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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인지건강댄스로 뇌를 자극하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주최 '제2회 전국 경로당 예술제' 성료

  • 입력 2023.12.07 13:04
  • 수정 2023.12.07 13:07
  • 기자명 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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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중앙의 특설 무대에서 퍼져나오는 화려한 빛과 흥겨운 음악소리가 대회장을 가득 채웠다. 전시관을 가득 채운 수천명의 어르신들은 평소에 듣던 음악보다 좀 더 빠르고 강한 음악에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새로이 맛보는 짜릿한 즐거움에 함박미소를 지었다.

지난 11월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SETEC 전시장에서는 대한 노인회 중앙회가 주최‧주관한 '제2회 전국 경로당 예술제'(프로그램 발표대회)가 열렸다. 이미 열린 고령화시대, '시니어 인구 1000 만명'을 맞아 생활 속 변화에 부응하고 초고령화 사회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 및 공유를 위해 마련한 '2023 시니어 라이프 스타일 박람회'가 열린 데의 일환이었다.

영하의 추운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씨였지만, 어르신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오늘 행사를 통해 그간 경로당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시길 바란다"면서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시‧도연합회 별로 선발된 16개 팀이 출전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2회차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대상 수상팀에게 복지부장관상이 수여됐다.

또한 특설무대(2관)에서는 특별행사로 진행된 이번 예술제에서는 어르신들이 자기들도 모르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았다는 것이 가장 혁신적인 성과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행사는 대한 노인회의 각 지역회를 거쳐 올라온 어르신들의 공연이 주를 이뤘는데, 어르신들이 복고, 전통 등의 특별한 컨셉 의상을 입고 직접 무대를 수놓는 경험을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별 순서로 준비된 박미희 한국다이어트댄스운동협회 회장의 시니어 인지건강댄스는 그야말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서정적이고, 조용한 것을 즐긴다는 편견과는 달리 더욱 시끄럽고, 강렬하고, 건강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해당 세션에서,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다소 낯선 무대의 모습에 소극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취향은 이들의 마음에 적셔들었다. 무대가 마무리될 때 쯤에는 이미 신나고 적극적인 음악 공연의 청중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춤과 음악의 DNA는 나이로 결코 숨길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결과였다.

박미희 회장이 이끈 시니어 인지건강댄스팀으로 꾸려진 예술제의 특별 세션은 어르신들이 직접 몸을 즐겁게, 평소 해보지 않았던 동작을 취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욱 커진다. "아름다운, 그리고 자연스럽지만 생소한 몸짓은 노인들이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움직일 뿐 아니라 이를 관장하는 우리 뇌까지 자극하게 됩니다" 박미희 회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댄스운동은 근육을 보강하고 유산소 활동을 진행하는 등 다이어트에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인지 건강', 심지어 '정신 건강'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장 매일 아픈 사람은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힘들고, 아프다 컨디션이 좋아지면 기분마저 함께 좋아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몸 상태와 호르몬 분비 등이 정신건강에 영향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며,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이 수천년간 살아남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문제중 특히 고령화로 인하여 가장 문제가 되고 해결이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치매와 인지 기능의 저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금껏 쌓아온 인생의 기록이 흩어지는 상황은 지켜보는 사람은 물론이요, 자기 자신에게조차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일 것이리라.

시니어 인지건강댄스는 단연코 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는 우수한 방책이다. 해당 체조를 통해 근력을 증가 시키고 동시에 함께 율동하는 즐거움을 통해 정신적, 심리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잊어왔던 함께 어울리고 운동하는 경험은, 어르신들의 사회성 회복 역시 기대할 수 있어 현장의 수요가 크다. 또한 앞서 언급된대로, 평소 쓰지 않았던 근육을 사용하고 동작을 취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게 된다. 치매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뇌의 건강한 자극이 점차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하지 못한 노인들일수록 점차 가던 곳, 하는 행동만 반복하게 되면서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낯설고 새로운 동작으로 뇌에 신선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잠들어가던 뇌에 새로운 깨어남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여기서 기존의 다이어트 댄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필요하다. 그저 단순하게 노인들이 평소 취하지 않는 동작을 무리하게 취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노인들을 위한 프로 그램이기에, 더 쉽고 단순하고, 관절과 근육, 뼈에 무리가 없는 적 절한 범위를 판단하는 것이기에 더욱 어렵다. 그래서 시니어 인지 건강댄스 강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의 강사는 노인 건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별도의 교육 이수가 필수다. 현재 해당 교육을 수료한 인력들이 데이케어센터와 요양 원, 경로당 등에서 활동 중이며, 또다른 인지 활동 프로그램인 미술활동, 음악활동과 달리 복합적인 효과가 커서 이미 현장의 수요가 크고, 지금도 계속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번 제2회 전국 경로당 예술제 행사는 전국적으로 7만여 개의 경로당과 약 400만명의 회원을 관리중인 대한노인회중앙회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문 박람회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막식에는 대한노인회중앙회와 전국 지부 임원들을 비롯해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특별시 등 정부 및 지체체 관련 인사들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 대한요양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임원들이 참석했다.

염민석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환영사에서 "이 행사는 우리 사회가 수 년내 '노인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정보 공유의 장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부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한 만큼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버 산업 전문 전시회란 기대감을 반영한 듯 행사장엔 이른 아침부터 많은 내방객이 운집해 오전에만 1만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병원과 제약•바이오 및 생활 속 실버 케어 서비스 등을 약 150개 기업 300개 부스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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