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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사랑하고, 카메라 속 세상을 사랑하는 Eyemania

경상병원 김준식 안과전문의

  • 입력 2003.07.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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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장마가 막 밀려오기 직전이라 더위가 마지막 안간힘을 쓰던 일요일 오전, 삼청동 골목은 고요했다. 서민 냄새와 더불어 예술적인 냄새도 은근히 공존하는 삼청동 골목을 출사 장소로 찍은 우리는 멀리서 온 출사 파트너와 함께 삼청동 길을 카메라 안에 접수했다. 그 파트너는 훤칠한 키에 수수하게 웃는 모습이 정겨운 경북 경산에 위치한 경상병원의 김준식 안과전문의! 그는 지금 경상병원에서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 공중보건의로써 디지털 카메라 매니아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한 삼청동 출사길. 캐논 D60에 망원렌즈를 조립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무래도 취미를 넘어섰을 것 같은 범상치 않음이 느껴졌다. 곁에서 호기심 있게 지켜보는 기자에게 “장비 욕심이죠, 뭐”라며 스윽 웃는 그는 여유롭게 거닐며 삼청동을 카메라에 담아냈고, 우린 그런 그를 담아냈다. 그가 디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어느 날 가만히 돌아보니 살아오면서, 특히 의대에 들어간 후 11년 동안 병원, 학교 생활을 하면서도 좋았던 순간들을 남겨 놓은 것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공보의가 되면서부터 더 희미해지기 전에 내 삶을 사진으로 남겨놓아야 겠다고 생각했죠.”라며 때마침 디카가 한참 나올 때라 디카를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별히 예술품을 찍고 싶은 게 아니고, 공보의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시골 생활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그는 www.eyemania.net이라는 홈페이지도 운영하며 주위에서 남긴 흔적들을 사진으로 차곡차곡 올려 추억으로 공유하고 있다. 그는 의사, 그것도 안과 의사라는 직업이 참 좋다고 한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수술을 받고 나서 너무 잘 보인다며 아이처럼 좋아하실 때처럼 보람을 느끼는 적이 없다고... “천상 의사네요”라는 말에 쑥스럽게 웃는 그는 아직 미혼이라 애인도 만들고 결혼도 해야겠지만, 우선 제대하고 나서 더 늦기 전에 세계 여행을 다니며 세계의 풍경 사진들을 엄청 많이 찍어오고 싶다는 게 현재 희망사항이기도 하다고...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기는 사진만큼이나 만발해 진 이야기꽃을 잠시 접고, 간밤의 음주로 속이 쓰린 기자를 배려해 삼청동 수제비를 같이 뚝딱 해치운 후 사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후일담을 나누는 재미는 디카만의 매력이리라...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선뜻 엠디저널의 새로운 표지 1호 모델이 돼 주신, 그리고 출사 중 취재팀의 사진을 찍어 오히려 선물해 주신 김준식 선생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