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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서 여자로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세요

  • 입력 2024.01.12 12:00
  • 기자명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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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70세 여성이 5년 전에 이혼하고 최근 1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는데 질건조증과 성교통이 생겨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녀는 결혼생활을 40년하고 5년 전에 겨우 이혼했는데, 그녀의 전남편은 그녀에게 칼부림도 하고 매사에 소리를 지르고 경제적으로 무능했는데 그녀가 노래방을 하면서 3명의 아이를 모두 키워냈다. 그와 이혼하기 위해서 그녀는 집과 노래방을 모두 남편에게 주고 남은 인생을 편하게 살고 싶었다. 40년 동안 정신적으로 골병이 들어서 위지료도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도 이혼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최근에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그는 20년 이상 혼자 살던 남자고, 10년 이상 섹스리스였다고 하는데, 그와 성관계를 하고 애액이 많이 나와서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그래서 1주일에 3~4번의 성관계를 했다. 그렇게 1년을 만났다.

그녀는 20년 전에 폐경이 되었는데, 그의 남자친구는 성욕이 강해서 그녀에게 너무 많은 성관계를 요구했고, 그녀는 성교통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산부인과를 찾은 것이다.

그녀는 우연히 유튜브 산부인과TV를 보고서 너무 많이 울었다고 한다. 여자로서 못 누리고 산 그녀의 인생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늦었지만 ‘이제 여자로서 사는 것처럼 살아보자!’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71세인데 15일씩 붙어 지냈다. 그런데 그와 가까워지고 보니 그는 소유욕이 너무 강했다. 그녀가 전화를 안 받으면 계속 전화를 했고, 그녀와 같은 계통의 일을 하는데 성격이 안 좋았다. 그녀가 밥을 차려주면 반찬 투정을 했고, 그와 하는 성관계에서 물은 나오는데 삽입하고 5분 만에 사정을 하니까, 오르가슴을 못 느꼈다. 그리고 그녀에게 돈도 안 쓰고 점점 그녀를 소유하려고만 했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질관리를 받고 호르몬 약과 질정을 사용 후 관계 시 통증도 사라지고 애액도 충분히 나왔고, 성관계 시 상대도 만족하다고 말하는데 그녀는 좋은 느낌은 있지만 오르가슴에는 도달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녀가 70세이고 남자친구가 애무 없이 5분 삽입으로 그녀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 남자의 삽입시간이 조금 더 길어야 하거나

2. 음핵이나 지스팟을 정확하게 압박하는 애무나 성관계가 있어야 하거나

3. 그녀가 바이브레이터로 음핵과 지스팟을 개발시켜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그녀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고민하고 있다.

1. 그녀에게 돈도 안 쓰고

2. 밥과 반찬 투정을 하면서 그녀에게 까다롭게 굴고

3. 그녀가 전화를 안 받으면, 전화를 받을 때까지 5분 간격으로 전화를 온종일 하면서 소유욕을 표현하는 그와 계속 만나야 할까? 아니면 그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를 만나야 할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자신들이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상대방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인간관계는 물물교환이다. 아무 조건 없이 줄 수 있는 ‘부모 · 자식 관계’가 아니다. 불공정한 거래가 계속되는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21세기에, 나이가 들어도 오래도록 친구 관계나 연인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1. 성격이 좋아야 한다. 감정이 들쑥날쑥해서 상대방을 불편 하게 하거나 이기적이면 관계가 오래갈 수 없다. 특히 상대방을 소유하려고 하거나, 상대방을 달달 볶거나, 상대방의 모든 시간을 간섭하려고 하거나, 상대방의 인간관계에 훈수를 두면 결국 헤어지게 될 것이다.

2. 내가 준 만큼 받을 생각을 해야지,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이 받을 생각을 하면 결국 깨진다. 내가 많이 받았으면, 그만큼 무엇인가 줄 것이 있는지 생각해 봐라. 그것은 돈이 아니어도 된다, 시간, 즐거움, 애정, 배려, 존중, 사랑, 나의 재능기부,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기, 이야기 들어주기, 심심할 때 심심풀이 땅콩이 되어주기, 힘들 때 등 토닥거리기 등 얼마든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이 많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라. 특히 재혼한 여자는, 재혼한 남자의 재산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만들어진 그의 재산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3.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상대방이 현재 불만이 있는데도 계속 자기 방식으로 살려고 생각한다면, 결국 혼자서 늙게 될 것이다. 그러니 눈치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할말 안할말 구별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에게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엄마로서만 40년간 살았던 70세의 그녀가, 이제는 여자로서 사랑받고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를 보는 눈이 아직 발달이 안되었으니, 여러번 시행착오를 하면서 좋은 남자를 만나기 바란다.

앞으로 여자로서 자기 인생을 개척하고, 소리 지르고 살고, ‘이제 여자로서 사는 것처럼 살아보자!’ 라고 생각한 것의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든다.

왜냐하면 그녀는 용감하고 씩씩하니까...

꼰대같은 남자, 고집센 여자, 이기적인 사람은 나이들어서 주위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만약에 내 주위에 사람이 없다면,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체크해보기 바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포기하지 말고, 남자로서, 여자로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세요.

You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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