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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장수 비결, 장을 튼튼히 하자

노화 시리즈 3

  • 입력 2021.08.13 16:18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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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마음을 늘 평온하게 갖고 거북이처럼 앉고 비둘기처럼 활발하게 걷고, 개처럼 잠을 자라”

1933년 5월 ‘거북-비둘기-개’라는 미국 타임지 제목의 기사는 세계 최장수 노인의 기사를 이렇게 전했다. 세계 최장수 노인으로 256년을 살다간 중국 청나라 중의사 이청운(李淸雲)은 1677년에 태어나 1933년 사망할 때까지 24명의 부인이 있었고, 황제가 9명이 바뀌는 것을 지켜봤다.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7년 기준 남성 79.7세, 여성 85.7세다. MD저널은 노화와 관련하여 기획시리즈 3번째 순서로 노인들의 장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100세 장수만세 -노화에 대한 8가지 편견 버리기

2020년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총 2만 1천 411명이다. 전 세계가 아닌 대한민국 100세 이상 인구이다. 여성이 1만 6천208명, 남성이 5천203명이고, 2020년 100세를 맞은 인구만 해도 1천762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오래 사는 것은 공통 양상이다. 그 이유는 주로 여성보다 위험한 일을 감수하거나 건강에 해로운 생활방식을 자주 택하는 남성들의 성향이 꼽혀왔다. 사회적 요소 외에 생물학적으로도 XX염색체를 가진 여성이 XY염색체를 가진 남성에 비해 유전적 ‘백업’ 능력이 있다. 돌연변이나 유해한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인류의 수명은 짧은 시간에 비약적으로 늘었다. 인간의 육체와 과학은 예전과 달라졌다. 이에 비해 노화에 대한 생각은 예전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세계 보건기구는 “건강한 노후란 노인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능적 능력을 유지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40여 년간 노인의학 분야에서 활동해온 손꼽히는 전문가인 마크 E. 윌리엄스(Mark E. Williams)는 그의 저서 《늙어감의 기술》에서 “우리가 노인에 대한 기존 고정관념을 버리고 현실을 정확히 인식할 때 노화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노화의 편견은 우선 ‘살을 빼면 수명이 길어질 것이다’라는 편견이다. 보통 마른 사람이 살찐 사람보다 건강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극단적인 비만이나 저체중을 제외하고, 정상보다 마른 사람보다 살짝 비만인 사람의 사망률이 더 낮다.

또 다른 흔한 편견으로 ‘나이가 들면 학습 능력이나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인지능력이 필연적으로 떨어진다는 생각과 깊다. 이 역시 편견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자꾸 잊어버리는 것은 대부분 정상적인 행동이다. 80세 노인 중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에 걸린 경우가 아니면 정상적인 노화로 정신 능력이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윌리엄스 박사는 한 가지 편견을 더 꼽는다. ‘나이 든 사람은 사회‧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고령화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그는 이를 강하게 반박한다.

우리가 생산성 개념을 공장 제조라인이라는 낡은 관점으로 지나치게 협소하게 바라보고 있어 생기는 편견이다. 누구나 제조라인에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는 사회에 기여하고 있지만, 그 라인에서 내려오는 순간 사회 자원을 빼먹는 존재가 된다. 자원봉사나 아이를 키우는 일, 몸이 아픈 가족을 돌보는 일, 가사 일 등의 무급노동을 생각해보자. 이런 활동들이 과연 비생산적이고 사회에 경제적으로 짐을 지우는 일인가.? 

편견을 깨고 나면 본격적으로 늙어감의 기술을 배울 때다. 사람들은 나이 들면서 육체적으로 노쇠해지는 것을 걱정한다. 그에 못지않게 정신적인 기능이 떨어질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육체와 뇌, 두 가지 모두 나이 들어서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절히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꽃중년이 지나치기 쉬운 장 건강

꽃중년 노인들의 건강 평가의 신체 기능적 요소에는 영양, 시력, 청각, 대변장애 및 소변참기 및 균형을 포함한다.

젊은 여성들과는 달리 노인들은 변비를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65세 이상이 겪는 ‘노인 변비’는 사정이 다르다. 유병률이 당뇨병 수준으로 높고,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노인간호학회지에 실린 건양대·공주대 간호학과 조사를 살펴보면, 스스로 변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노인 중 24.6%는 변비로 나타났다.

변비 유병률은 전체 인구 기준 12~19%지만, 나이가 들수록 급증한다. 변비 유병률을 살펴보면 65세 이상은 26%, 84세 이상은 34%(여성 기준 수치, 남성은 각각 16%, 26%)에 달한다. 이는 국내 65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통계청 자료)인 25.1%보다 많은 수치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민양원 교수는 “노인은 노화로 복근·골반근이 약해지고, 일부 혈압약·이뇨제·소염진통제·수면제 등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 복용이 많으며, 과거에 비해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변비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며 “방치하면 변비 자체만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 초반에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변비는 ▲삶의 질 저하 ▲사회적 고립 ▲우울감 ▲입맛 저하로 인한 영양상태 불균형 등을 일으켜 신체를 쇠약하게 만든다.

단순히 배변 횟수가 적다고 변비가 아니다. 배변 때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딱딱하고 덩어리진 변을 보거나, 잔변감을 느끼거나, 항문이 막혀있다고 느끼거나, 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손 조작이 필요한 일이 자주 생기는 게 변비 증상이다. 특히 노인 변비 환자는 젊은 층 환자에 비해,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는 증상이 두드러진다.

변비 치료- 생활습관을 바꾸자 

심하지 않은 변비는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좋아진다. 식습관에서 물이나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은 편이면 이를 늘리고, 운동량이 떨어지면 밖에서 걷는 시간을 늘리는 식이다.

1) 생활양식의 변화 :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걷기, 조깅, 줄넘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장운동을 도와 줄 수 있다. 장운동을 위해서 복부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2) 식이섬유는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고 장의 통과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차성 변비가 배제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식이요법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적절한 양의 섬유질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섬유소 자체가 변비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보다는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유익한 장내 세균을 증식시키고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킴으로써 대변을 무르게 하여 변비의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된다.

3) 도움이 되는 약물 요법

(1) 부피형성하제 : 식물성 섬유소가 주를 이룬다. 대변
부피가 증가하게 되어 대변량이 증가하고 대변이 부드러워 변비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장기 복용이 가능하므로 만성 변비의 치료에 좋다.

(2) 대변연화제 :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소장과 대장에서 수분 흡수를 증가시켜 장내 액체에 의해 대변종괴를 이동시킨다. 

(3) 삼투성 하제(Osmotic laxatives) : 장 내에서 삼투압을 증가시켜 변에 수분을 축적시켜 변을 보게 한다.

(4) 자극성 하제 : 대장 내에서 수분 및 전해질의 흡수를 억제하고 장내에 축적하여 장운동을 촉진하여 일부 변비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5) 위장관운동촉진제 : 위장관운동촉진제도 변비에 사용해 볼 수 있다. 프루칼로프라이드(prucalopride)라는 5-HT4 수용체 효능제가 있는데 만성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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