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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장 개방, 품질 인증으로 대비

동네병원 최초로 ISO 인증 받은 고려가정의학의원의 송한승 원장

  • 입력 2002.1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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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도 이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아야이미 해외 유명 병원과 라이선스 계약을 한'체인 병원'이 국내에서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외국 유명병원이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것으로 의료시장 개방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국내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의료개방을 눈앞에 두고 세계의료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만이 국내 의료진에게 남겨진 숙제다. 동네 구석에 있는 병원에서부터 그 작은 움직임은 시작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자리한 고려가정의학의원은 얼마 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환자에게 이뤄지는 의료서비스에 대해 국제표준화기구(ISO) 품질 인증을 받았다. '병원에 무슨 품질인증까지...'하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바 있듯이 이제는 국내에서 옆에 새로 개원한 김 아무개 병원과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뛰어난 의료서비스를 갖춘 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갖춘 자생력 있는 병원으로 만들어야만 한다.고려가정의학의원의 송한승 원장은"하다 못해 동네 구멍가게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편의점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병원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병원도 호텔처럼 환자가 문열고 들어와서 나설 때까지 이뤄지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품질 평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품질평가를 통해 환자의 불만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송원장이 강조하는 의료서비스다.신뢰받는 병원이 되기 위한 첫걸음개원한지 1년 6개월, 1차 의료기관 ISO 9001 인증을 받은 지는 한 달이 조금 넘은 고려가정의학의원은 이제 막 걸음마를 땐 셈이다. ISO 인증은 진료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행해지는 모든 의료서비스에 관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공급과 체제를 갖추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보증하는 품질경영시스템이다. 먼저 ISO가 제시하는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 받고, 실제로 이뤄지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실사(實査)를 통과해야 한다. 환자 응대법에서 응급환자 처치법까지 모든 의료서비스에 대한 매뉴얼과 지침안을 제작했으며, 접수․진료․검사 등 단계별 환자만족도 조사도 수 차례 시행했다. 이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 자체적으로 교육을 받고 일년에 한 번씩 인증기관에서 나와 교육을 실시한다. 수시로 조사하여 실행 중에 잘못 되었거나, 부족한 점에 대해 바로 고객에 편의에 맞도록 시정하는 일 또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이로서 체계적인 병원 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송 원장은 이를 위해 병원경영 전문 컨설턴트에게 조언을 받으며, 6개월을 준비했다. 치밀한 준비 끝에 지난 10월 3일에 국제 인증 ISO 9001 인증서를 받은 송원장은 현재 환자가 많이 늘었냐는 질문에 "환자가 얼마나 늘고 돈벌이가 얼마나 되느냐가 전부는 아니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신뢰도가 예전보다 높아졌고 직원들도 자연히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더욱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보게 됐다."고 한다. 인증 획득 이후 30% 정도 환자가 늘었다고 하니 병원을 찾는 환자의 신뢰도에 어느 정도 믿음을 주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아직까지 다른 병원들은 인증을 받지 않고 있는가에 대해서는"의사는 전문의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진료를 하는데 내가 왜 심사를 받느냐하고 생각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라고 송 원장은 설명했다. 또한 "의술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행해지는 의료서비스 전반을 심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부터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 배울만한 선례가 없어 인증을 받기까지의 과정에서 난황을 겪기도 했다는 송 원장은 이점을 감안해 앞으로 인증 받기를 원하는 병원을 위해 컨설팅 사업까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똑같이 3천 원짜리 해장국을 먹는데 이왕이면 더 깨끗하고 맛있고 친절한 해장국집에 가는 것은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다. 병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송 원장의 비유가 짧지만 설득력 있다. yium@h2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