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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환자 행복 지키는 인공방광수술의 대가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센터장

  • 입력 2017.02.16 15:25
  • 기자명 엠디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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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센터장
▲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센터장

방광암 환자가 소변 주머니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미 20년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그때부터 의사가 아닌 환자의 길을 선택해 많은 방광암 환자들에게 삶의 질을 높이며 행복을 선사한 의사가 있다.

성공한 사업가는 상대를 설득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그들은 협상과 타협에 능하고 언제나 자신 있고 당당하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의사는 성공한 사업가와는 거리가 멀다. 언제나 자신을 설득해 환자가 원하는 것을 주려고 한다. 타협을 모르고 원칙에 철저하며, 늘 낮은 자세로 자신을 희생한다. 때로는 우공(愚公)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그 주인공은 바로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수술센터 이동현 센터장(비뇨기과 교수)이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인공방광수술센터가 이대목동병원에 개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센터장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광암 환자에게 있어 획기적으로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어렵고, 합병증 관리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보편화 되지 못한 것이 끝내 안타까웠던 이동현 센터장은 병원을 설득하고 환자들에게 직접 인공방광수술의 장점을 알리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방광암 환자들이 더 이상 소변 주머니를 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삶의 질을 높이는데 아낌없이 노력해온 인공방광수술의 대가 이동현 센터장을 이달의 The Best Doc으로 선정했다.

소변 주머니로부터 자유와 일상으로의 복귀 가능

이동현 센터장이 처음 자연배뇨형 인공방광 형성술(이하 인공방광수술)을 처음 집도한 것은 20여 년 전, 하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공방광수술은 방광암이 발생한 방광을 제거하고 소장을 이용해 새로운 인공방광을 만들어내는 수술이다. 이 과정을 통해 방광을 제거하고도 소변 주머니를 차지 않고 수술 전과 같이 배뇨가 가능하도록 한다. 소장을 이용해 만들어진 인공방광은 원래의 동그란 모습이 아니라 요관과 연결되는 접합부위를 길게 만든 형태로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방광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우리 인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방광암 수술 후 평생 소변 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한다는 것은 환자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대중목욕탕을 가기도 힘들고 수영장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소변 주머니라는 자체가 가지는 혐오감으로 환자들은 매우 고통스러워합니다. 하지만 인공방광수술은 그런 것들로부터 환자를 자유롭게 해 줍니다.”


이처럼 방광암 환자에게 획기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방광수술이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이 수술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인공방광수술에 8~10시간 정도가 소요되다보니 비뇨기과 의사에게는 달갑지 않은 수술이다. 게다가 합병증 관리까지 까다로운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의사가 힘들수록 환자는 편하다’는 마음으로 이 수술에 매달렸다.


특히 인공방광수술은 수술 후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고, 수술 후 6~8주 정도가 지나면 정상 생활은 물론 운동 및 가벼운 산행도 할 수 있다. 또한 인공방광수술 후 남성은 발기 능력을 보존시키고, 여성은 병기에 따라 질을 보존시켜 여성성을 잃지 않게 하는 수술법으로 환자들의 정상적인 성생활도 가능하다. 소변 주머니도 사라지고 일상생활도 지장이 없어지니 인공방광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져갔고, 그럴수록 이 센터장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져갔다.

▲ 지난 해 백령도 ‘전립선 건강강좌 및 무료진료’에서 의료 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이동현 센터장
▲ 지난 해 백령도 ‘전립선 건강강좌 및 무료진료’에서 의료 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이동현 센터장

 

▲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지난 2016년에 세계 최초로 연간 인공방광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지난 2016년에 세계 최초로 연간 인공방광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수술 시간 절반으로 줄이며 무수혈·무항생제 가능해져
이동현 센터장은 인공방광센터가 개소하기 전까지 무려 400건의 수술을 집도했고, 그 사이 술기 자체에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수술시간의 단축과 무수혈 및 무항생제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공방광수술은 8~10시간 가량이 걸리는 어렵고 복잡한 수술이지만 이 센터장은 오로지 수술 경험만으로 4시간으로 단축했다. 수술 시간이 짧아졌고, 출혈량도 현저히 줄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수술은 무수혈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인공방광수술은 항생제를 많이 쓰는 수술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항생제 사용을 최대한 자제했고, 항생제 없이 수술을 안전하게 집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70대 고령 환자는 물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인공방광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센터장은 병원 측에 센터 설립을 제의했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11월 11일 정식으로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가 개소를 하면서 방광암 환자들은 보다 전문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었다.


“인공방광수술을 받은 환자는 요루형성술을 받은 방광암 환자들과는 달리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정상적인 성생활도 가능해 만족도가 매우 높아 방광을 적출하는 방광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수술입니다. 방광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해 국내 최고를 넘어 해외 환자들도 믿고 찾을 수 있는 세계적인 인공방광수술 전문 센터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센터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와 포부도 내비쳤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개소 이후 2016년까지 1년간 무려 100건의 수술을 진행,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또한 2017년에는 약 130건의 수술을 집도할 예정이다.

의사로는 고된 일, 나에게는 행복한 일
이동현 센터장이 그동안 집도한 인공방광수술만 500건, 그 결과 수술 시간 단축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일반 시간에 절반 이하로 줄였으니 급한 경우에는 하루에 두 건의 수술도 진행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수술 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수술 과정도 간편해 진 것은 아니다. 결국 해야 할 일은 똑같은데 손만 바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방광수술을 하는 병원을 찾아보기 힘들다보니 주말에도 회진을 돌며, 심지어는 설날이나 크리스마스에도 출근을 해야 한다.


“이 정도면 거의 혹사 수준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동현 교수는 “몸이 힘들기는 하지만 수술 후 당분간은 환자의 경과를 보고 상태를 체크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수술이 끝났다고 의사가 해야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죠”라고 대답한다.


이처럼 자신을 희생해 철저히 환자를 돌보다보니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재수술도 없었다. 이 센터장의 냉장고에는 항상 맥주 세 캔이 마련되어 있다. 힘들고 고된 일이니 피로 회복 차원에서 넣어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유는 예상 외다. 4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밤이 되면 갑자기 손이 붓고 얼얼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맥주 캔으로 냉찜질을 한다. 한편으로는 가슴 짠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센터장의 바람은 마음 편히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는 것,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리는 그것을 정년퇴직 이후로 미뤘다. 바람보다 앞서 그가 가진 의사로서의 신념 때문이다.
“요도암이 있거나 만성콩팥질환자의 경우는 인공방광수술이 힘들지만 그 경우를 제외한다면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도 얼마든지 수술이 가능합니다. 이제 방광암 환자도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을 갈 수 있고, 등산도 하고, 얼마든지 골프도 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아니고서는 저 사람이 방광암 환자고 인공방광수술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게 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소변 주머니로 방광암 환자들이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제 의사로서의 신념이자 목표입니다.”


인공방광수술을 하는 의사가 많이 늘어 전국 어디에서나 양질의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것은 지금으로는 단지 꿈같은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이 센터장의 수고와 희생은 줄어들기 힘들 것이다. 우리가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다만 ‘당신이 있어 수많은 환자와 가족이 행복할 수 있었노라’라는 것뿐이다. 하지만 바로 그 말이야 말로 의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이기에 오늘도 이동현 센터장은 주말도 없이 일을 한다. 그가 비뇨기계의 대가로 통하고 The Best Doc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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