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남자의 나쁜 손

  • 입력 2023.10.13 11:54
  • 수정 2023.10.13 11:55
  • 기자명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 어떤 여성이 산부인과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발을 했다. 그리고 성폭력 키트를 통해서 성폭행을 증명하려고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모든 부위에서 성폭력의 흔적을 체취하고, 그리고 나중에 그녀가 입었던 속옷이나 겉옷을 모두 첨부해서 경찰서에 기록을 한 후에 보냈다.

그 여성은 밤새워서 술을 마셨고, 그리고 새벽 5시쯤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같이 술을 마신 남성이 그녀를 따라왔고, 화장실 앞에 있는 노래방 룸으로 그녀의 손을 잡아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팬티를 내리고, 그리고 그의 손이 쑥 그녀의 아래를 만지고, 그리고 삽입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녀는 완강히 거부했고, 그런데도 그는 그녀에게 계속 삽입하려고 시도했고, 그녀는 소리를 질렀고, 경찰에 신고했다.

즉 남자의 손으로 여자의 외음부를 만지고, 그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삽입을 시도하려고 한 것이고, 결국 삽입은 성공하지 못했고, 그는 경찰에 넘겨졌다.

다른 경우도 많다. 동우회, 그룹스터티, 직장 회식 등 남녀가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모임에 가면, 술이 약하거나 혹은 여자를 유혹하고 싶은 남자는 유독 여자가 예뻐 보인다. 특히 평소에 좋아했던 여성이 있거나, 자기에게 잘 웃어주는 여성이나 옷을 야하게 입은 여성이 있으면 수컷은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그녀와 평소에 대화도 많이 안 했고, 그녀의 마음에 다가가지 못했던 남자가 갑자기 육체적으로 그녀를 만진다.

특히 나쁜 손이 먼저 그녀를 만진다. 유방이나 성기에 가까운 부위를 만지고, 그리고 키스를 하려고 하거나 삽입을 시도하려고 한다. 당연히 여자는 그런 상황이 불편하다. 그래서 거절의 표현을 하는데, 이미 남자는 술이 많이 취한 건지, 술이 취한 척 하는 건지, 행동이 제어가 안 된다. 술을 마신 남자는 용기가 100배 이상 생기고, 평소와 다르게 원시적으로 용감한 행동을 한다.

거의 대부분의 문제는 이렇게 생긴다. 술에 취해서 이성이 마비된 남자의 손과 음경이 문제가 된다, 그리고 술이 깨보면 벌써 경찰서에 넘겨진 상태다. 성적문제가 생기면, 그 후에 그는 공무원도 못 되고, 취업도 쉽지 않다.

원래 수컷은 많은 암컷을 유혹하도록 진화가 되어 왔다. 특히 여자에게 고백을 했는데, 거절 당할 것을 걱정하는 수줍은 수컷은 익명으로 혹은 술의 힘을 많이 빌린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그녀의 마음이다. 그녀의 마음의 문이 안 열려져 있는 상태에서 술에 취한 취객처럼 행동하면 여자는 수치심을 느낀다. 남자는 용기를 냈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함부로 대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자와 여자의 가장 다른 점이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에게 고백을 먼저 하고, 그녀가 생각할 시간을 주고, 귀한 보물처럼 대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술의 힘을 빌려서 용기를 내서 그녀의 마음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어떤 행동을 할 경우, 그는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술이 취했으니까 모든 행동이 용서가 될 것 같아서, 여자가 옷을 야하게 입었으니까 그녀가 먼저 도발했다고 생각해서, 밤 새워서 술을 마셨으니까 그녀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여자의 허락을 안 받고 나쁜 손이 여자의 성기를 만지면 안 된다.

특히 남자는 야한 옷을 입거나 야한 춤을 추는 여자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그녀의 옷 입는 취향이거나, 춤을 추는 취향이지, 그녀가 남자를 원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마스크걸’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나오는데, 주인공 여자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그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었는데 얼굴은 완전 비호감이었다. 그녀는 못 생긴 얼굴 때문에 가수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취직했지만, 직장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없었다. 그녀는 마스크를 쓰고 자기의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상에서 야한 춤을 추고, 남자에게 별풍선을 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에 대리만족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행하게 살아간다. 즉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만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다. 그런데 그녀가 좋아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인사불성으로 술을 마신 날, 그녀는 실수로 완전 나체로 춤을 추게 되고, 결국 그 계정은 폐쇄된다. 그때 그녀에게 평소애 호기심을 가진 남자와 사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그의 목적은 그녀와 자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유혹한 후 그녀를 모텔에 데려와서 그녀와 성관계를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그가 생각한 것과 딜리 그녀가 성관계를 거절하자 “못 생긴게 어디서 나의 요구를 거절해” 라는 뉘앙스로 말을 하면서 모텔비를 아까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미 그녀의 마음은 그에게 닫혀 버린다.

그는 그녀가 술 먹고 전라도 춤을 추는 것을 보고 그녀를 쉬운 여자로 생각했고, 그녀와 잔 후에 남자들에게 자랑을 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야한 의상으로 춤을 추는 것은 그녀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려는 그녀의 의도였지, 결코 많은 남자와 자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못 생긴 얼굴 때문에 남자를 만난 적이 없는 순진한 여자였다. 그런데 남자는 여자가 야한 옷을 입고, 야한 춤을 추면 헤프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콜걸처럼 섹스 어필하고 싶은 여자도 노출이 심한 옷을 입겠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남자들이 절대로 여자의 복장을 보고, 그녀가 헤플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제발 남자들이여!

모든 여자는

 

1. 보물처럼 대하라.

2. 어려운 문을 열 듯이, 여자의 마음의 문도 어렵게 열어라.

3. 반드시 여자의 마음의 문을 열고, 그녀의 눈을 쳐다본 후 거절인지 승낙인지 확인을 한 후에 여자의 몸을 만져야 한다.

4. 대부분의 남자는 이 대목에서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모르겠으면 여자에게 직접 물어본다. “내가 키스해도 돼?” “내가 당신의 몸을 만져도 돼?”

5. 만약에 여자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그것은 아직 아닌 것이다. 그러면 물러나라. 절대로 진도가 나가면 안 된다.

6. 남자들이여, 이 날하는 행동으로 평생을 걸지 마라. 기회는 또 있다. 반드시 천천히 가라. 물론 급할 수도 있다. 그런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계획을 세워서 천천히 하라. 절대로 우물에서 숭늉을 찾지 마라.

7. 여자를 유혹하는 데도 다른 일을 하는 것처럼, 계획을 세워서 천천히 행동하라. 술 김에 충동적으로 행동했다가 감옥에 가는 실수를 절대로 하지 마라. 그러기에는 당신의 인생이 너무 아깝다.

물론 용기있게 행동해야 여자를 유혹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용기있는 것과 충동적인 것은 다르다. 영화에서처럼,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시대처럼 행동하면 21세기의 남자는 감옥에 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여자를 만나느니 차라리 혼자서 축구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를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하겠는가? 21세기의 여자의 인권은 국가가 보호하고 있는데, 그러니 남자가 여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여자를 귀하게 대하면서 여자의 마음을 여는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남자의 나쁜 손 때문에 남자들이 경찰서에 불려가는 일이 많다. 그 남자가 ‘나’ 일수도 있고, 내 오빠일 수도 있고, 내 남동생일 수도 있다. 그러니 그 남자가 내가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하기 바란다.

You can do i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