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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면허제도 개선과 동료평가제 도입

보건복지부는 2016. 3. 9.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동료평가제도(peer-review)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했다. 복지부가 제시한 동료평가제도의 내용을 보면, 의료인 중 ① 면허신고 내용상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경우, ② 면허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하는 경우, ③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 등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지역의사회가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하여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가 심의, 필요시 자격정지 등 복지부장관에게 처분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복지부는 일단 의료계 자율적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후,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모형을 확정하여 의료법 개정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가 시범 도입하고자 하는 동료평가제도는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공동체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이런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객관적인 상호평가를 함으로써 집단 전체가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매년 약 700명 정도의 의료인에 대한 동료평가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평가대상은 ① 면허취득 후 35년 이상 의료 활동을 해온 경력의사, ② 병원과 협력활동이 없는 의사, ③ 의사사회에서 격리된 의사, ④ 지난 5년간 3회 이상의 소원수리가 접수된 의사, ⑤ 본래의 전공과목 이외의 의료 활동을 하는 의사, ⑥ 병원 집행부의 요청에 의해 능력이 의문시되는 의사 등이다.

이와 같은 동료평가제도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인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는 동료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때 가장 공정하고 정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세부 내용으로서 비밀유지, 이의신청 보장 등 보완책을 먼저 마련하길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사건 등 최근 발생한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들로 미루어 볼 때, 현 의료인 면허관리제도만으로 이와 같은 사례의 재발을 막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인 면허관리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복지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동료평가제도는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동료평가제도에 대해서 의료인을 위축시키고, 상호간 불신을 조장하며, 경쟁 의료인을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고,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복지부의 동료평가제도는 캐나다의 제도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캐나다와 같이 효과적인 동료평가제도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캐나다처럼 지역별 의사면허관리기구라는 인프라를 먼저 갖출 필요가 있다. 캐나다의 지역별 의사면허관리기구는 법령에 의해 설립된 공익법인으로서 정부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중립적인 동료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둘째, 동료평가제도는 의료인 면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의료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을 법률로서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 역시 자율적 시범사업 시행 후 의료법 개정까지 염두에 두는 등 계획안을 마련하였다.

셋째, 의료인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평가기준, 평가방식, 평가 후 제재방식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캐나다 등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되, 국내 실무에 맞는 평가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자율성·중립성·객관성을 갖춘 평가방식도 필요하다. 또한 평가결과에 따른 단계적 제재안을 마련하는 한편 의료인들의 이의신청절차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인은 장기간 고도의 수련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만큼, 동료평가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를 문제가 있는 의료인의 ‘배제’가 아닌 ‘재교육’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향후 합리적인 동료평가제도가 만들어지고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의료인이라는 전문가집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보건향상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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