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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부르는 건축・인테리어, 오허 오실

  • 입력 2019.03.11 14:30
  • 기자명 이상권((주)라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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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풍수에서는 산맥의 흐름을 마치 용이 살아 움직이는 듯이 변화무쌍하여 용(龍)이라 한다. 용의 흐름이 좋고 나쁨을 살피는 것을 간룡법이라 하고 용맥에 닿아 생기가 전달되는 터에 바람이 흩어지지 않도록 간직하는 장풍법이 있다. 혈터의 주위를 둘러싼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의 사신사는 생기의 멈춤과 모임을 촉진하고 그 순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산이 다가들고 물이 돌아들면 귀하게 되고 재물이 풍족해진다고 할 만큼 득수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득수가 으뜸이고 장풍이 다음이라고 하기도 한다. 산은 본래 그 성질이 정(靜)이며 물의 성질은 동(動)이다. 음의 산과 양의 물이 서로 어울려 배합하는 곳에서 혈(穴)이 이루어진다. 강물, 하천 등 실체적 물과 평야, 도로 등 관념적 물에 관한 풍수적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 득수법이다.

동진시대 곽박의 «장경»에서는 용혈사수로 나누어 길지를 판단하였으나 청나라 시대 조정동이 지은 «지리오결»에서는 향을 추가하여 용혈사수향으로 이기풍수 지리서를 완성하였다. 풍수 이기론적으로는 사격방위론, 좌향론 등 방위에 의한 법칙론과 정혈법에 따라 터를 정하게 된다.

설심부에서는 “물(物)은 인물금수(人物禽獸)로 미루어 헤아릴 수 있고 혈(穴)은 형(形)으로 취한다”하여 산천형국을 인물금수의 형국에 유추하고 그 길흉을 판별하는 풍수적인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 풍수의 일부는 금계포란형, 와우형, 맹호출림형, 선인독서형 같이 동물과 사람의 모습에 산의 형국을 유추하여 혈을 찾고 그 길흉을 판단하는 형국론에 근거하고 있으나 아직 이론적 체계가 정립되지 않았다. 물형으로 유추하는 것은 지관의 주관이 작용하기 쉽기 때문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수가 많고 지록위마의 우를 범하기 쉽다.

좋은 땅에 무성하게 싹이 자란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춘 집을 짓기란 힘든 일이다. 따라서 그보다는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면서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풍수고전에는 지선즉묘무 택길즉인영(地善卽苗茂, 宅吉卽人榮)이라는 글이 있다. 좋은 땅에 싹이 무성하게 자라고 좋은 터에 사람이 번영한다고 하였다. 풍수비록에도 인상은 사람들 보는 것이요, 가상은 집을 보는 것으로 사람에게서 일생의 길흉화복은 반드시 집의 풍수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건축공간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휴식과 안정을 얻는데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이다. 주거환경이 건강하고 생기가 넘쳐야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역시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해 나갈 수가 있다.

오허(五虛) 오실(五實)

양택풍수의 근간이 되고 있는 황제택경에 오허와 오실이 있다. 집 가운데 다섯 가지 실속 있는 것이 있는데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귀를 누리게 하고 다섯 가지 헛된 것이 있는데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점점 가난과 궁핍해 지고 불행에 진다고 하였다. 오허 오실은 오늘날 현실적으로 부적합 것도 있지만 대체로 주거개념의 균형성과 외화내빈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다.

■ 오허(五虛)

- 택대인소(宅大人少) 집은 큰데 사람이 적을 때

- 택소문대(宅小門大) 집은 작은데 대문이 클 때

- 장원불완(牆阮不完) 담장, 울타리가 완전하지 못할 때

- 정초불처(井竈不處) 우물과 부엌의 배치가 잘못 되었을 때

- 택지다옥소(宅地多屋小) 집터는 넓은데 집이 작을 때

■ 오실 (五實)

- 택소인다(宅小人多) 집은 작은데 사람이 많이 살 때

- 택대문소(宅大門小) 집은 큰데 대문이 작을 때

- 장원완전(牆阮完全) 담장, 울타리가 완전할 때

- 택소육축다(宅小六畜多) 집은 작은데 가축이 많을 때

- 수구동남류(水溝東南流 물이 동남으로 흐를 때

복을 부르는 건축・인테리어

오허오실의 현대적인 건축•인테리어 해설은 첫째, 거주하는 사람에 비해 너무 넓거나 큰 집은 집의 기운이 사람을 누르는 형국으로 가족 수에 따른 적절한 크기가 되어야 한다. 둘째, 작은 집에 비해 대문이 너무 크거나 웅장할 때 생기가 모이지 못하고 빠져 나가게 되어 규모에 맞는 대문의 크기로 내부로 들어온 기운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한다. 셋째, 외부의 경비가 허술하여 도둑이나 외부의 침입이 들지 않도록 방범과 보안을 철저하게 하여 좋은 기운이 흩어지지 않아야 한다. 넷째, 집이 작고 사람이 많은 집은 활발하게 움직이는 역동적 기운을 받게 되고 풍수 공간배치는 건강과 부를 가져다 준다. 다섯째, 풍수의 지형과 형세에 적합한 방향과 배치가 좋은 기운을 갖게 한다. 특히 중국의 풍수가 형성된 동북아에서의 건축배수는 황하지역으로 흐르게 되어 동남수구류가 되나 우리나라 여건에서는 건물의 배수가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시간과 역사의 흐름속에서 축적되어 온 다양한 기억들은 고스란히 간직한 부지의 특징과 공간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선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양택풍수는 주거지와 건물의 배치, 공간구성, 외부조경 등 사람의 길흉화복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적 지혜로 축척하고 부와 복을 부르는 방법론에서 탁월한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21세기를 살고있는 우리들의 생활에서 예전의 풍수를 그대로 답습하기란 무리가 있지만 그것을 토대로 하여 공간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한 건축•인테리어는 건강과 사업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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