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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기적 염원하는 생명나눔 산타들

명동 일대 행진하며 생명나눔 온도 높였다

  • 입력 2024.01.10 12:11
  • 기자명 정지강 기자 / 사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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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지원으로 12월 15일 오전 11시, 명동에서 ‘나인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성탄절을 열흘 앞두고 생명나눔 산타들이 명동 일대에 나서 장기기증의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을 펼친 것이다.

생명을 구(9)하는 나인(9)퍼레이드, 올해로 9회째 맞아

‘뇌사 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救)한다’는 의미를 담은 나인(9)퍼레이드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장기기증인들의 숭고한 나눔을 기억하고 장기이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 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전개되었다.

올해 9회 째를 맞은 나인퍼레이드에는 아놀드 홍을 비롯한 스포츠 트레이너와 생명나눔 홍보대사 에바 포피엘씨 등 15명이 모여 명동 일대에서 퍼레이드를 펼치며 생명나눔 운동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한겨울 추위 뚫고, 크리스마스 기적 선물하는 생명나눔 산타들

15일 아침부터 내린 비는 퍼레이드 시간에도 그치지 않고 쏟아졌다. 11시 명동 밀리오레 앞에 선 생명나눔 산타들은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생명나눔을 알리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특히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상의를 탈의하거나 민소매 산타복장을 입고, 상반신에 전 세계적으로 장기기증을 뜻하는 상징인 ‘초록리본’과 ‘SAVE9’ 등 각종 이미지 스티커를 붙인 채 거리로 나섰다.

이색적인 차림으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합시다.”, “생명나눔을 약속하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선물합시다.” 등 구호를 힘차게 외치는 생명나눔 산타들은 명동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생명나눔 산타들이 펼친 퍼레이드를 보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시민 이혜정 씨는 “평소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가족들과만 의견을 나눠왔는데 오늘 명동에서 펼친 아놀드 홍 씨의 생명나눔 캠페인을 보고 희망등록에 참여하게 되었다.” 라며 “스포츠 트레이너들처럼 건강관리를 잘해 세상을 떠나게 되는 날 고통 중에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9년째 나인퍼레이드를 주도하고 있는 국내 1세대 스포츠 트레이너 아놀드 홍 씨는 “평소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해야 생의 마지막 순간,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더 건강한 생명을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스포츠 트레이너들이 건강과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희망등록률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나인퍼레이드에 참여한 홍보대사 에바 포피엘 씨는 “14년째 홍보대사 활동을 이어가며 장기기증 운동에 함께하고 있는데, 겨울 이색 캠페인을 통해 생명나눔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게 되어 기쁘다.”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져 장기이식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바람 을 전했다.

한편, 12월 15일 거리로 나서지 못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중 일부는 12월 한 달 간 SNS를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를 염원하는 나인퍼레이드를 펼친다. 30명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가 본부로부터 미리 수령한 산타모자와 목도리 등을 착용하고, 생명나눔의 기적을 응원하는 인증 숏을 촬영한 후 SNS에 게재하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나인퍼레이드에는 지난 2009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 백창전 씨도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백 씨는 “14년 전, 신장기증을 통해 한 환자에게 희망을 전했듯 올해는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을 통해 수많은 환자들에게 따뜻 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장기이식 대기환자 5만 명 시대, 매일 7.9명이 이식 기다리다 숨져

연말을 맞아 생명나눔을 향한 뜻을 밝히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장기기증 운동은 아직 활성화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

올해 국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9월 기준 63,183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47,959명에 비해 약 31% 가량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실제 뇌사 장기기증인도 444명으로 2022년 동기간 366명에 비해 21%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전 국민의 3.4% 정도로 국민의 56%가 등록자인 미국 등 해외 장기기증 선진국에 비해서는 저조한 수준이다. 또한 인구 백만 명 당 뇌사 장기기증인의 수를 나타내는 PMP(Per Million Population) 수치 역시 7.88명으로, 46.03명인 스페인과 44.50명인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가운데 매년 장기이식 대기 환자는 2천여 명씩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9월말 기준 50,707명이 되었으며, 이들 중 매일 7.9명의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고 있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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