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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샘물

  • 입력 2021.06.01 13:32
  • 기자명 백승환(장세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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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칠새,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나니. 세종 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실 때 쓰신 서문에 기록된 이 말은 인생을 논하는 기준이 되는 말이다.

필자는 어려서 동네에서 우물을 파는 것을 참으로 많이 보았었다. 집을 짖고 필요한 용수를 구하기 위해 우물을 파거나 펌프라는 것을 묻었는데 이게 한번에 딱 파서 물이 콸콸 쏟아지면 좋지만 이곳저곳 아무리 파도 물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차라리 집을 옮기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천년 고찰을 이루고 있는 전국의 유명한 사찰도 이런 우물이나 샘이 그 위치를 결정하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깊은 샘이 없다면 천년 고찰도 없는 것이다. 요즘에야 파이프로 묻어 수도관을 연결하면 되지만, 전통적인 집 개념에서 샘물은 이렇게 중심적 역할을 했던게 사실이다.

여기서 샘물은 무엇인가? 이것은 땅속에서 올라오거나 또는 산속에서 내려오거나 끊임없이 물을 공급하는 물줄기이다. 이 물이 쉽게 마르거나 쉽게 오염이 된다면 진정 좋은 샘이 될 수 없고 그곳에는 집이든 사찰이든 백 년, 천년을 가는 구조물이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네이버지식인에 글을 쓰고 있다. 주로 아픈 사람들이 자기의 현상에 대해 질문을 하면 순전히 재능기부로 그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주는 형태이다. 그 동안 약 10만건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들이 아프고 불편해하는 것은 거의 원인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고 내가 되고 바다를 이룬다는 말이 사람의 건강문제에 있어서도 핵심이다.

사람들은 아프면 치료를 하기 위해 약을 먹는다. 그 중에는 소화와 대사가 안되고, 몸속에 호르몬 공급이 안되어서 일어나는 증상들이 대부분이다. 소화와 대사는 효소공급이 안되면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고, 호르몬공급이 안되면 불면증, 우울증, 생리불순, 자궁질환 등의 질병이 밤손님처럼 소리 없이 찾아오게 된다. 소화가 안되면 위장병이 생기고 장기능이 엉망이 되고 구토나 설사, 변비를 달고 살게 된다. 대사가 안되면 비만이 오고 스태미나는 약해지고 대사증후군 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심근경색, 동맥경화, 뇌졸중, 암까지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샘이 깊지 않은 사람의 특징인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사람에게서 샘은 무엇인가 연구해 오고 있다. 밥심일까? 밥을 잘먹으면 샘이 깊어지게 되는 것일까? 진시황제가 불노초를 구하기 위해 신하들은 전세계로 파견했지만 결국 그도 불노초를 구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던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즉, 능통한 먹거리란 없는 것이다. 거짓말하지 말자. 죽은 사람을 단번에 회생시키는 불노초는 없는 것이다. 단지 사람의 몸속에도 샘이 깊은 물처럼, 효소와 호르몬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무언가가 있을 뿐이다. 역설적으로 누구든지 몸속에서 효소와 호르몬이 충분히 공급된다면 불면증, 우울증 없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암 없이 주어진 수명대로 120살을 건강하게 살다가 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효소와 호르몬이 절대 마르지 않고 천년 동안 콸콸콸 흐른다면 인간이 천년을 살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샘이 깊은 물은 땅속의 암반수가 쏟아내는 샘줄기를 가졌거나 또는 높은 산속에 스며든 물이 산속 바위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끊임없이 내려와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이런 샘은 효소와 호르몬이라 할 수 있는데, 인체속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져서 공급되는 것일까? 인체에는 이런 효소와 호르몬을 공급하는 수많은 장기들과 보조기관들이 존재한다. 시상하부, 척수, 골수, 갑상선, 부신, 고환, 전립선, 난소, 췌장, 간, 담, 림프절, 림프관 등 수많은 기관이 있다. 그동안 사실 이런 기관이 효소와 호르몬을 만드는 것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장기들 속에서 전적으로 효소와 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마치 이런 들이 독자적으로 효소와 호르몬을 만드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광고를 보게 된다. 무슨 무슨 장기가 좋아지면 건강하다고 하는 광고 말이다. 샘이 깊은 물은 지하 수 천 미터 속이나 수 천 미터나 되는 산속에서 스며들어 내려오는 물줄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물 한 바가지 부어서 스며든 물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는 없다.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몸은 천년 고찰보다 더 심오한 작은 우주이다. 이 우주가 단지 한 움큼의 소재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들에 대해 연구를 해오고 있다. 사람의 몸속에 사람의 세포수보다 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이 세균들은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들은 사람세포속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닮은 꼴이다. 그래서 일부 진화론 학자들은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들이 몸속 세포속에 들어가서 세포가 완성된 것으로 밝히고 있기도 하다.

과연 그럴까? 그것은 억측에 불과하고 사실은 몸속 세포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호흡, 에너지생성, 대사물질수송, 단백질수송 등 수많이 일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효소와 호르몬을 만드는 일을 전적으로 수행할 수 없어서 그 일을 대신할 동료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게 바로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들인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농부도 있고 장사꾼도 있고 군인도 있는 것처럼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들 중에는 효소와 호르몬을 만드는 세균도 있고 환경미화원도 있고 강도 같은 세균들도 있는 것이다. 세포속의 미토콘드리아가 만들어서 표본을 간액을 통해 장내로 흘려보내면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인 프레보텔라가 이것을 복제하여 사람이 매일 필요로하는 효소량인 약 20g의 효소를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지하 암반수 같은 역할인 것이다. 이 효소가 간과 심장을 통해 소화기관과 전신에 공급되면 신체의 각 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내가 되고 바다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길면 120살 짧으면 60살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각자의 수명이 길고 짧고, 건강하고 건강하지 못한 것은 마치 천 년 동안 마르지 않는 샘처럼 사람의 몸 속에 분비되는 호르몬과 효소 같은 물질이 끊임없이 흘러나와서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샘이 솟는 물줄기를 찾아 그곳에 우물을 파야 하는 것처럼, 장속에서 효소와 호르몬을 만들어 몸속에 보내주는 장내유익균들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먹이를 공급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저분자 섬유소이다. 프레보텔라 같은 박테로아데테스 계열의 장내세균들은 값비싼 소재의 보약과 음식물을 먹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저분자 섬유소를 먹고 일을 하게 된다. 저분자 섬유소는 안타깝게도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다. 그래서 별도로 섭취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현미껍질 같은 통곡물의 속껍질에 들어 있는 고분자섬유소를 고온 증숙해서 저분자 섬유소가 되게 만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저분자 섬유소를 날마다 꾸준히 섭취해야 장내유익균인 프레보텔라가 끊임없이 일을 해서 마르지 않는 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진시황이 이것을 몰랐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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