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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지금 날개를 펴지 않으면 영원히 날아오를 수 없다!

한양대학교 서울병원 이춘용 병원장

  • 입력 2011.04.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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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서울 행당동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 바로 동양 최대 규모의 의과대학 부속병원인 한양대학교 병원이 설립된 것이다. 근면, 정직, 겸손 봉사를 바탕으로 사랑의 실천이라는 설립이념으로 가족의 마음으로 생명을 대하고, 첨단의 기기와 의술로 치유의 기쁨을 나누며 그 가치를 이어온 한양대학교. 하지만 그 귀하고 화려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위상은 새롭게 설립되는 거대병원의 도전에 서서히 퇴색되어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웅크림은 없다. 예전의 위상과 명성을 찾기 위한 출발, 바로 제17대 한양대학교병원 이춘용 병원장이 선봉에 섰기 때문이다. ‘비상飛上 아니면 낙오落伍’라는 생각으로 “내 인생에 마지막으로 모교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이 병원장, 그의 행보에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제17대 병원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감을 말하자면…
매우 어려운 시기에 병원장으로 취임을 하게 되었고, 현재 너무나 많은 일이 산적해 있습니다. 4월 계획된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3차의료기관 인증 등 시급한 과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장이 되었다고 해서 달콤할 꿈을 꿀 시간이 없습니다. 아니 꿈꿀 시간은 이미 지났습니다. 현재 한양대 서울병원은 40년간의 묵은 때를 벗어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모든 병실의 리모델링과 양질의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하드웨어 전략 등 지금은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라 몸으로 뛰고 실천해야 할 시기입니다.

한양대학교병원은 옛 명성의 복원이라는 큰 과제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따라서 그만큼 어깨가 무거우리라 생각한다. 각오를 밝히자면.
십년 내에 우리 대학병원이 새로운 전략을 세워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도태淘汰, 아니 좀 더 심각하게 표현하자면 영원히 낙오落伍하게 될 것입니다. 재단은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고 의료진은 더욱 분발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대학병원은 암진료와 심장병 등 노령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앞으로 15년 후면 65세 이상 인구는 5명 중 1명이 될 것입니다. 현재 저희의 최대 목표는 암센터와 심장센터 및 뇌혈관센터를 구축해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또한 다학제적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한 환자에 대한 협진을 하려면 많은 경우 9군데를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제는 시스템의 변화로 환자는 한자리에 있고, 의사가 모여 치료를 하는 시스템, 그것이 다학제적 치료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이 정립이 되지 않는다면 대학병원으로써 환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퇴출退出될 것은 당연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저희 병원에는 24만여 명의 한양 가족이 있습니다. 환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먼저 우리 가족부터 만족해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4월 계획된 의료기관 인증평가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가.
사무, 간호, 의료 등 각 분야별로 책임자를 임명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2차 모의평가를 실시했으며 다음 주에는 3차 모의평가, 그리고 4월 4차 모의평가가 끝나면 실제 의료기관 인증평가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번 평가를 통해 굳어있던 관절을 부드럽게 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고통이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평가를 기회로 환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우리의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과거 평가는 일부 준비위원을 구성해서 진행하면 가능했지만 이제는 병원 전체의 시스템을 평가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그 대상이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의료진의 손 씻기부터 화재발생 시 대피상황 등 그 세부사항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각 병원의 규정에 맞게 기본가치체계, 환자진료체계, 행정관리체계 및 성과관리체계로 나눠 총 40개 범주 내에 400가지 조사항목을 봅니다. 그중 환자안전보장에 관해서는 100%의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야 합니다. 90%도 낙제입니다.

취임사를 통해 경영시스템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알고 싶다.
지금까지 병원의 구조는 주임, 계장, 과장, 차장 등 일반적인 피라미드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팀제도로 바뀔 것입니다. 또한 교수들은 능력에 따라 차등 지급될 수 있도록 연봉제, 인센티브제 등을 도입할 것입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부교수가 교수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경우도 생겨날 것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항은 당연한 것입니다. 병원의 모든 문제에 책임을 지고 있는 중책을 가지고 있는 위치라면 저항은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입니다. 어디든 저항은 있기 마련입니다. 헤쳐 나가야지 피하면 안 됩니다. 지금 낙오되면 영원히 낙오됩니다.

교직원의 동기부여와 진료시스템의 개선에도 언급을 했다. 이는 한양대병원만의 특성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병원만의 특성화 전략은 센터화하는 것입니다. 단지 환자 수나 규모에만 급급하거나 중요한 문제를 놓치거나 본연의 임무에 대해 소홀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중한 병에 걸리게 되면 이들에게 선택의 기준은 병원의 크기나 의사의 명성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의사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환자를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다학제적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 병원은 류마티스 병원이나 세포치료센터 같은 경쟁력 있는 분야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3 삼차기관인 대학병원으로써 반드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절대로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내실에 기하고 의료의 질의 향상에 힘쓸 것입니다.

한양대병원이 최상위권 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일단 건물만 세운다고 병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 TFT(Task Force Team)을 통해 협동관계를 형성하고 직위의 권한보다도 능력이나 지식의 권한에 중점을 두어 성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관광에 있어서도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국제병원을 내세워 이미 어느 병원도 따라올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외국 호텔에서 직접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로봇수술과 같은 첨단 기기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외국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있으며 직원들의 경영 마인드를 고취시키기 위해 MBB나 AHP 의료경영과정을 이수한 경우 인사고과 점수에 반영 할 계획입니다.

이춘용 병원장의 의료철학과 좌우명은 무엇인가.
의료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그저 모든 환자는 ‘나의 스승이다’라는 생각으로 진료에 임하는 것입니다. 환자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죠. 좌우명이라면 ‘열림과 소통’이죠. 예전 기획실장을 할 때부터 세탁실이나 직원실을 자주 둘러보곤 했습니다. 병원장이 되니 철공소나 목공소도 자주 살펴보게 됩니다. 사람 사이에 친화력은 박학다식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합니다. 적절한 예는 아니지만 그래서 병원장실의 문도 항상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파도 모두 치우고 바로 회의가 가능한 테이블과 탁자로 교체했습니다.

앞으로의 경영방침은 무엇인가.
경영 잘하라고 뽑은 사람이 병원장인데,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는 저도 답을 찾고 싶습니다. 가장 쉽게 생각하자면 수입은 늘이고 지출은 줄이는 것이겠죠. 현재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인건비입니다. 인건비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경영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유니온 샵이나 단일호봉제 등이 병원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인건비 상승이 경영의 압박이 되지 않도록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노조도 인사관리에 유연성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한양대학교 서울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당부나 각오를 하자면.
무엇보다도 환자를 위해 모든 의료진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최상의 진료를 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또한 최고의 의료와 최상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할 것이며, 옛 명성을 되찾아 저희 병원으로써의 품위를 지켜나가겠습니다.

이번에 3개 대형병원에서 비뇨기과 출신 의료원장 및 병원장이 취임했다. 이에 대한 이춘용 병원장의 생각은.
공통의 분모가 있으니 급한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물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비뇨기과가 수술도 많이 하지만 또한 내과적인 경향이 있고, 또 기획실 출신들이 많아서 병원 행정에 일찍부터 참여를 할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배님들의 모범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이춘용 병원장의 생각을 전한다면.
현재 한양대학교의료원은 서울뿐만 아니라 중앙선 라인을 주축으로 멀리는 제천까지 의료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통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개편 될 것입니다. 또한 왕십리역을 통해 뉴타운 진척도에 맞춰 우리병원은 더욱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도약이냐, 낙오냐, 선택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서울과 구리, 그리고 안산까지 한양대학교의료원은 명실상부 메디컬 센터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춘용 약력[1L]

이춘용 신임 병원장은 1976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3회)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UCLA에서 연수를 했다. 비뇨기암·비뇨기 내시경수술, 로봇수술 및 결석 등을 전공하고 치료를 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 주임 교수 및 과장, 한양대학교의료원 기획실장(2003~2005), 대한내비뇨기과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의학회 고시 상임이사, 대한의사협회, 대한비뇨기과학회(고시, 수련, 총무이사 역임), 미국비뇨기과학회, 국제비뇨기과학회 등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