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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길

  • 입력 2024.02.01 08:10
  • 기자명 엠디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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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조영철

하얗게 눈이 내린

강원도 인제 들판에

자주색 원피스에 감색 외투를 입은

빨간 산수유가

육군 일등병을 면회 왔었지

가슴에는 눈(雪) 배지를 달고

 

양지를 찾아

남미 파라과이에서 헤맬 때는

불볕으로 오더니

여기 닻 내린 시애틀의 벌판 50년 전

그 눈이 태평양을 건너와

발목을 덮는구나

대장 계급을 꿈꾸던 바램도

빨갛게 익히자는 약속도 감싸 안은

하얀 눈길을 손잡고 밟는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

빨갛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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