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MD기획] 유전자를 보호하는 식물화학성분

  • 입력 2017.03.07 12:14
  • 기자명 이경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 이경호 기자] 세포의 중심에는 세포핵이 있고 각 세포의 핵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있다. 각 염색체는 이중 나선형의 DNA가닥을 갖고 있다. 이 DNA는 아데닌(Adenine, A), 구아닌(Guanine, G), 시토신(Cytosine, C), 티민(Thymine, T)이라고 하는 4종류의 염기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DNA 중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곳을 유전자라 한다. 다시 말해 유전자는 염색체의 특별한 위치에 존재하는 정보의 소포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21세기는 유전자의 시대라고도 한다. 첨단과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대부분의 유전자를 해독했으나 아직 완전한 이해는 못하고 있다. 사람은 이 유전자라고 하는 글자의 덩어리다. 우리 인간 자체가 글자 덩어리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고 본능적으로 늘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함으로써 항상 반응하게 되어 있다.

사람이 암에 걸렸다고 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사건이다. 이 중대한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유전자의 반응도 달라진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유전자도 포기하게 되어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곧 사망할 수도 있다. 암에 걸렸어도 이겨내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유전자에도 좋은 자극을 주어 회복에 도움을 준다.

사람은 건강할 때나 병들 때나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암과 같이 중한 병에 걸렸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부정적인 생각은 한없이 건강에 해롭다. 비관적인 생각으로 유전자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치료하고 있는 환자 중에 암으로 진단되었다 해도 치료 불가능한 것으로 속단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성실히 꾸준히 치료받은 사람이 결과도 좋은 경우를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이 유전자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천연식물 화학성분의 항암효과

세포핵에는 유전자가 있고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세포가 분열한다. 암은 세포내 유전자의 질환이다. 유전자에 이상이 오면 세포분열과정에서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게 되는데 유전자에 이상을 초래하는 물질 중의 하나가 발암물질이다. 즉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가 손상을 받으면 돌연변이세포가 생김으로써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는 이를 억제하는 항암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어떤 성분은 체내에서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발암물질을 분해함으로써 발암물질에 의한 유전자의 손상을 막아 암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즉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가 손상 받는 개시단계에서부터 암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다. 또 어떤 성분은 비록 암이 발생했더라도 진행을 억제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 몸의 섬세한 유전자까지 보호해주는 기능이 있는 항산화영양소(산화방지제)는 식물성 식품에만 존재한다. 이처럼 녹황색 채소와 과일의 우수성은 확실히 밝혀져 있고 따라서 채식은 암을 예방하고 암 치료에 도움을 준다. 어떤 원인에 의해 유전자에 변형이 왔더라도 정신적인 안정과 균형 잡힌 영양식 그리고 녹황색 채소와 과일의 항암물질에 의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즉 유전자가 비정상유전자로 변했다가도 여건이 좋아지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식품은 지금까지 영양소의 측면에서 이야기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녹황색 채소나 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는 대단히 많은 비영양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다. 이들 비영양소는 식물이 생산하는 화학물질이라는 뜻으로 피토케미칼(Phytochemical : 'phyto-'는 그리스어의 식물에서 나온 말, ‘chemical'은 영어의 화학물질이란 뜻)이라 부른다.

식물화학물질은 식물들이 자연 속에서 자라면서 자연환경(눈,비,바람,더위,추위,자외선,방사선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자신의 몸속에 가지고 있는 성분들을 말한다. 흔히 식물화학물질을 식물약효성분(phytopharmaceutical)이라고도 하며 식품인자(Food factor)라고 총칭되기도 하는데 이들 안에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다. 다행스럽게도 자연은 우리에게 천연식물 화학성분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대부분의 화학성분은 토마토의 붉은 색, 시금치, 케일, 브로커리의 녹색, 당근의 진한 오렌지색, 호박의 황색 등 식품의 색깔을 결정하는 바로 그 물질들이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무지개 빛깔의 식품들로 식단을 준비해서 여러 종류의 야채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 이들 식물 약효성분이 암 예방과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근거는 이들 성분이 백혈구를 활성화 시켜 면역을 증강시키거나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암을 일으키는 여러 과정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세포가 암 세포로 바뀔 때에는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가 손상 받는 개시단계, 개시단계에서 발생된 변이세포가 전암세포로 변하는 촉진단계를 거쳐 전암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진행단계를 거친다. 일단 암세포로 진행됐다면 다시 정상세포로 회복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항암식품도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녹황색 채소나 과일 등 항암식품에는 암으로 진행되는 여러 단계에서 그 과정을 지연시키거나 이미 암이 발생했더라도 그 진행을 저지하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야채나 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 피토케미칼(phytochemical)중 항암성분으로 주목 받고 있는 물질이 폴리페놀(polyphenol)류이다. 폴리페놀은 녹색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할 때 생성된 포도당의 일부가 변화한 것으로 화학구조가 페놀화합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폴리페놀이란 페놀기(基)에 2개 이상의 수산기(水酸基)를 가진 화합물의 총칭이다.

폴리페놀에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와 논플라보노이드(Nonflavonoids)가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백혈구를 활성화시키고 활성산소로부터 식물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의 총칭인데 카로티노이드와 더불어 식물의 적색, 황색, 녹색을 나타내는 주요성분이다. 특히, 야채(양배추, 토마토, 양파), 과일(사과, 레몬, 오렌지), 음료(녹차, 포도주) 등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이들 식품의 색과 향을 결정하는 수용성의 화학물질이다.

플라보노이드는 구조적으로 상당히 복잡하며 하나의 야채에도 50여 종류정도 포함되어 있다. 백혈구를 활성화하여 TNF를 유도하는 약리효과나 활성산소 제거능력은 플라보노이드 종류가 많으므로 효능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항산화물질로서의 기능은 비슷하다.

이들 플라보노이드가 우리 몸에서 활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이 항상 혈액 중에 있어야 하므로 그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되어 있는 식품을 한 번만 섭취했을 때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플라보노이드가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체내에서 생성되는 과잉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항산화물 섭취가 필요하며 보통 하루에 권장되는 플라보노이드 섭취양은 1.0g 이상이다. 적정수준의 항산화물질을 섭취하기 위해서 적어도 하루에 야채는 3번, 과일은 2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장 석 원(서울내과 원장, 연세의대 임상지도교수, 대한 암협회 이사)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