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을 터부시하지만, 누구보다 성을 사랑하는 한국인을 위하여

36만 유튜버 박혜성 원장의 토크쇼 현장

  • 입력 2024.01.10 11:32
  • 수정 2024.01.10 11:51
  • 기자명 강지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 "2006년 화이자가 전 세계 27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90%가 성생활이 가정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지만, 정작 성생활 만족도는 남자가 9%, 여자가 7%에 불과했다."

지난 12월 13일(수) 오후 8시, 36만 유튜버이자 산부인과 전문의인 박혜성 원장이 주관하고 배우 변진수가 사회를 맡은 '의학박사 박혜성의 맛있는 크리스마스, 그리고 Talk Concert'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한국에서 터부시되지만, 부부관계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 사랑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자리였다. 한국중소기업금융협회의 홍승수 본부장 역시 축사를 진행하며 현직 산부인과 원장(경기도 동두천 해성산부인과의원)이자 이와 관련해 6권의 저서를 집필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전문가로서, 박혜성 원장은 한국사회에 왜 성생활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지 화두를 떼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한국 사회의 부부 성생활 문제에 관한 제언이 이뤄졌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의 하나가, 바로 '성은 본능'이라는 것이다. 배우지 않아도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인데,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한 번도 성에 대해서 배워본 적이 없다. 우리가 영어나 악기, 골프 등을 배울 때 누구나 처음에는 레슨을 받고 돈 내고 시간을 내어 연습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성생활 역시 이와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크쇼는 참석자들에게 부부성생활이 단순히 육체적 행위를 넘어 상대를 사랑하는 감정을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고 교감의 기술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그저 공허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박 원장은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지식에 기반해 상대를 어떻게 기쁘고 즐겁게 해줄 것인지에 대한 실제 '테크닉'을 제시해 청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또한 특히 여성들이 변을 닦는 방향에 따라서도 방광염이 생길 위험이 있는 등, 의학적인 조언까지도 더하며 실용성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아울러 박 원장은 성공적인 성생활은 여자의 몸에 달려있음을 지적했다. 구조적으로 남성은 성적 쾌락을 느끼기 쉬운 반면, 여자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왜 여자들이 섹스를 싫어 하는가?"라고 스스로 질문하며, 여자들이 아파서, 오르가즘을 못 느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데가 없다는 현 상황의 문제를 꾸준히 짚어온 바 있다.

 

발기부전, 비뇨기과보다 심장내과를 먼저 가라

박혜성 원장은 성생활을 해부학, 생리학, 체위의 차원에서 분석하 였다. 그는 "남녀의 섹스의 즐거움은 결국 여자의 오르가즘에 달렸다"라며, 적극적인 태도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

 

아침에 안 서는 놈에겐 돈을 꿔주지 말라

특히 남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으레 마주하는 발기부전의 문제 역시 언급해 남성들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남성기의 발기는 심혈관계의 영향이 제일 크다며, 밤에 자신이 없다면 비뇨기과보다 심장내과를 먼저 찾아야 함을 재치있게 설명 했다. 그는 "아침에 안 서는 놈에겐 돈을 꿔주지 말라"는 속담을 들어 주었다. 혈액순환의 원리를 따르면, 아침에 아랫도리로 피가 몰려 발기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발기의 매커니즘은 간단하다. 물리적이나 심리적 자극이 있으면, 하지에 피가 몰려 발기 현상을 이루는 것이다. 바꿔말해, 발기부전의 문제는 혈액순환의 문제다. 더 강한 자극, 더 새로운 자극은 그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이를 계속해봐야 결국에는 다시 고개를 수그리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발기부전에는 비뇨기과보다 심장내과를 먼저 가라'는 설명은 바로 문제에 대한 피상적 접근이 아닌 근본적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여자에서 엄마로

박혜성 원장은 "여자가 출산한 후 남편과의 섹스를 외면하는 것도 뇌의 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여자에서 엄마로 뇌 구조가 바뀌 었기 때문이라는 것.

"섹스할 때 분비되는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은 아이가 젖을 빨 때도 분비된다. 젖을 물리면 쾌감을 느낀다. 아이와 터치를 하며 애착심도 커진다. 자연히 남편보다 아이에게 애정을 쏟게 된다. 이 상태가 최소 10년은 지속된다. 남편은 섭섭함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 외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여자는 '네 자식 키우느라 이렇게 고생하는데' 하며 원망한다. 불만만 가져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남자가 '엄마의 뇌' 상태를 다시 '여자의 뇌'로 바꿔주면 된다. 스킨십을 늘리는 등 자신과 있을 때도 옥시토신이 분비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출산과 육아는 우리 주위 어디서나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해 부부관계에 파탄이 나곤 한다. 우리가 성생활을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성생활은 사회의 건강까지 책임진다

또한 인상깊었던 점은, 성생활이 개인과 가정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박 원장은 이를 호르몬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남성호르몬의 건강한 분출이 불가능한 환경일수록 통계적으로 사건 및 사고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 위주의 조직일수록 건강한 에너지의 방출이 중요하며, 그 중 성생활의 역할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 폭력적인 분출이 나오게 된다는 점에서, 건강한 성생활이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혜성 원장의 도전

아직 한국 사회는 성에 대한 대화와 고민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를 피하고 숨긴다고 그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타조가 천적을 만나면 머리만 땅속에 숨기는 것과 같다. 스스로에게 안 보인다고 있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그런 식의 태도를 지속하다간 그 위험성에 잡아먹히기기 마련이다.

분명 성 관련 문제는 꼬리를 물고 발생하며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이로 인한 갈등은 정확히 통계를 잡기 힘들다 뿐이지 분명이 발생하는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직시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혜성 원장은 이와 관련해 말할 수 없는 문제를 겪는 중인 수많은 부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과 집필, 방송 활동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작품들은 성이라는 사랑의 중요한 요소에 있어 어려움을 겪지만, 정작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관련 지식을 알아보기 힘들어 고통받던 부부들에게 큰 영 향을 미치고 있다. 박혜성 원장은 향후에도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방식을 통해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준비하는 등 한국 사회의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