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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에 의한 암세포화

  • 입력 2023.11.07 15:24
  • 기자명 장석원(충민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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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암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암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며 암의 원인을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는 것은 유전자의 형질변환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암은 유전자의 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개의 암유전자 또는 암 억제 유전자의 변화가 단독으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에 걸쳐 여러 개의 암 관련 유전자들의 변화가 누적 되어야 한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암과 연결된다고 한다면 돌연변이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사람의 유전자는 23쌍의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총 30억 개의 쌍을 이루는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인체의 정상세포는 일생 동안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하며 그때마다 30억 쌍이나 되는 DNA 염기서열을 똑같이 복제하여 자손 DNA를 만들어낸다. 세포 분열할 때마다 이렇게 긴 DNA를 복제하다 보면 복제 실수에 의해 우연히 우발적으로 돌연변이 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자연적으로 돌연변이 세포가 빈번하게 생기고 있다면 암 뿐만 아니라 신체의 이상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상세포의 암 세포화는 흔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돌연변이가 일어났다고 해도 모두 암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세포는 휴지기 상태에서 성장하여 분열하고, 다시 성장하는 연속적인 과정을 되풀이하여 증식한다. 뇌나 근육과 같이 분열 증식 능력을 가지지 않은 휴지기의 세포는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어려워 암이 생기기 어렵다. 그러나 위, 대장, 간, 유방 세포 등은 항상 분열과 증식을 반복하는 세포로 이러한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쉬우며 암화되기도 쉽다. 따라서 이들 장기에서 암이 잘 생긴다.

둘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하더라도 복구하는 유전자에 의해 수리되어 정상세포로 돌아간다. 만일 복구되지 못 할 정도로 심한 손상을 받은 경우에는 세포 자살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결국 사멸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해도 암 세포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암세포는 돌연변이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세포다. 그리고 암 이란 병은 돌연변이 세포의 손상 받은 유전자에 변이가 축적되어 생긴다. 이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암의 발생 원인이다.

무엇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가?

발암 물질이다. 정상 유전자가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발암물질이 염색체에 달라붙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게 되고 따라서 암도 발생하게 된다.

담배 속의 각종 발암물질이 폐암을 비롯해 구강, 식도, 췌장, 방광암 등을 일으킨다. 담배를 피우지는 않지만 담배연기가 많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간접흡연도 위험하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매연에 포함된 벤조피렌 (benzopyrene)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작업 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중금속은 특정 암을 일으킨다. 살충제에 들어있는 비소나 카드뮴, 페인트의 납과 일회용 제품(호일, 캔 음료)의 알루미늄 등이 해로운 중금속이다.

유전자가 화약이라면 이들 발암물질은 도화선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전자에 손상을 주는 발암물질을 피하는 방법이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인간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은 화학적 발암물질이외에 공해, 방사선 등 수없이 많다. 암 예방을 생각하면 가능한 한 발암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식생활이다. 왜냐하면 식품과 함께 들어 오는 여러 화학물질은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햄이나 소시지 등을 가공할 때 붉은색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 되는 질산염은 위 속에서 아질산으로 변화한 후 아민과 결합하여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 니트로소아민은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고열에 가열될 때 생기는 물질로 숯같이 검게 탄 부분에 다량 존재하는 각종 이종환식 아민(heterocyclic amine)과 더불어 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암 개시인자이다.

발암물질이 바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수십 년에 걸쳐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다단계 과정을 거쳐 암이 발생되므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발암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유전자가 손상 받는 것을 줄임으로써 암을 예방하거나 암 발생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암의 원인이 될만한 것을 가능한 한 제거한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금연하고 저지방이면서 현미자연식과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와 발암물질에의 노출을 줄인다면 암을 피할 수 있다.

내가 먹은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하겠다. 내가 마신 물 한 모금도 내 몸에 영양을 미친다. 암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많이 있는데 음식의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관심을 갖고 좋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확실히 나타난다. 그러나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균형 잡힌 식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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