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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대륙의 새로운 유혹

  • 입력 2019.10.01 17:03
  • 기자명 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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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한국의 유행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굳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아니더라도,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머릿속 저 언저리 어딘가에서 ‘닭강정’, ‘우유빙수’, ‘나가사키 카스텔라’, ‘화덕피자’, ‘팥앙금 버터빵’, ‘흑당 버블티’ 등의 기억이 앞다투어 등장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집어삼킨 뜨거운 유행의 흐름속에서, 번화가를 다니다 한 번씩은 마주쳐 본 그것, 이번에는 바로 ‘마라탕’이 주제이다.

마라탕은 기본적으로 사천음식으로, 의외로 그 근원은 장강 유역에 거주하던 뱃사공과 선박 관리원들이 만들어 먹던 뱃사람의 음식이라고 한다. 고된 노동을 마친 그들은 강변에 돌을 쌓아놓고 뜨겁고 매운 국물에 매일 들어오는 온갖 재료를 가리지 않고 꼬치에 꿰어 담가 먹었는데, 이렇게 허기를 해결하고 물에 젖은 몸을 녹였다고 전해진다.

그 간편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맛에 반한 주변 일꾼들에 의해 해당 요리는 금방 퍼져갔고, 결국에는 항구의 장사꾼들이 본격적으로 이 요리를 가게에서 팔기 시작했다. 초창기 마라탕 장사꾼들은 물지게를 개조해, 물통 대신 꼬치를 가득 담은 뜨거운 국물통을 양 끝에 지고 다니며 팔았다고 한다. 그 뜨겁고 매운 맛은 주머니와 배가 항상 부실하던 도시 안의 평민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점차 내륙지방까지 진출했다.

초창기의 마라탕은 뜨겁고 매운 국물에, 꼬치를 담가먹는 형태였다. 하지만 중국 국민들의 경제적 수준이 상승하고, 사회적으로도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재활용 등의 위생문제가 있는 꼬치보다는 점차적으로 현재와 같은 완전한 탕 형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슬슬 서늘한 가을이 다가오는 오늘, 그 옛날의 뱃사공들처럼 뜨거운 땀을 줄줄 흘리며 마라탕 한 그릇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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