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밀의료’, 미래의학의 선택 아닌 필수!

국가 전략 프로젝트 통해 세계적 수준의 ‘정밀의학’ 완성할 것

  • 입력 2016.08.20 17:05
  • 기자명 김은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 의학의 가장 큰 화두는 ‘정밀의료’, 진단과 치료를 넘어 환자의 유전체를 통해 건강 상태와 질병을 미리 예측하는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밀의료’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 정책 중 하나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며 양국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정밀의료’의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서 국립암센터가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에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을 통해 ‘정밀의학’이 어디까지 실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들었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 interview

국립암센터는 정밀의료를 위해 어떤 단계에 들어가 있나.

국립암센터 주도로 여러 기관을 참여시켜 한국인에서의 암 발생률 및 중요도(사망률)를 고려해 재발 또는 전이된 진행성 폐암, 위암, 대장암 환자 1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이후 정밀의료 임상시험 운영위원회를 설치, 진행성 암을 대상으로 다기관 정밀의료 기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때 임상시험 등록 환자의 임상?유전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암 정밀의료 데이터 센터를 국립암센터에 설치하려고 합니다. 작년부터 순차적으로 국가 암 데이터 센터 추진단, 암 정밀의료 추진단 및 정밀의학 연구부를 설치해 정밀의료 추진을 위한 내부조직 정비를 마쳤습니다. 이 조직들을 중심으로 국가전략 프로젝트에서 국립암센터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복지부 및 관련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특화된 인재가 있어야 하지 않나.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의 확충을 통해 정밀의료를 뒷받침할 인력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현재 석사과정만 있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박사과정을 설치할 수 있는 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통해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이 마련되면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의 ‘암 관리학과(Cancer Control & Population Health)’ 및 ‘암의생명과학과(Cancer Biomedical Science)’를 통해 바이오 및 헬스 분야 전문가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타 병원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국립암연구소(NCI) 그리고 일본 국립암센터는 각국의 정밀의료를 주도하는 기관으로써 국립암센터와는 이미 이전부터 세미나 등을 통해 다양한 연구협력 및 교류를 했습니다. 최근 협약을 계기로 각 기관들과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바이든 부통령으로부터 한?미?일 3국의 정밀의료 공조를 제안 받아 협력의제를 발굴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등을 포함한 국내 여러 기관과의 협력이 정밀의료 프로젝트 성공의 전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양한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습니다.

정밀의료는 어떻게 진행되며, 암 이외 질환에도 응용할 준비는 하고 있는가.

정밀의료는 단계별 성과목표를 가지고 추진됩니다. 향후 5년 동안 먼저 진행성 폐암, 위암, 대장암 환자들 1만 명을 대상으로 국가단위의 다기관, 전향적 관찰 연구가 진행됩니다. 이 중 치료 가능한 유전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맞춤 항암제 임상시험을 통해 약제의 효능을 신속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치료 가능 유전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환자들은 기존의 암 치료를 받거나 면역 치료제 등의 다른 임상시험에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이 환자들의 임상데이터들은 암 정밀의료 데이터센터에 계속 수집됩니다. 임상시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표적치료제의 적응증의 확대 및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승인, 시판을 촉진할 예정입니다. 5년이 지나고 향후 정밀의료에 기반을 둔 암 진단 및 치료가 표준화되고 확대되면 3대 전이암의 5년 생존율이 기존 8.4%에서 14.4%로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향우에는 당뇨병과 같은 다른 질병이나 건강한 사람들의 질병 예방에도 정밀의료 성과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밀의료를 시행하고 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강점으로는 전 국민 건강보험 제공으로 데이터 수집 및 의료비 통제가 용이하다는 점, 높은 수준의 임상의료기술 및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생존율, 다수의 대형병원 중심의 암 진료 및 의료기관 내 우수한 ICT 인프라로 데이터 수집 및 임상시험 수행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 국내 제약회사들의 신약 개발 및 수출이 활발하며 신약 개발 기술이 세계적 수술에 도달해 있다는 점 등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정밀의료 연구개발과 제도 정비에 힘써온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는 다소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통한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 및 치료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이러한 격차는 극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료계만으로는 정밀의료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의 협업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정밀의료는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각종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장기적인 접근입니다. 정교하고 표준화된 의료?건강 정보 수집을 위해 유전체 분석 기술과 생체?생활정보 측정을 위한 IoT, Mobile 디바이스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정밀의료 임상시험에 포함된 환자들로부터 얻은 검체들을 검사할 인증 받은 민간 유전체 검사실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집된 정보를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과 이를 표준화 할 수 있는 표준 기술들이 필요하며, 대량의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이 요구됩니다. 또 의료현장에서는 의사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연구개발분야에서는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 기술들도 필요합니다. 정밀의료가 집중적으로 육성되면 이러한 첨단기술 및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신약개발과 관련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임상대상 환자집단을 선별해 동시에 다수의 소규모 임상시험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개발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