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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당신 사이에 신발이 사라질 때

의사, 맨발걷기를 추천하다

  • 입력 2024.02.07 12:32
  • 수정 2024.02.07 12:33
  • 기자명 김정훈 (대구 행복한재활의학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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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사실 현직의사가 맨발걷기를 건강관리법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다 보니, 동료 의사들 중에서 이를 어처구니없게 여기시는 분들도 있곤 한다. 작년에 맨발걷기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도 없진 않았다.

맨발걷기와의 인연

그러나 필자가 처음 맨발걷기를 시도해 보고 그에 대한 효과를 본 것은 10년 전이었다. 당시 고지혈증 때문에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을 찾고자 했는데, 2개월 정도 맨발걷기를 꾸준히 하자 눈에 띌 정도로 호전된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었다.

하지만 4년 전, 중성지방이 1,054mg/dl 라는 기가 막힌 숫자를 보고 잊고 있던 맨발걷기가 다시금 기억 위로 떠오른 것이다. 식이조절과 함께 맨발걷기를 병행, 6개월 간의 꾸준한 노력 끝에 혈액검사 결과도 안정이 될 뿐 아니라 심신이 모두 안정되는 크나큰 수확을 거뒀다. 그 때부터 브런치와 블로그에 맨발걷기에 관한 제 경험과 함께 논문을 바탕으로 분석한 글을 썼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여 환자분들에게 공유했더니 방송국에서 찾기도 하고, 출판의뢰도 받게 되어 얼마전 책으로까지 출간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맨발걷기, 뭐가 맞는거죠?> 도서다.

 

당신을 위한 건강관리란

최선의 치료를 위해서는 좋은 약도 필요하고 최신의 의학지식과 풍부한 경험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좋은 의사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병원에서 연구를 많이 하는 교수님도 좋은 의사이고, 개원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분도 좋은 의사다. 그러나 환자들에게 있어 어떤 의사가 가장 좋은 의사일까? 환자는 자신의 사정에 맞는 가장 쉽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법을 친근하게 알려주 는 의사를 좋은 의사라고 여기지 않을까?

쉽고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이라는 면에서, 맨발걷기는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 지지까지 얻을 수 있는 훌륭하고 안전한 건강관리법이다. 실제로 공원이나 산에서 맨발로 걷는 분들을 만나면 대체로 표정이 더 평화롭고, 주변 분들과도 더욱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더더욱 도서를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물론, 감염성 질환이나 당뇨발을 가진 분들, 심한 말초신경 병증 환자분들은 섣부르게 맨발걷기를 시도해보기보단, 주치의의 소견을 따르셔야 한다. 그러나 일부의 예외를 제외 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맨발걷기는 유용하다. 이 책에서 알려드리는 몇 가지 주의사항만 숙지하시면 건강을 증진하고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또 하나의 자연치유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자연치유는 근거 없는 민간요법을 시행하는 사람들이 클리셰처럼 사용하다 보니, 의료 전문인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거부감이 드는 단어가 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명칭의 남용 역시 경계해야 함을 명확히 밝힌다. 그러나 동시에 맨발걷기야 말로 본래의 의미에 맞는 제대로 된 자연치 유법임을 이 책을 통해 밝혔다 자부한다.

 

백세시대, 맨발걷기의 의미

백세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질병이 혈관질환이다. 심장이나 뇌혈관이 막히면 갑작스레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곤 한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치매도 일종의 혈관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수 십년 간 변함없이 한국인들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도 수명이 늘면서 발병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혈관질환과 암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두 질환 모두 과도한 스트레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WHO는 암의 원인에 스트레스를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그것은 여타 변수를 제외한 엄격한 실험을 설계해내기가 어려워서이지, 실제로 스트레스가 암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최근의 인지행동치료나 명상을 이용한 마음챙김 스트레스 완화 요법 등이 암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이어서 맨발걷기의 세 가지 큰 의미를 살펴보자.

첫째는 접지효과다. 접지란 흔히 전기 설비에서 땅에 잉여 전류를 흘려보내는 그런 안전 설계를 의미한다. 건강의 측면에서는 대지의 자유전자가 체내로 흡수되면서 양전하를 띤 세포막의 염증을 해소해 주는 효과를 말한다. 문명이 발 달하면서 인류는 푹신하고 편리한 신발을 신으면서 발바닥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로 만든 신발 덕에, 사람의 몸은 지구와의 연결을 잃고 과도한 활성산소로 인한 만성염증이 몸에 쌓인 채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맨발로 지구와 만나는 것은 자유전자를 통해 이러한 연결을 회복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발의 내재근들(풋코어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점이다. 접지로 인해 제타전위 (Zeta Potential, 입자 사이의 반발력•인력의 크기 단위로)가 높아지면서 적혈구가 서로 밀어내는 힘을 발휘하여 혈액 의 점도가 낮아진다. 또한 풋코어 근육의 강화는 하지 정맥의 환류를 도와서 혈류속도를 더욱 빠르게 한다. 또한 풋코어 근육이 튼튼해지고 고유수용성 감각이 발달하면 균형감이 좋아져서 잘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 역시 키포인트다. 이는 노인들의 낙상예방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세번째 효과는 발의 반사구를 자극하여 전신적인 건강상태를 개선하는 것이다. 발의 다양한 지압효과는 비록 과학적인 메커니즘이 다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고대 다양한 문명들이 모두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온 분야다. 실제로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발반사요법을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인정하고 있다.

채우기 보다, 비워내기

또한 필자는 맨발걷기가 위와 같은 육체적 건강에 대한 효과 뿐 아니라 현대인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정신적 고통의 문제를 덜어줄 수 있다고 본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소유의 결핍 때문이 아니라 소통과 연결의 결핍 때문이다. 우울증, 불면증, 만성피로, 자살과 같은 현대인들의 고통은 소유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단언컨대 이는 소 통과 연결이 회복될 때 비로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수레바퀴가 돌아가려면 누군가는 끝없이 소비 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한다. 자본주의 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노예처럼 현대인들은 끝없이 무언가 를 갈망하고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한다.

바깥 세상에서 답을 구하려는 노력을 그치고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소외받은 자신의 소중한 소망을 만나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가진다면 우리의 스트레스는 상당 부분 정치, 언론, 기업, 교육계의 마케팅에 의해 오염된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란 것을 알게 된다.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면역을 올리는 가장 부작용이 적고 즐거운 방법이 바로 맨발걷기다. 맨발 걷기는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 뿐 아니라 언젠가 우리가 돌아가야 할 본향과 같은 대지와 친해지는 기회이기도 하다. 맨발로 땅 위에 서면 국경은 흔적만 남고 우리는 모두 지구인이 된다. 맨발로 걸으며 지구와의 연결을 회복하고 국경과 피부색, 종교와 같은 인위적인 범주로 나누었던 모든 경계를 넘어한 인류로 만나는 날을 소망한다.

그 날이 오늘이라면 전쟁터 같던 하루하루가 평화로운 지구별 소풍날로 변하는 마법을 만끽하게 되지 않을까.

 

김정훈 원장 약력

대구 행복한재활의학과 대표원장

임상 암대사학회 강사

대한 정주의학회 정회원

기능의학회 정회원

통증기능분석학회 강사

대한 성장의학회 강사

대한 신경근골격연구회 정회원

대한명상의학회 스탠포드 자비명상 과정

유튜브 행복한재활의학과 채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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