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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관정제(衣冠整齊) 후, 선비의 길을 따라 나서다.

  • 입력 2023.08.18 11:27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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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우리 문화재 중 달의 이미지를 품은 것이라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백자, 그중에서도 ‘달항아리’를 떠올린다. 2011년 이전까지는 공식 명칭인 백자대호(白瓷大壺)라 하였으나, 2005년 국립고궁 박물관 개관 특별전 ‘백자 달항아리’을 계기로 하여 문화재청은 국보·보물로 지정된 백자대호 7점의 공식 명칭을 ‘백자 달항아리’ 로 바꿨다.

우당 홍기대 선생의 회고록에서는 김환기 화백이 백자대호를 특히 좋아해 '달항아리'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김환기 화백의 기고문에서는 백자의 백색 이미지와 함께 달의 이미지를 접합하여 <백자대호>를 수식하기도 했다. 이렇듯 김환기, 미술사학자 최순우를 거치면서 백자대호는 '달항아리' 라고 도자 예술계에서 인식되었고, 2010~2011년에 걸쳐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한자식으로 된 문화재 지정명칭을 우리말로 개선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때 다수 문화재위원들의 공감을 얻어 결정되었다.

달항아리다!

한번 조용히 내뿜는 단어. 이 달항아리는 한여름날 밤하늘의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명장 김흥배의 달항아리다.

백색의 고운 빛깔이 참 탐스럽게 열렸다.

명징 김흥배는 하늘에 뜬 달을 땅 위로 건져내어 매번 다른 달을 짓는다. 이것을 그는 ‘달 던지기’라고 말한다. 정신문화의 5천년을 살아온 대한민국의 정신문화 원류

자연과 대화의 소통의 통로, 달은 소원의 상징이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홀로 천하를 밝히는 영롱한 빛, 종족의 영원 성의 다산(多産), 풍요의 기원과 바람을 불어넣었다.

명장 김흥배의 작업에서 달은 항아리의 입을 빌려 일상의 생활품으로 내려 앉았다.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는 20세기에 들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용품 이상의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오늘날 달항아리는 ‘항아리’라는 물성이 지닌 고유성과 정형화될 수 없는 비정형의 순수함이 일궈낸 하나의 예술가치로 평가되는 예술품의 품격이다. 이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백자대호는 몸통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각각 따로 만들어 붙인 후에 전체 형태를 다듬는다. 명장 김흥배의 달 작품은, 때문에 저마다 각기 다르며, 온전하게 둥근 항아리로 제작되기 어렵다. 번조(燔造)시 섭씨 1,300도의 가마의 열기 속에서 항아리 내부의 무게 및 장력과 고열을 견디지 못해 변형된다. 손끝과 마음의 예불로 공을 들인 불 오름의 시간에서 몸통의 이음새의 불완전함이 범접할 수 없는 완전함의 극치를 내뿜는다.

새천년의 주기를 이어온 2023년은 특별하다. 대한민국 경기도 여주시 도예명장 제6호로 선정된 명장 김흥배는 달의 구원이자 마음을 빚는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의식하지 못할 새 백색의 향기에 매료되는 새로운 빗장이 열리는 감각의 이 상태가 또다시 시작되어 열리는 그 길로 태동한다.

작가의 ‘달’ 속에서 내면의 달이 차오른 완벽은 마음의 달 항아리가 헬레니즘의 심미안 속성으로는 항아리 안에서 우리 내면의 길에 수태(受胎)고지가 들려온다. 갤러리와 콜렉터들은 이 달을 통해 자신 안의 대응물을 발견한다.

그 대응물을 본다는 것. 달항아리는 그것의 의미를 어떤차원의 개 념으로 이해도를 가져오는가에 달려있다. 일종의 가상의 내적 공간이 열리는 내면으로 통하는 또 다른 세계가 확장된다.

그의 손을 빌어 달을 던지는 행위가 일상의 시공간을 초월하여 타자(他者)를 부르는 또 다름의 ‘생성’이다. 명장 김흥배의 손길 안에서 소우주가 피어난다.

하나의 달 작품, 항아리가 만들어지기까지 작업 과정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우연성의 알레아토리(Aleatory)와 변수 그 자체는 한 번 더 나아가서 만나는 우리의 삶, 그 확장의 순간은 우주의 실체로 드러낸다. 작가의 가마에서 달항아리를 잉태하는 그 겸허한 시간! 매 순간에 대우주를 관통하는 진선미가 녹아든다.

기술력의 법칙과 원리를 제공한 지적 능력인 ‘진’, 장인 정신(匠人 精神)이라는 견고한 의지로서의 ‘선’, 균형과 미적 감성이라는 ‘미’ 의 결과물이다.

이 진선미의 삼위일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탄생한 예술이다. 국민소득 3만불 경제의 컬렉터의 수요가 기다려지는 오늘, 그과 제 앞에 한아름 펼쳐진 김흥배의 달은 지극히 원초적이며, 원대한 그리고 준엄한 한 생명의 탄생. 그 시초를 알리는 시원적 존재이다. 손에 있는 기기에서 시선을 45도 돌리면 나를 향해 떠있는 달에게 어떠한 단어를 나누게 되는 타임이 될까!

이 찰라를 놓친이에게 아낌없이 보여주고있는 달의 노래. 그곳에 김흥배 명장의 작업이 있다.

김흥배 (Kim Hiung Bae)

제6호 여주시 도예명장

현)운산도예 연구소 소장

 

<단체 및 특별 기획전>

1996년 국립 사천성 초대전 - 중국대사관

1997년 서울 현대백화점 갤러리 4인전, 터키 이스탄불 미술협회 초대전, 호주 대사관 초대전 브리스번 박물관

1998년 서울 - 뉴 살롱전, 우즈백 예술대학 초대전

2014년 남이섬 국제도예 페스티벌 전시

2015년 여주 강천보 전시실 단체전, 경덕진 도계천 전시 및 워크샵, 남이섬 국제도예 페스티벌 전시

2016년 중국 장춘 국제도예 전시, 강천보 전시실 단체전, 남이섬 국제도예 페스티벌 전시

2017년 충북 괴산군 조형미술 공예촌 전시, 중국 청도 위요 박물관 워크샵, 전시

 

<수상>

1998년 한국문화예술협회전 대상

2000년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공로패, 한국문화예술협회전 문화상, 세계 도자기엑스포 "클레이올림픽" 창조상

2002년 한국문화예술협회전 한국예술공로상

2003년 충북 방곡장작가마예술제 대상,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제 1회 도자경진대회 대상

2011년 경기도 기능경기대회 은상, 대한민국 문화미술대전 특선, 전국 기능경기대회 동상

2013년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장상

2014년 제2회 대한민국 나라사랑 미술대전 우수상

2015년 전라남도 미술대전 특선

2016년 경기도지사 표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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