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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관재물 (水管財物)

  • 입력 2024.02.14 13:01
  • 기자명 이상권((주)라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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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건축∙인테리어 공간에 풍수를 적용하는 목표는 사람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데 있다. 필자는 건축에 입문하여 지금의 사업을 하기에 이르기까지 오랜시간 현대적인 건축공간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건축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양건축의 한 축인 풍수와 현대건축을 접목하여 좋은 기운을 갖는 공간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풍수는 전통적으로 조상의 묘자리와 주거지 입지기준으로 우리민족의 생활속에서 적용되어 왔으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풍수의 과학성에 대한 회의 때문에 보편화 되지 못 하였다. 최근 경제성장과 삶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경제적 기능적 가치뿐만이 아니라 질적 가치까지 중요시하는 친환경적인 풍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풍수는 도시계획에서부터 테마파크, 대형빌딩 신축, 주택과 사무실의 공간배치, 공간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그 효과는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풍수의 원리

풍수고전 중국 후한시대 청오경(靑烏經)에는 『기승풍산맥 우수지(氣乘風散 脈遇水止)』라 하여 생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맥은 물을 만나면 멈춘다고 하여 음양의 기에 의해 생기가 결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바람을 막도록 장풍하고 물을 멈추도록 득수(得水)하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준말로 흔히 풍수라 일컫는다.

풍수는 음양오행과 주역을 기초로 정리된 학문이다. 산과 물, 방위 등의 자연현상은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인간생활에 영향을 끼쳐 왔다. 우주의 모든 만물과 자연계는 음양(陰陽)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산은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으므로 음(陰)이라고 하고, 물은 흐르는 것으로 움직여 운동을 하므로 양(陰)이라 한다. 음에 해당하는 물과 양에 해당하는 물이 서로 어울려 배합하는 곳에서 혈(穴)이 이루어진다.

생기가 응집된 혈을 찾고 공간의 배치를 통하여 좋은 기를 생성하고 이를 통하여 건강과 풍요를 꾀하는 기술적 방법과 과정이 풍수의 간단한 원리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 (水管財物)을 관장한다

풍수고서 인자수지(人子須知)에서 『산관인정 수관재물(山管人丁 水管財物)』이라 하여 산(山)은 사람을 관리하고 물(水)은 재물을 관장한다고 하였다. 풍수의 큰 틀에서는 지형과 지세를 살피지만 하루가 다르게 초대형 빌딩들이 주변을 가로막는 현실에서의 전통적인 풍수지리 이론을 적용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현대풍수는 전통풍수 이론을 교통접근, 주변환경, 생태환경 등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빌딩은 산이며 도로는 물의 흐름으로 건물과 도로와 인파의 물줄기를 살펴야 하고 이러한 기류의 맥과 흐름은 용(龍), 혈(穴), 사(砂), 수(水)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예로부터 물이 깊고 맑은 곳에는 부자가 나고 물이 적은 곳이나 맑지 못한 곳에는 가난을 면치 못한다 하였다. 물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재물이 모이기 마련이다. 물이 흩어지는 곳에서 물이 흩어지듯 재물도 흩어지게 된다.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 등의 물은 오히려 집의 지기를 나가게 하고 고여있는 물은 기를 혼탁하게 하여 좋지 않다.

재물이 되는 물이 되려면 직수로 흐르지 않고 천천히 흘러야 한다. 유속이 빠르고 거칠게 흐르거나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면 재산이 빠져나가고 흉하게 된다. 고속도로나 철도는 급하게 빠른 물이니 피하는 것이 좋고 집 앞에 있는 도로 또한 집터와 낮은 곳에 위치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생기있는 터에서의 삶은 기분이 좋아지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반면 생기 없는 터전은 사기도 저하되고 행동력도 둔화된다. 풍수는 자연과 순행하는 삶 속에서 균형과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사람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얻어진 풍수지리의 바람, 물, 땅의 자연현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여 소중한 전통건축의 뿌리를 현대에 맞게 적용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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