도 입원과 항암 치료로 인해 극도로 쇠약해진 환자의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암 환자가 하면 좋은 운동

운동은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 하는 종목을 선택해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만 꼽으라면 걷기를 추천한다. 인간은 원래 두발로 걷도록 만들어졌다.

걷기는 근육과 힘줄을 단련 시키고 튼튼하게 유지한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소뇌는 귀를 통해 얻은 정보와 시각적인 정보 등을 통해 근육의 반응을 조절한다. 걷기는 감각적 ∙ 운동적 기능의 종합적인 조화가 요구되는 운동이며, 근골격계뿐 아니라 두뇌도 훈련 시킨다.

몸의 자연 치유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려면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 열심히 걷는 사람은 건강하며, 질병에 걸렸을 때도 자연 치유력이 높다. 게다가 굳이 배울 필요가 없고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걷기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흙길에서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20분부터 시작하여 적응되면 30~40분까지 늘린다. 걷고 나서 숨이 약간 찬 정도가 적당하므로, 30~40분 정도 걷고서도 숨이 차지 않으면 도중에 좀 더 속도를 낸다. 그러나 무리해서는 안되며, 힘들면 중간에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체력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걷기 외에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고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운동으로는 조깅, 고정식 자전거 타기, 줄넘기, 수영 등이 있다. 그중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처음 한 달 동안은 주 3회 정도 낮은 강도로 20분부터 시작한다. 페달에 걸리는 부하는 운동 후 무릎 통증이 없을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다가 차츰 운동 시간을 늘린다.

낮은 강도의 운동에 적응하면 한 번쯤은 30분 이상 빨리 걷거 나 가벼운 달리기처럼 조금 숨이 찬 운동을 해도 좋다. 수영 이나 물속 걷기는 체중으로 인한 부담이 적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심폐 기능이 향상되며,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함으로써 몸의 유연성이 향상되고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암 환자에게 추천하는 운동 방법

운동을 할 때는 운동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최대 심장 박동수의 65~75% 수준으로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대 심장 박동수는 ‘220-실제 나이’ 이므로 건강한 60세 사람은 1분당 심장박 동수가 104~120회 정도 되도록 운동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암 환자는 최대 심장 박동수의 40~50%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은데, 운동 중에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눠도 숨이 차지 않을 정도다. 또는 주관적인 피로도를 근거로 해서 약간 숨 이 차거나 환자가 힘들어하지 않은 운동 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운동은 매주 4~5회, 매회 30~40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힘들다면 일주일에 3회 정도여도 충분하다. 운동 전 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피로하면 일단 휴식을 취하고 다시 운동한다. 운동한 다음 날 피곤을 느낀다면 운동을 쉬어도 좋다. 절대로 무리해서 운동할 필요는 없다.

운동은 꾸준히 하면 된다. 운동이 몸에 좋다고 해서 운동을 많이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약이 좋다고 과다하게 투여하면 극약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과한 운동은 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휴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 다른 병을 초래하기 때문에, 운동과 휴식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암 환자가 운동을 하면 좋은 이유

운동은 여러 가지 면에서 몸의 치유 체계에 이롭다. 운동하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특히 심장 박동수가 늘고 호흡이 가빠지며 몸이 뜨거워지는데, 이는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도 올라간다.

또 운동하면 근육의 수축이 일어난다. 운동과 더불어 근육의 활동, 즉 수축이 시작되면 산소 요구량이 증가한다. 그 결과 심장은 근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박동수를 증가시켜 혈액의 산소 공급을 늘린다. 이처럼 한정된 혈액량을 가지고 신체 각 부위에 혈액을 분배하기 위해 심장 박출량도 증가하게 되고, 부위별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혈관 운동도 증가하게 된다. 혈관의 총 길이는 약 10만 km로, 산소 운반부터 노폐물 정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을 혈관과 혈액이 담당 한다. 혈관도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로, 운동하면 혈관이 튼튼해진다.

한편 대사 산물인 탄산가스도 제거해야 하므로 호흡도 빨라 진다. 운동하면 산소 섭취가 늘고 이 산소를 이용하여 몸은 에너지를 만들고 열을 방출한다. 따라서 체온이 올라간다. 몸속에서 발생한 열을 혈액의 체표면의 피부로 운반하면 피부는 땀으로 열을 방출한다. 열로 인해 혈관이 덥혀지면 늘어 나는데, 이때 혈류량이 증가한다. 그리고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혈액 안의 독소도 빠른 속도로 땀샘을 통해 내보내게 된다. 땀의 99%는 물이며, 물 외에 1%에 젓산, 소금, 질소화 합물 등 노폐물이 포함되어 있다.

사람은 항온동물로 정상 체온 36,5~37℃다. 인간은 열을 생산하는 생명체로, 끊임없이 열을 생산하고 방출한다. 열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가진 화학에너지와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산화되어 에너지를 발생시켜 만든다. 그중 약 30%는 일 에너지로 바뀌고 나머지가 열로 변한다. 인체는 생명을 유지하 위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따라서 정상 체 온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신진대사가 좋은 상태로 건강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정상체온을 유지하거나 운동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으로 열을 발산하는 생리적 발열 이외의 체온 상승은 정상적인 것으로 보기 힘들다.

우리가 아플 때 외부에서 세균이 침입하면 백혈구가 나서서 세균을 사멸시킨다. 이때 백혈구가 만들어내는 발열 물질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 병에 걸렸을 때 병을 이겨내기 위한 신체의 반응으로 열이 나는 것이다. 즉, 열은 병을 고치려고 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치유 반응이다.

체온이 평소보다 1℃만 내려가도 면역력은 30%나 떨어진다. 반면에 평소보다 1℃ 올라가면 면역력은 5~6배 올라간다. 따라서 저체온인 환자의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도 높아진다. 실제로 암 환자들을 살펴보면 저체온이 많고, 저체온일 때 암 세포가 빨리 증식한다. 암세포는 35℃에서 가장 많이 증식하며 39.3℃ 이상이 되면 사멸한다.

내 몸의 체온을 가장 손쉽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바로 운동이다. 운동하면 근육이 수축 또는 확장되면서 체내에 열이 발생해 체온이 올라간다. 그러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세포도 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운동할 때는 땀이 조금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환자들은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지 않은 편이 좋다. 그런데 걷기만 해도 열이 발생 해서 체온이 올라가고, 너무 무리하게 운동하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나므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평상시보다 산소 소비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한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운동하다가, 차츰 운동 강도를 높여 빨리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등 조금씩 숨이 찬 운동을 한다. 운동 이외에 따뜻한 햇볕 쬐기, 잠들기 전 따끈한 물로 목욕하기도 체온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면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좋은 콜레스테롤, 최대 혈관 확장 능력, 심혈관 기능 등 이 증가하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며, 나쁜 콜레스테롤, 혈압, 맥박, 혈당, 혈액 내 염증 수치가 줄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절대적으로 감소시켜준다.

또 인체의 각 기관에 자극을 주고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하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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