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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베풂’으로 행복 얻는 ‘제4의 물결’ 이룬다!

아름다운 노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interview

  • 입력 2014.04.11 09:31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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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600만을 넘었으며, 이제 노인 인구 천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노인은 부양의 대상이 아닌 성장과 발전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눔과 베풂’으로 기적을 만들어내는 ‘노노케어사업’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는 ‘나라 상감님도 어른은 대접한다’고 했고, 그리스 격언에는 ‘집안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라는 말처럼 세계 어디에서도 가정과 나라가 잘 되는 지름길을 노인 공경으로 꼽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의 두 배 수준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노령화를 보이고 있다.

2013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7% 이상)에 진입한 후 2018년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14%), 2026년 초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모든 인류의 꿈의 기본은 바로 장수長壽, 그리고 21세기를 들어서면서 드디어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편에서는 얼마 후면 젊은이 2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하고, 급기야는 젊은이 한 명이 노인 한명을 부양해야 한다며, ‘회색공포’니 ‘100세 재앙’이라는 말을 쓴다.

과연 모두가 장수하는 나라가 되면 그렇게 두려워하는 ‘재앙’이 다가올 것인가.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은 ‘No!’라고 단언한다.

이심 회장은 “누가 젊은이에게 노인의 부양의 책임과 의무를 지웠으며, 어떤 노인들이 먼저 나서서 젊은이에게 부양을 요구할 것인가. 이제는 노인은 노인 스스로를 도울 것이며, 발전의 걸림돌이 아닌 성장의 주체가 될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처럼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먼저 실천하는 곳, 바로 대한노인회의 이심 원장을 만나 아름다운 노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 들었다.

대한노인회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대한노인회는 1969년 설립되어 지금은 광역 단위 16개 연합회를 중심으로 244개의 시·군·구의 지회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읍·면·동 분회가 2,000여 개가 있습니다. 그 아래 62,000여 개의 경로당과 약 300만 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미주·베트남·브라질·아르헨티나·호주·태국까지 6개 해외 지회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회원이 있는 단체이며, 노인을 이해하고 노인복지증진을 위해서 일하는 단체입니다.

대한노인회의 ‘부양의 대상이 아닌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 되겠다’는 선언 후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었다. 이 법률의 내용에 대해 알고 싶다.

내용을 살펴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대한노인회의 조직과 활동에 관해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협조·지원할 수 있습니다. 건물 또는 토지 등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할 수 있고, 대한노인회에 대해 그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거나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향상 및 사회봉사 촉진을 도모하기 위해 노인 자원봉사활동의 증진, 노인 교실 및 경로당 관리·운용,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위탁하는 노인에 관한 업무 등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과 증가율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3 고령자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처음으로 600만 명을 돌파했고, 2013년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새롭게 수정된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2.2% 정도 됩니다. 또 65세 이상 인구가 500만 명을 돌파한 시점은 2008년이었으며, 5년 사이 노인은 10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며, 노인인구 1천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10년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평균치이고 소득수준이나 생활수준에 따른 차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격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크게 없는 나라가 건강 복지국가라고 말합니다. 개인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하면 아무래도 경제가 우선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평균수명뿐만 아니라 건강수명도 연장되려면, 의료 시스템과 건강 인프라의 구축 외에도 노인들을 위한 여가와 일자리, 자기계발 등의 여가성 일자리, 은퇴형 일자리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일각에서는 노인 기준 나이인 65세가 너무 낮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노인회의 생각은 어떠한가.

UN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기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수는 600만 명 이상입니다. 현재 기업의 평균 정년이 57세, 평균 퇴직연령도 53세로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 노인연령기준을 70~75세로 올리면 연금을 받는 공백기가 너무 깁니다. 일자리의 대안도 없이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은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65~74세 연령층을 복지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이고, 5년 동안 이들에게 제공되는 복지혜택은 사라져 노인빈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인기준을 높이는 문제는 우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퇴직연령도 높여서 사회적 안전망이 더 구축된 다음 논의되어야 할 뿐 아니라 국가적·사회적 시스템의 변경을 요하는 거시적 문제임을 생각할 때 반드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많은 의료단체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검사의 수준이나 획일화된 건강강좌로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다. 대한노인회에서 바라보는 실질적으로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봉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아무래도 노인성질병을 중심으로 한 의료봉사라면 대환영입니다. 한 예로 오는 5월 22일 대한노인회와 한국전립선관리협회가 함께하는 ‘전립선질환의 행방’과 같은 의료봉사는 비록 특정 질환이지만 남성에게는 가장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건강유지 및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노인만을 위한 특화 또는 차별화된 의료봉사가 실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노인의 의료비 지출에 관해 많은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젊은 시절 건강할 때 열심히 일했고, 이제 나이가 들어 몸이 아플 때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를 너무나 크게 사회문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대한 노인회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전통사회의 존중받던 노인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의 사고에 ‘걸림돌’이라는 인식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학교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인식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 자꾸 언론에서 노인을 부정적으로 보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실질적인 노인 의료비 지출 특성을 고려해 노인에게 혜택을 주면 좋겠습니다.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복지혜택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이라고 본다. 대한노인회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노인에게 중요한 것은 돈보다는 일자리가 우선입니다. 대한노인회는 복지부 정책 사업으로 취업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취업본부를 통해 대한노인회에서는 1년에 23,000여 명 정도를 취업시켜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자원봉사를 통해, 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약 3만 영을 봉사활동에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노인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방향과 올해의 목표에 대해 말해 달라.

대한노인회의 중점사업은 노노케어입니다. 노노케어란 말 그대로 노인이 노인을 돕는 것입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봄으로써 돌보는 노인에게는 나눔의 행복을, 그리고 돌봄을 받는 노인에게는 새로운 삶을 살게 만드는 것입니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해 민간에게서 받은 지원금 5억 원을 통해 10개의 시범지구를 선정해 노노케어사업을 진행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내용을 정부에 전달했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정부는 대한노인회에게 103원을 지원해 올해부터는 노인이 노인을 돕는 노노케어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노인이 노인을 돕고, 이것이 다시 일자리로 창출되고,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런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잘 안착되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나눔과 베풂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앨빈 토플러는 정보화 시대를 ‘제3의 물결’이라고 했지요. 저는 ‘나눔과 베풂’이 ‘제4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노인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노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라는 것과 신앙을 가지는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하철을 타면 모두가 건강해집니다. 먼저 하루 종일 집안에 있지 않고, 외출을 하게 되면 가정이 건강해집니다. 두 번째는 가고 싶은 곳 가고, 보고 싶은 것 보면서 움직이면 자신이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가정과 자신이 건강하면 우울감이 사라지고 행복해집니다. 노인이 행복해지면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라는 것입니다. 노인이 지하철을 많이 타서 지하철공사에서 적자가 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노인을 위해 칸을 늘리거나 배차간격을 조절하는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두 번째는 신앙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젊었을 대에는 죽음을 생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삶에 겸손해 질 수 있습니다. 종교는 죽음이나 병에 대한 공포를 없애주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현재 대한노인회는 행복위원회를 만들어 기독교 신우회, 불교 신도회, 천도교 신도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저희 대한노인회는 노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게 되면 시간당 일정의 금액을 적립해주는 제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운동부족으로 오는 많은 질병들을 예방하자는 의미이며, 결국은 적립해주는 금액보다 훨씬 큰 사회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