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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커뮤니케이터'다.

  • 입력 2023.12.11 15:31
  • 기자명 최창화(K&C광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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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살린다.” 많이 알려지고 듣고 했던 말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너무나 자주 쓰이고 듣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생각만 그렇게 했던 격언이기도 하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그 중에서도 병원에서 환자와의 관계에서 의료진이 하는 대화다. 환자 진료 중 의사의 한 마디를 가지고 이렇게 표현을 하는 것은 너무 잘 아는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의사를 일컬어 ‘의사는 커뮤니 케이터’ 라고 정의하고 싶다.

의사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은 정확한 진단 능력과 높은 의료기술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만큼 갖추어야 하는 것은 환자와의 소통 능력이다. 대화 중에 나누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을 적절하게 주고받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환자에게 중세를 듣고 병명을 판단하고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환자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그리고 의사가 대화 중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중요하다. 실제로 환자와의 대화에 묻어나오는 의사의 세심한 한 마디가 환자에게 믿음을 주고 안도하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간단히 필자의 기억 속 예시를 들어 이야기해보자. 필자가 몸이 불편해 정형외과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의사분께 증상을 말씀 드리고, 촬영을 끝내고 진단을 받는 자리였다. 그때 담당 의사분이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해 주었다: “증상은 이러 저러한 것인데, 먼저 물리치료를 받는다. 그 후 증세가 없어지지 않으면, 두 번째 방법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렇게 치료를 해도 안되면 결국은 수술을 해야한다”는 설명이었다.

설명을 듣는 그때, 나는 내가 꽤 큰 병을 얻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개인적 사정으로 회사를 옮기게 되었고, 때문에 같은 증상으로 회사 근처에 있는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다.

그곳의 담당 의사분은 내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선생님 나이 때에는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는 증세입니다. 우선 물리치료를 받으세요. 그리고 제가 가르쳐 드릴테니 짬 날 때마다. 사무실에서라도 이렇게 운동을 하세요.” 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운동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증세를 설명하고 치료를 할 때 어떤 것이 더 낫다는 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필자 본인은 병원에서 나오는 마음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경험했다. 어차피 물리치료를 시작하기로 한 건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아, 조금만 주의하고 운동을 하면 치료될 수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은 많이 달랐다.

첫번째 병원을 나올 때에는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컸었다. 하지만 두번째 병원을 나올 때에는 나에게만 오는 문제가 아니란 생각과 처방대로 따르기만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열심히 치료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것은 크나큰 차이였다.

오늘 글의 주제인 “의사는 큰 힘을 가진 커뮤니케이터”는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 환자의 진료 중 주고 받는 말 한 마디가 환자에게는 치료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도 하고, 반대로 걱정과 낙담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금 전에도 언급을 했지만 어느 방법이 정답이란 것은 정의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선 너무나 큰 차이가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어렸을 때 아파서 병원을 가면 바로 통증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듯이 걱정과 우려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는 의사의 한 마디가 커다란 치료의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는 또 다른 치료, 커뮤니케 이터라는 것 역시 의사가 자청해야 할 역할임은 틀림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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