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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척추 통증 의학, 우리가 보여준다! 대한척추통증학회 김용철 회장

[엠디저널]“국내 척추 통증 의학은 단연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이미 수많은 연구 논문을 비롯해 다양한 저서들로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통증 의학을 배우기 위해 외국을 찾았으나, 이제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많은 국가에서 한국의 통증 의학을 토대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 대한척추통증학회 김용철 회장

한국의 통증 의학, 특히 척추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이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WHO(세계보건기구)가 ‘통증도 병’이라고 발표하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통증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제는 외국으로 통증을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외국 의사들이 통증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통증 의학이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기까지에는 ‘통증만큼은 No. 1’이라는 꿈을 가지고 노력해온 통증 치료 의사들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한척추통증학회 역시 그 중심에 있는 학회, 특히 김용철 회장은 대한통증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엠디저널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척추통증학회 김용철 회장을 통해 통증 의학의 발전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분야에 대해 들었다.

먼저 대한척추통증학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본 학회는 2000년 4월 대한척추통증연구회로 설립, 매년 2회씩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Anesthesiology and Pain Medicine에서 척추 통증에 관한 논문집을 발간해 오다가 2010년 8월에 대한척추통증학회로 개칭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척추 통증 분야에서는 유일한 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한척추통증학회의 특징에 대해 말한다면…

학회보다는 먼저 척추 통증의 특징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척추 통증은 여러 질환이 있고, 그 치료법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 척추 통증은 한 과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기에는 그 분야가 너무나도 넓습니다. 그래서 척추 통증은 마취통증의학과를 비롯해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를 비롯해 이와 관련된 모든 과가 집중되어야 합니다. 학회 초창기에는 신경외과나 정형외과의 참여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각 과마다 통증 관련 세부학회가 생기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학의 흐름은 다학제입니다. 이제 한 질환에 대해 죽기 살기로 파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특히 척추 통증은 그 어떤 질환보다도 협업의 예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척추 질환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술과 비수술의 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수술을 해야 하거나, 아니면 절대 수술하면 안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쪽의 시각에서 보면 당연히 그런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학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학회는 학술의 발전과 함께 국민의 건강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수술이 아니면 무조건 참아야 하는 곳도 많습니다. 아직 통증 의학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술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언제 수술하는 것이 ‘Best Time’이라는 것으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수술과 비수술에 대해서는 명확히 ‘all or nothing’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환자 개인에 맞는 테일러링, 즉 전문가들을 통한 다학제식 맞춤 치료를 통해 수술과 비수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통증 환자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통증 환자의 특징이라면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보면 단일 질환보다 통증 치료에 더 많은 의료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직장인의 결근 사유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통증입니다. 앞으로 더욱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통증 환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고령의 통증 환자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안타깝게도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증 치료 연구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의약품이나 치료법 개발에 있어 65세 이상은 배제한다는 조항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조항과 관계없이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와 스터디가 늘어나야 합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안전한 시술법을 연구하고, 어떤 점이 고려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요약해야 합니다. 통증 의사들은 고통 속에서 사는 분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앞서 척추 통증은 일반 통증과는 상당히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다는 의미도 있는데, 척추 통증 치료의 특징은 무엇인가.

척추는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뼈와 인대, 그리고 근육이 있고, 수많은 신경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관절의 구조 역시 복잡합니다. 해당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원격 부위에서 나오는 연관통도 있을 수 있습니다. 척추 통증의 첫 번째 특징은 여러 원인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요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은 물론 약물, 물리 치료, 주사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됩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척추 통증에서 연관통이 서로 공유되어 감별진단(증세가 유사한 특징이 있는 질병을 비교·검토하여 초진 때의 병명을 확인하는 진단법)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허리와 엉덩이의 연관통이 서로 같은 부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밀하게 나눠 어느 부위가 직접적인 원인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환자는 오랜 통증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심하면 이로 인한 우울증으로 심리치료까지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통증 치료 영역이라고 해서 통증만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암으로 인해 통증이 오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암 치료가 우선입니다. 척추의 통증이 전이암이나 복부 내 종양인지도 당연히 알아야 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면 그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합니다. 당뇨병성 통증이나 다발성 경화증, 류머티즘 등 다양한 분야에 이해가 있어야 빨리 전문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의사의 시간과 통증 환자의 시간은 동등하게 흐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통증 치료의 역사와 수준은…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통증 치료의 정확한 정의가 없었습니다. 제가 레지던트를 하던 80년대 초에 통증 치료라고 하면 암성 통증 환자에게 신경 파괴술과 같은 소소한 치료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외국에서 유명한 통증 치료 전문가들을 모시고 와 연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국형 시술법을 마련하기 위한 일부 의사들의 노력이 현대적 통증 의학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임상을 통해 얻은 사례들을 책으로 엮었고, 하나하나 정립되면서 외국에서 인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시술 시간은 짧아지고, 효과는 높아지는 치료법을 개발했고, 국제적인 교과서를 편찬했습니다. 물론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형으로 개량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수많은 외국 의사들이 우리의 통증 의학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한국의 통증 의학자가 외국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통증 의학을 배우면 다른 나라에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통증 의학을 세계로 알린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까지의 성과를 알고 싶다.

저는 2016년 대한통증학회 회장 역임 시 International Spinal Pain Society(ISPS)를 창설해 제1회 International Congress on Spinal Pain(ICSP)을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이후 2017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제2회 ICSP를 비롯해 현재 지금까지 학술대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통증학회(The International Spinal Pain Society, ISPS)를 창립해 2016년 부산에서 제1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때는 약 1,000명이 참석했고, 중국 북경에서 개최한 제2회 국제학술대회에는 무려 3,000명이 넘는 의사가 참석했습니다. 제3회 국제학술대회는 내년에 태국에서 개최됩니다.

대한척추통증학회도 국제화에 발맞춰 변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리 소개해 달라.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는 학회답게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홈페이지는 국문과 영문으로 동시에 열람할 수 있도록 리뉴얼 중이며, 앞으로 있을 학술대회도 일부 강의는 영어로 진행하는 세션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출간 사업도 이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증 치료법에 관한 교과서도 이미 외국의 유명 출판사를 통해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6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제34차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의 특징을 말하자면…

이번 학술대회는 기존 1개의 강의실에서 진행되던 형식을 탈피해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외국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 내용과 초음파 핸즈온, 그리고 법률 및 보험 기준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척수증(myelopathy)을 메인 토픽으로 다양한 주제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척추 통증과 관련된 경막외유착의 병태 생리 및 임상적 근거, 유착박리술에 사용되는 여러 시술법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강의와 함께, 최근 이슈인 척추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레이저의 원리와 근거, 임상적 적용 및 제한점에 대한 강의와 토론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전공의나 초음파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척추 부위에 대한 초음파 핸즈온 세션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에는 약 4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해 학회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척추 통증 치료의 발전을 위한 선행 과제와 척추 통증 환자들에게 올바른 치료 방향을 제시해 달라.

척추 통증에는 수많은 치료법이 있습니다. 신경성형술, 유착 격리술, 내시경 등 그 외에도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간편한 치료법들이 있습니다. 또 척추 통증 치료 의사는 수술·비수술 치료부터 물리치료, 정신치료 등 모든 것을 망라해야 합니다. 어떤 고유의 치료법이라고 할 지라도 한 과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통증 치료 의사들의 영역은 불분명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학제적 융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경쟁적이고 발전적인 결과를 끌어낼 것입니다.

통증은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그것이 결코 혼자만의 고통이 아닙니다. 노인의 경우 혼자 병원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할 가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통증은 미리미리 예방해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나머지 가족도 생산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양에는 예전부터 타인에게 아프다고 말하는 자체를 민폐로 여기는 습성이 있습니다. 또 통증은 참으면 자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통증은 반드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료를 미루는 것은 만성 통증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정말 민폐가 되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해 건강을 되찾아야 합니다.

당연한 논리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러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대한척추통증학회는 학술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통증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 주고, 고령화를 대비해 노인 통증 환자에 관한 연구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국제화에도 철저히 준비해 세계를 선도하는 통증 의학 강국의 위상을 지켜가겠습니다.

김은식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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