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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황색 채소와 과일의 비밀 Ⅱ

  • 입력 2016.08.17 14:41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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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구와 사이토카인의 기능
(1) 면역감시기국의 주역 : 백혈구
백혈구는 외부의 적과 싸우는 전사이다. 외부의 적은 미생물일 때도 있고 미생물의 독소일 때도 있다. 혹은 이식된 장기처럼 타인의 조직일 때도 있다. 면역감시기구에 의해 적이라고 인식된 특수한 분자를 항원이라고 하며 이 항원이 생체 내에 들어가면 즉시 면역감시기구가 반응해 적을 공격하게 되는데 이 면역감시기구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백혈구이다.

혈액 중 고형성분(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의 비율은 약 45%이며, 나머지 55%는 혈장(血漿)이다. 혈장은 혈액 위쪽의 맑은 액체로 그 90% 가량은 물이다.
그러면 백혈구는 어디서 만들어 지는가? 혈액 중 고형성분에는 백혈구 외에 적혈구, 혈소판이 있지만 그 조상은 하나로 모두 골수의 간세포(幹細胞)에서 만들어진다.

백혈구는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림프구, 단핵구(대식세포, 마크로파지)로 이루어져 있다.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는 과립구(顆粒球)라 부르며 림프구와 단핵구는 무과립구(無顆粒球)라 부른다. 정상인의 경우 백혈구 수는 혈액 1㎟ 당 4,000~8,000개이며 많아도 1만 개를 넘는 일은 거의 없다.
백혈구 중 가장 수가 많은 것은 호중구로 백혈구 전체의 60~7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림프구나 단핵구 등이 차지한다. 백혈구 중 면역에 관여하는 주된 세포는 림프구다. 림프구는 여러 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진 골수의 간세포에서 유래한 림프구 전구세포에서 분화된다.

림프구에는 T림프구(T세포)와 B림프구(B세포)가 있다. T림프구는 림프구 전구세포가 흉선에 들어가 교육을 받으며 성숙한 것이다. 이때 자기(自己)와 비자기(非自己)를 식별하는 능력을 몸에 익히게 된다. 그러나 모든 T림프구가 흉선에서의 교육을 마치고 졸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흉선에 들어간 림프구 전구세포의 99%는 낙제생으로 제거되고 1%의 림프구만이 자기와 비자기를 분간할 수 있는 면역세포로서의 능력을 갖추고 혈액으로 나갈 수 있다.

흉선에서 교육을 받아 훌륭한 면역세포가 된 T림프구는 혈관을 지나 림프절이나 비장을 순환한다. 이 림프구는 인간사회로 말하자면 경찰관과 같은 것이다. 혈관 내를 순회하며 비자기가 침입하면 즉시 체포할 수 있는 태세를 취하고 있다.

림프구가 경찰관이라면 전신에 분포하는 림프절은 파출소, 흉선은 경찰학교에 해당된다. 그리고 비장은 경찰서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경미한 죄를 저지를 경범죄라면 림프절에서 출동한 림프구나 혈관 내를 순회하고 있는 림프구만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흉악범죄가 되면 파출소 경찰관만으로 대응할 수 없으므로 경찰서인 비장에서 대량의 림프구가 동원되게 된다. B림프구(B세포)는 골수에서 성숙하며 항원의 자극을 받아 항체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 이물질이 침입하면 먼저 혈액속의 대식세포(마크로파지)가 이를 잘게 잘라 분해해 버린다. 잘게 분해된 단백분자를 대식세포 표면에 붙여 T세포에 전달하면 T세포가 항원으로서 B세포에 이물질의 침입을 알려주고 B세포는 T세포의 지령에 따라 항원을 없애기 위해 항체를 만든다.

(2) 체내의 청소부 : 대식세포(마크로파지)
백혈구 중에서 가장 큰 세포인 마크로파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이물질이나 신체 내에 생긴 불필요한 물질, 돌연변이세포 등을 잡아먹는 식세포 기능이고 또 하나는 항원 특이 림프구에게 항원을 전달하는 항원 전달세포 기능이다.
마크로파지는 간, 비장 등에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 안에도 존재하여 외적이 침입해 오는지를 감시하며, 기능을 잃은 노화세포나 돌연변이된 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마크로파지는 대식세포(大食細胞)라고도 불린다. 말하자면 마크로파지는 우리 몸 안의 청소부(scavenger)이다. 백혈구 중에서 마크로파지 정도는 아니지만 먹는 성질을 갖고 있는 세포인 식세포(食細胞)가 있는데 그 세포는 호중구(好中球) 이다.

마크로파지, 호중구, 림프구는 침입해 온 세균의 종류나 수에 따라 작용방식이 다르다. 이 물질이 침입하면 제일 먼저 호중구가 수 시간이내에 활동을 개시한다. 반면에 마크로파지는 1~2일 지나고 나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먹는 힘은 약하지만 백혈구에서 가장 수가 많은 호중구가 이물질을 처리하고 만일 호중구만으로 처리할 수 없으면 훨씬 강력한 마크로파지 차례가 된다. 그래도 처리되지 않으면 1~2주 뒤에 림프구가 등장해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가벼운 경우라면 호중구만으로 끝나버려 마크로파지나 림프구의 차례는 없을 수도 있다.

(3) 백혈구의 기능을 높이는 사이토카인(Cytokine)
암 치료의 3대 요법은 외과적으로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 그리고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이다. 외과적으로 암조직을 제거하는 방법 이외의 암 치료는 대개 암세포의 분열을 막는 방법이다. 그러나 암세포의 분열만 막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상세포의 분열도 막기 때문에 정상세포가 타격을 입는다. 이것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의 문제점이다.

당연히 면역계의 세포인 백혈구도 손상을 받아 백혈구 수가 감소한다. 백혈구는 감염방어의 담당자이므로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감염되기 쉽다. 가장 흔한 암환자의 응급상황은 호중구가 1,000/㎟ 이하이고 열이 38°C 이상인 경우이다. 대개 항암제 치료 10~14일 후에 올 수 있으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은 항암제에 의한 점막염으로 구강 내 혹은 장관내의 점막을 통해 병원균이 침투하기 때문이다. 치료는 염증이 의심되는 부위의 세균을 검사한 후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세균 배양검사가 음성이고 열이 없을 경우는 호중구 수가 1,000/㎟ 이상이 되면 항생제 투여를 중단한다.
감염을 막는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감염 및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암제 치료도 제 때 받을 수 없고 백혈구 수치가 회복될 때까지 항암제 치료를 연기해야 한다.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의 암은 줄었지만 감염이나 패혈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이런 불행한 경우를 막기 위해 항암치료 도중에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이토카인의 투여이다.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제조한 조혈 사이토카인인 과립구 군락 촉진인자(Granulocyte colony stimulating factor, G-CSF)혹은 과립구 - 대식세포 군락 촉진인자(Granulocyte-macrophage colony stimulating factor, GM-CSF)라는 사이토카인을 투여해서 백혈구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준다.

이는 그라신(Grasin, recombinant human G-CSF), 뉴트로진(Neutrogin, recombinant human G-CSF), 류코젠(Leucogen, recombinant human G-CSF) 등의 이름으로 시판되는 주사제인데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사이토카인은 항암제 투여 24시간 후에 예방적으로 투여하거나 백혈구 감소가 온 후에도 투여함으로써 백혈구 감소기간 및 발열기간을 줄일 수 있다. 사이토카인은 백혈구를 늘리는 작용이 있으므로 면역력을 높여 높아진 면역력으로 암세포와 대항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