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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마음도 치료하는 내 집 같은 인선요양병원·요양원자연과 어울림의 실버타운형 요양병원을 가다
▲ 인선요양병원 . 요양원 전경
이제 노인환자를 위한 친화적 요양병원으로 바뀔 때가 왔다. 노령인구 730만명의 노령사회가 되어버린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노인을 포괄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노인진료의 특성 상 요양과 의료의 통합서비스가 필요하며 요양원과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급성기 병원과 전달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까운 일본은 노인병원, 요양원, 재가시설과의 연계에 의한 의료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요양중심병원으로서 환자의 마음을 최우선 치료하고 환자를 치유하는 실버타운형 요양병원이 있어 화제다. 환자가 만족하고 보호자가 신뢰하며 직원들이 행복해 하는 병원. 좋은 의료환경 시설을 갖추고 양·한방 협진체계뿐만 아니라 원목이 상주하는 영적치료,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치료 등 체계적인 전문요양병원·요양원이 있어 그 안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붉은 단풍이 절정에 다다른 어느 좋은 날,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을 찾아가는 길은 가을의 절정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요양병원은 늘그막에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우울한 인생의 마침표를 맞이하는 장소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일까?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이 위치한 장소가 우울한 곳이 아니길 바라며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에 더 많은 관심과 시선을 뺏겼다.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아름다우며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지어졌다. 안성시 미산리 호수위에 지어진 건물의 면적은 총 13만평으로 그 안에서는 요양병원의 양·한방의사 및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24시간 대기해 어르신들을 항상 안전하게 보살펴 드리고 있다.

▲ 좌측부터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  편의시설 당구대,  체력달련실

누구나 올 수 있는 실버타운형 요양병원
2015년 장기요양 기관평가 최우수기관(A)등급을 받은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은 7층짜리 건물로 1층과 2층은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고, 3층부터 6층은 요양원, 나머지 7층은 직원 숙소 및 예배실로 사용되고 있다. 각 층마다 입주한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한 쉼터가 있으며, 체력단련실과 당구대 등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영화관 및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값비싼 요양시설은 시설과 건물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 곳은 상대적으로 돈이 많은 어르신들이 입주해 마지막의 여생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소외되고 소득이 적은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병원이 턱없이 부족해 늘 안타까웠다는 송순섭 이사장은 원래 처음에는 실버타운을 만들어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기도 하던 중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을 만들라”는 계시를 받고 최고의 시설과 전문 의료진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도 저렴한 요양병원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 마침내 이곳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을 설립하게 됐다. 사실 송 이사장은 20년 넘게 매일같이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더 알려져 있다. 오는 노숙인들에게 무조건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송 이사장은 밥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빗자루를 쥐어주고 인근을 청소하게 한다. 노력하고 난 후의 대가를 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치료와 예방에 정성을 쏟아야 보람을 느껴
노인요양병원은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가 필수적이다.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의 정 박사는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과 시설의 실무자들에게 먼저 환자의 마음에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노인들에게 빈발하는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낙상, 욕창, 감염, 연하장애 및 그로 인한 기도흡인이나 질식 예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안전을 위한 신체 억제대 감소지침’ 등을 마련하여 환자의 안전과 함께 존엄성과 자율성, 그리고 삶의 질 향상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신체의 지방 대비 근육량과 체내 총 수분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수용성 약물의 혈중농도는 증가하고 지용성 약물의 배설시간은 길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혈장 단백질이 감소한 노인의 경우에는 와파린이나 페니토인과 같은 단백질 결합력이 강한 약물을 복용 시 혈장 유리 농도 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노인의 특성을 고려, 안전한 약물 사용 관리를 위해, 원내에서는 노인에게 부작용 위험이 높은 약물 목록이 정리된 Beer’s criteria 등을 참고하여 투약에 안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좌측부터 설교하고 있는 방영길 목사와 임직원들 모습

죽음은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의 한 부분,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
죽음은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의 한 부분으로 결코 우리가 거부할 수 있거나 싸워 이겨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요양병원은 환자의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등의 연명의료에 그치지 않고, 개개인이 자신의 죽음을 수용하고 삶의 마지막을 슬기롭게 정리해가는 과정을 돕는 역할까지 해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입원하는 노인들은 대개 보존적인 증상 관리를 목적으로 보호자들의 권유에 따라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때 “더 이상 집안에서 모실 수 있는 형편(상황)이 안 된다”는 보호자의 설명과 이후 시간이 갈수록 뜸해지는 그들의 문안 횟수는 당사자들로 하여금 쉽게 소외감과 고립감, 두려움, 우울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에 따른 정신과적 증상들이 병동에서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볼 때마다, 의료진과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들의 정서적인 부분까지 더욱 세심히 보살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정진황 행정실장의 귀띔이다. 그런 면에서 이곳은 목사님께서 상주해 계시니 어르신들의 영적 돌봄까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은 환자와 아울러 그 보호자들의 심리 사회적, 영적 어려움을 돕는 이상적인 요양병원을 추구하고 있다.

▲ 현재 장로이자 인선요양병원 . 요양원 설립자 이종근 회장이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말씀을 설교하고 있는 모습.

마음을 치료하는 의료진의 노력과 마음이 통한 것일까?
이곳에 입주한 어르신들은 모두 표정이 밝아 보였다. 물론 모두가 건강한 상태로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에서 보이는 우울과 불안함 등은 없어보였다. 인술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특성상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정 박사는 마음 치료의 일등공신으로 원내에 상주하고 있는 목사님을 추켜세웠다. 

40여년의 목회활동을 마치고 이사장의 권유로 이곳 요양병원에 왔다는 방영길 목사는 더 이상 갈 곳이 없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 이곳에 오는 노인들이 많다며 그분들의 상처받은 마음은 아무리 좋은 약을 쓴다고 해도 낫는 병이 아니라고 말했다. 방 목사는 그래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 마지막을 준비해야하는 이곳에서 마지막 목회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방영길 목사는 매일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예배를 드리며 죽음 직전에 찾는다는 신을 믿는 마음에서 오는 평안과 위로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병원을 둘러보던 중 마주치는 어르신들과 친근하게 안부를 주고받고 농을 던지는 모습에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려는 방 목사의 노력이 엿보였다.

인선요양병원·요양원은 입주한 어르신들만을 치료하지 않는다. 원내 1,2층에 마련된 병원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양·한방 통합 진료와 더불어 중증환자들은 인근에 위치한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단국대병원으로 보내져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선요양병원 . 요양원 설립자

이종근 회장

설립자 이종근 회장, 제2병원과 호스피스 등도 만들어 볼 계획
설립자 이종근 회장은 절실한 기독교인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평생을 돕고 실천해온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내 집 같은 편안한 실버타운형 요양병원을 증설하여 마음 놓고 입주해 정부가 요구하는 비용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 회장은, 특히 사랑, 섬김, 배려라는 평소의 신념과 덤으로 사는 인생에게 보람을 느끼는 것이 큰 행복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총 16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교대로 입주한 어르신들의 건강과 마음까지 케어하고 있다는 정 박사는 현재는 300병상을 운영하고 있지만 증축을 해서 자리가 부족해 입주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병상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재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작은 요양원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재정부족으로 인해 편법을 만들기 때문이라며 재정이 어렵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대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노인의료복지시설 중 노인요양시설은 2016년 기준 3,136곳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은 가파르게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증가하는 노인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요양시설이 지속되는 한 향후 고령화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삶의 시간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죽음 앞에서 두렵고 떨리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인생의 찬란했던 시간부터 마지막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노인복지시설이 냄새나고 칙칙하며 인생의 마지막을 등 떠밀려 가는 곳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선택하고 그 곳에서 인생의 마지막 빛나는 황혼을 살다 갈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래본다.

이경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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