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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연구 및 임상시험 투명성 확보 위한 정보 공개의 필요성

조 진 석/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의사
 

2016년 5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과 관련하여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O사로부터 연구의뢰 및 지원을 받아 보고서를 작성한 대학 관계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다.

수년전 O사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이라는 역학 조사를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하여 동물 흡입 독성 실험을 해당 연구자에게 의뢰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O사가 지급한 연구비 및 뇌물을 받은 연구자가 실험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O사에 유리하게 보고서를 작성해주었다는 혐의의 진위여부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자는 자신은 모든 데이터를 O사측에 전달하였으나, O사측이 자사에 불리한 자료는 누락하고 유리한 자료만 선별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여러 화학물질은 인체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연구 및 실험 등을 통한 확인 및 검증이 필요한데, 유감스럽게도 O사의 사건은 실험 결과를 조작하여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편 화학제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의료기기, 진단·치료법 등도 인체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동물시험 등의 전임상시험과 인간을 피험자로 하는 임상시험 및 기타 관찰연구 등의 의학연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학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검증하여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의학연구(Medical research)논문이나 임상시험(Clinical trial) 결과를 토대로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ic Review)을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고자 하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EBM)이 의학계의 주류적 흐름으로 인식되면서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연구나 임상시험의 객관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데, 연구자가 연구 대상 의약품, 의료기기, 진단·치료법 등에 관하여 선별적으로 유의한 결과만 발표하는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이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변조하여 도출된 결과를 발표할 수 있어서 경우에 따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방해받을 수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유해성 관련 연구결과를 은폐하여 문제가 되고, 유명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진통제나 항우울제에 관한 임상시험 결과가 조작되거나 은폐되어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제네릭 의약품(Generic medicine)에 관하여 조작된 생물학적 동등성(Bioequivalence, 생동성) 시험결과에 근거하여 허가를 받아 사회적 논란이 된 사례 및 줄기세포 관련 기술이나 새로운 수술법과 관련하여 연구결과 조작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부정 사건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연구윤리의식 함양도 중요하겠지만 연구논문이나 임상시험 결과에 관하여 전문기관이나 제3의 연구자가 사후에라도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의학연구 및 임상시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의학연구 및 임상시험의 정보가 확보되어야 하는바, 사후 검증을 위해서는 의학연구나 임상시험의 정보가 공개되어 누구든지 접근하여 이용이 가능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의학연구와 임상시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추세로서, 미국은 임상시험에 관하여 연구정보를 등록하여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의무를 법률에 규정하여 시행중이며,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도 권역 내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에 관하여 임상시험의 정보를 등록하여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경부터 임상연구정보서비스(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 CRIS)가 운영 중이지만, 의학연구와 임상시험을 등록하는 것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고, 그 필요성에 관한 인식도 낮은 수준이어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의학연구와 임상시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고, 시민의 건강권 보호 및 의학수준의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의학 연구 및 임상시험 정보의 공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정부뿐만 아니라 의학계 및 시민사회도 의학연구 및 임상시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정보공개의 바람직한 방향에 관한 모색 및 의견 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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