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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지병 ‘우울증’

  • 입력 2018.03.21 15:03
  • 기자명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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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세계가 지금 이 병 때문에 몸살이다. 오죽하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 병을 ‘제2의 세계적 지병’으로 선포했겠는가. 얼마 전 발간된 미국의 저명한 의학잡지 ‘미국의학협회지(JAMA)’에서도 특집으로 이 병을 대서특필하여 다루었다. 모든 의사들을 교육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 병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아니다.

게다가 결핵 같은 전염병도 아니다. 인류는 이미 이런 병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 개인이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의사들이 손쓸 것이 무엇인지도 안다. 그럼 어떻게 세계를 들끓게 하는 ‘보건 문제’로 등장한 병은 대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우울증’이다. 그것도 잠깐 스쳐 지나가는 ‘슬픈 감정’이나 ‘우울한 심정’이 아니라 ‘주요 우울증’이라는 질병이다.

◇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병

‘주요 우울증’은 병이다. 그리고 이 병은 치료를 필요로 하는 무서운 중병이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중에서 대부분은 괜찮아지지만 협심증 환자는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협심증이 심장마비라는 병으로 직통하는 지름길임을 사람들은 교육을 통하여 배웠다. 특히 의사들이 가르쳤다. 그러나 ‘슬픈 증세’나 ‘우울 증세’가 자살이나 타살 또는 사고로 직결되는 죽음의 지름길임을 가르치는 의사들은 적다. 환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간혹은 의사들 자신마저도 우울증을 진단하지 못한 채로 앓고 있는 수가 많다. 어디 이것이 의사들뿐이랴. 학교의 교사, 교회의 성직자, 사회의 지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사회가 이것을 타부로 여겼기 때문이고, 아무도 나서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고작 ‘정신분열증’환자들이 환청을 듣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방황하다가 정신 병원에 가는 것은 정신병 중 빙산의 일각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100명 중 1명꼴로 걸리는 대뇌 질환이고, 유전적 영향이 크다.

이에 반해서 ‘주요 우울증’이나 ‘조울증’등의 정서적 질환은 빈도가 훨씬 높다. 그리고 치료도 기가 막히게 잘된다. ‘분열증’같은 고질병과는 상대가 되지 않게 치료가 잘되고,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 치료 안되면 자신 파괴

여성 중 10명의 2~3명은 일생 중 언젠가 이 병에 걸린다. 특히 꽃피는 청소년기에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의 부작용 때문에 중·고등학교나 대학생 때에 걸리기가 쉽다. 좋은 대학에 입학만 하면 무엇하랴? 집 떠난 외로움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어려움, 거기에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우울성 기질이 복합되면 학업 중도 포기는 물론 생명을 잃게 까지 되는 2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임신이나 출산 후, 또는 폐경기의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한국에서나 이곳 이민 사회에서 끊임없이 듣는다. 사람들은 이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예방법도, 치료법도 찾지 않는다. 공연히 사회나 정치를 탓한다.

누구도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다가 남성들의 우울 증상은 또 어떠한가? 45~65세의 남성들은 폐경기(?)를 지나면서 우울증과 자살이 늘어난다. 이때에 ‘주요 우울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증상은 다음과 같다.

① 잠을 못 이룬다(청소년들은 잠을 너무 많이 잔다).
② 입맛이 떨어진다(청소년은 입맛이 더욱 좋아져서 체중이 늘어난다).
③ 매사에 흥미를 잃는다
  (남성들은 성욕을 잃어버리고, 아이들은 노는 것을 중단한다).
④ 주의 집중이 안되고, 기억력이 떨어진다(따라서 결정 능력이 떨어진다).
⑤ 죄의식이 높아진다.
⑥ 항상 피곤하다(아무 병이 없다는 데도).
⑦ 여기저기가 아프다.
⑧ 죽음을 자주 생각한다.
⑨ 자살도 생각해 본다.

만일 위의 증상 9가지 중 5가지 증상이 자신에게 있고, 적어도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면 전문가를 찾자. 자신의 주치의를 찾아서 항우울제를 청구할 수도 있다. 아이가 공부를 안하고, 주부가 일손을 놓고, 노인이 몸을 돌보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신이 파괴되는 것이 ‘주요 우울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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