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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희국제의료협력회 키르기즈스탄 봉사기

25차 해외봉사의 기록

  • 입력 2024.02.26 17:29
  • 수정 2024.02.26 17:42
  • 기자명 엠디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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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사)경희국제의료협력회가 제 25차 해외봉사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이번 봉사활동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진행된 4번째 봉사활동이기도 하다.

(사)경희국제의료협력회는 지난 1993년, 박성수(가정의학), 박종학(정신건강의학과), 송영학(정형외과), 송지영(정신건 강의학과), 임동구(안과)장성구(비뇨의학과), 정인화(정형외과) 이렇게 7명(가나다 순 배열)의 경희의대출신 의사들이 모여 창립한 해외 순수 봉사단체이다. 이는 경희대학교 설립 이념인 ‘인류애’를 실천하는 상징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본 단체의 설립 목적으로도 ‘개발도상국의 의료 낙후지역 주민에 대한 의료봉사를 통하여 인류애를 발휘하며 의료인 본연의 임무인 인술을 구현하고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고자 함’이라고 명시해놓았다. 지금은 회원 가입의 조건을 완전 개방해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봉사정신이 충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입이 환영된다. 현재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회원도 다수 있다.

창립 초창기 사진
창립 초창기 사진

(사)경희국제의료협력회는 지금까지 30여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꾸준히 개발도상국의 의료 낙후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봉사를 진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립 직후인 1993년 네팔에 경희-네팔 친선병원을 세우며 1차 해외진료팀 파견 을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한 의료봉사 활동을 지속해왔으며 X-ray 촬영기, 앰뷸런스 등을 기증하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1999년 5월에는 네팔 정부와 의료사업 협약을 체결, 병원을 이전해 친선병원 진료를 지속했다. 또한 현지인 의료 인력의 양성을 위해 현지 의료 인을 고용하며 사업 종료가 예정된 2003년까지 총 9만 여명을 진료했다.

(사)경희국제의료협력회는 1995년 외무부의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출범했고, 1995년 7월에는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NGO로 등록해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도 네팔 외에 아이티, 동티모르, 키르기스스탄, 태국, 미얀마 등 의료낙후지역에 진료단을 파견해왔다.

박타푸르 지역 친선병원 개원 당시의 사진
박타푸르 지역 친선병원 개원 당시의 사진

특징은 성인부터 학생까지 모든 경비는 각자의 자비부담이고 직장인은 본인의 휴가를 이용하여 참가하는 것이다. 국가나 사회단체에서 재정적 지원은 없다. 운영비는 회원들의 자발적 후원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그야말로 바라는 것 없이 오롯이 헌신하기 위한 도전이다. 2015년 '보령 의료봉사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 꾸준한 봉사 활동을 인정받고 있다.

붐비는 의료봉사 현장
붐비는 의료봉사 현장

키르기스스탄은?

키르기스스탄은 이슬람 국가지만, 실상은 매우 자유로운 나라다. 히잡, 차도르같은 이슬람적 복장을 갖춘 여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아마 구소련 지배하에 있었던 역사 때문에 종교적 색채가 사뭇 옅어진것 같다.

키르기스스탄에는 40명의 여신과 연관된 설화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40개 부족이 모여 탄생한 국가로서, 각각의 부족은 여신으로부터 형성된 것이다. 즉 40명의 여신과 그를 섬기던 부족들이 모여만든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 국명의 유래인 ‘크르크즈’역시 ‘크르(40)’와 ‘크즈(여신)’가 변하여 ‘키르기스’가 된것이고, ‘스탄’은 땅과 국가를 의미하는 말이다.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타지 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수많은 나라가 ‘스탄’이라는 단어를 공유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좌우지간 그래서 이 나라의 국기는 태양을 중심으로 40개의 햇살이 둘러싸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이쓰쿨 호수와 호수에서 바라본 알라토 설산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이쓰쿨 호수와 호수에서 바라본 알라토 설산

진료를 모두 마치고 출발하는 날 아침. 좀처럼 정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알라토 설산이 잠시 그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천산산맥을 마주보고 위용을 견주는 그 장엄한 모습에 모든 단원들이 아침밥을 먹다 제각기 카메라 버튼을 눌러댔다. 장대한 자연의 모습 앞에 한없이 겸손해지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적시고는 한다.

 

 장성구

국군수도병원 비뇨의학과장

세상을 품은 마음

 

세월의 흐름을 거부한 채

변화를 외면한 고집을 부렸지만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젊어지는 눈의 도시

비슈케이크 여정은 약약했지만 옛 그림자는 흔적의 실루엣

 

실크로드 굽이굽이 역겹던 산길

보란 듯이 허리가 한껏 펴졌다

삶의 옹이 된 검은 영혼이 잠든 설산 장엄함에 정색하고 옷깃을 여민다

천산을 마주하고 대지만을 응시하는 알라또 설산의 웅장한 용트림

여기에서 태어난 이태백은 벅차오른 시상을 뭐라고 읊었을까

 

영욕에 얼룩진 몸과 마음을

이쓰쿨호 맑은 물에 씻고픈 과욕 호수의 바닥에 그림 같은 잔주름 태고의 신비가

이야기로 남은 나이테 변함없던 역사가 승화된 극미이다

설산의 시바 신에게 넋을 잃었을 때 호수의 여신 살라키아가 보내는 시샘

 

멀리서 개 짖는 소리는 새벽을 열고

한쪽 볼을 여윈 섣달 스무엿 세 초승달 정인이 생각나는 새침한 눈썹

십 년 만에 만나도 변함없는 키르기스 설산과 호수의 사유와 마흔 여신을 감싸고

세상까지 품어 안은 정겨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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