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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메신저 대화와 모욕죄
  • 정혜림(법무법인 세승 변호사/약사)
  • 승인 2018.11.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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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우리는 모바일 대화방 또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대화 또는 공지까지도 모바일 대화방 또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하여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말이 많으면 탈도 많은 법, 모바일 대화방이나 인터넷 카페 대화방에서 특정인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는 행위도 곧 모욕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언론보도를 통해 제법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모바일 또는 인터넷 대화를 하면서 범죄 해당 여부를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 (사진제공: 카카오톡)

모욕죄에서 ‘모욕’이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고, 실제 사례에서는 욕을 한다거나 경멸적인 표현 등을 사용하였을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필요한데,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아가 사실적시 또는 감정표현의 상대방이 한 사람인 경우라 하더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그 말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은 인정된다. 따라서 대화내용을 저장할 수 있고 전파도 가능한 모바일이나 인터넷은 그 공간의 특성상 모든 개인 간의 정보유통행위에 전파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일대일 대화에서의 발언행위도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을까. 

 A씨는 병원의 직원으로, 동료와 사내 메신저를 이용하여 병원 환자였던 B씨에 대한 욕을 하였는데, 이를 B씨가 우연히 보게 되어 A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하였다. 

법원은 ① 사내 메신저는 일대일 채팅창으로서 당시 대화자가 A씨와 동료 밖에 없던 점, ② 그 대화내용도 창을 닫는 순간 삭제되는 점, ③ 경찰 조사에서 대화 상대였던 동료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대화창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A씨가 사내 메신저로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는 그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모욕죄의 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7. 4. 14. 선고 2016고정4480 판결).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이 사례의 쟁점은 모욕죄의 성립요건 중 공연성의 인정여부였다. 위 사례에서는 대화의 수단이 사내 메신저로 다수인이 아닌 2인 간의 대화였고, 대화창을 닫는 순간 다른 사람들이 인식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며, 대화의 상대방인 동료가 해당 메시지를 타인에게 전파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므로 공연성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공연성 유무를 판단한 사례들을 보면, ① 인터넷 카페 회원 4인이 메신저 단체대화방을 만들고 같은 카페 회원인 피해자를 지칭하며 모욕적인 글을 게시한 사건에서, 법원은 서로의 대화 상대방이었던 위 4인에게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볼만한 특별한 신분관계도 없었으며 그 내용도 성적인 욕설과 비방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며 공연성을 인정하였고, ② 대학동기 20명가량이 가입해 있는 단체 대화방에 피해자 조교수를 지칭하며 모욕적인 글을 수회 게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모욕한 사건에서도 공연성을 인정하였다. 반면, ③ 경찰지구대 사무실에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한 사건에서는 욕설을 한 장소가 지구대 내부이고, 함께 있던 나머지 경찰들은 피고인이 발설한 내용을 함부로 전파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무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공연성을 부정하였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 많은 경우 벌금형에 그치기는 하지만, 처벌의 유무와 별개로 환자의 민원, 의료기관의 이미지 실추 및 나아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 이차적인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의료기관 소속 직원의 위와 같은 무례한 행동으로 환자가 모욕감을 느끼고 그 직원은 당사자로, 의료기관장은 그의 사용자로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 만일 직원의 ‘모욕죄’가 인정되는 객관적 사정이 인정되고 직원의 불법행위가 병원 업무를 진행하다가 일어난 일이라면 그로 인해 의료기관장이 사용자로서 환자에게 손해배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아가 이러한 모욕죄의 문제는 환자 대 직원뿐만 아니라 직원 대 직원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따라서 의료기관으로서는 환자들에 대한 또는 직원 간의 내부 메신저 또는 모바일 대화방의 사용 및 환자에 대한 응대 등에 대한 적절한 사전 예방교육을 통해 모욕죄와 같은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정혜림(법무법인 세승 변호사/약사)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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