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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독이 되는 세 가지

  • 입력 2023.09.13 12:07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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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살아가면서 자신을 지키고 자기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하려면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가 없으면 자기한테 손해가 되는 걸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이 손해가 되는것 이냐? 손해가 되는 걸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이 손해가 되는것 이냐?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세가지 독[삼독(三毒)] 인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바탕을 두었거나 그것을 일으키는 건 다 손해가 되는 것입니다.

서양의 정신분석에 대해 제가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서양식 정신분석에서는 불교에서 다루는 ‘정신인식과정’ 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 사지 독이 되는 마음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우리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정확하게 보지 못합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억압’ 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화가 났을 때 그것이 억압되면 나중에 크게 폭발할 수 있으니 적절하게 표현하라고 조언합니다. 물론 화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화를 한 번 내고 털어버리는 게 훨씬 낫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 화가 자신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정신인식과정에 ‘속행’ 이라는 단어 속에는 대상이 무엇이라고 결정된 뒤 일어나는 마음이 일곱 번 일어납니다. 우리가 화를 내게 되면, 아주 잠깐 화를 낸 것이더라도 일련의 정신인식 과정이 1초에 몇 천만 번 일어납니다. 그렇게 일어난 정신인 식과정 중의 하나인 속행은 온몸에 영향을 주고 모두 과보하고 연결됩니다. 그런 미세한 걸 본다면 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화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극단적인 말씀을 합니다. 화를 내면 당신의 제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남이 나를 톱으로 썰더라도 화를 내지 말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보통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 가지고 화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이 화의 전부는 아닙니다. 마음 속 깊이 참고 있는 것도 화내는 것입니다. 거부하는 것은 다 화라고 볼 수 있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화내는 것입니다. 화가 나서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는 것과 참으면서 있는 것 같은 화의 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삼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보면, 먼저 어리석음은 업(業)의 법칙도 인과의 법칙도 모르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 과보를 그 사람이 다 받습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면 훨씬 많은 것들을 되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남을 도울 때도 하나 줄 때 적어도 그 백배 이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못 보기 때문에 그 어리석음을 바탕으로 해서 탐욕과 화가 일어납니다. 탐욕은 인과의 법 칙에 따라 있는 것을 당기는 가고, 화는 인과의 법칙에 따라 있는 것을 밀어내는 감정입니다. 정확하게 보면 일이 일어날 만해서 일어나는 건데 그것을 모르고 밀고 당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늘 들어오는 반론이 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 보니 나쁜 짓을 하고도 잘 사는 사람이 있다라고, 분명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쁜 짓을 하나 하면 그 만배 정도 안 좋은 걸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업의 실상은 부처님 수준이 아니면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 서로 너무도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앙굿따리 니까야>>, <생각할 수 없음 경>에서 부처님은, 생각하면 끼치거나 곤혹스럽게 되는 네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부처님의 경지, 둘째는 선정의 깊이, 셋째는 업의 과보, 넷 째는 세상에 대한 사색 (‘나무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같은 사색)입니다. 업의 과보를 생각으로 알려 하다가는 머리만 아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업의 과보에 대해서는 믿음으로 접근 합니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은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3가지의 축적은 정신 불건강의 토대가 되고, 여러 정신적인 문제가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치료, 근본적인 치료가 되려면 탐욕, 성냄, 어리석음 없이 정신이 작동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지혜까진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그저 현재에 집중하면 그 순간만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없어 질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현재에 집중하면 아주 유익한 마음 작용이 계속 일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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