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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잠시 손을 가다듬는 휴식의 파우제(Pause)

  • 입력 2019.09.27 11:38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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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순간 -가을동화 72.7x50.0cm acrylic 2017
▲ 아름다운 순간 -가을동화 72.7x50.0cm acrylic 2017

[엠디저널]바스락, 바스락!
소리없이 찾아온 가을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감사의 메시지이다.
Thank you for waiting.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you for your patience. 인내심을 발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Thank you) / 미안합니다(I’m sorry) / 부탁드립니다(Please)”
상대방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감사의 말들이다.

김명희 작가는 어느 여행에서 삭막한 여정 중에 마주한 푸르른 자연에서 느낀 감사함과 감동을 계기로 ‘자연’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았다. 형(形)보다 색(色)으로 다가왔던 자연의 모습들 중 작가에게 인상을 준 색을 담아 색채와 빛의 조화를 단색화하여 담았다.

자연의 평온한 에너지와 내면의 심상을 조형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물감을 캔버스 위에 떨어뜨리는 시도로 자연스럽게 자연을 표현하는 법을 표현했다. 화면 가득히 펼쳐진 숲과 그 곳을 관통하는 찬란한 빛의 형상, 그리고 자연에서 느끼는 근원적인 감동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을 가까이 대하며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唯美主義, Aestheticism) 사상이 녹아든 작품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이 스쳤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적인 단어가 있다. 바로 아름다움이 그 것이다.

‘아름다움은 그 어떤 것보다 우월하다!’

현대인이 마주한 각박한 현실과 그 속에서 오는 다양한 갈등, 정체성의 혼란, 상실된 방향성으로 부유할 때 작가는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연으로 회귀하기를 권하고 있는 듯하다.

이 변화와 환상의 혼동 과정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김명희 작가의 작품은 문화 예술의 자리를 다시 찾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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