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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그 소중한 아침의 일기

  • 입력 2021.11.04 16:27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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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에 올린 단청
기와에 올린 단청

[엠디저널] 천년 목사고을이라는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나주에서 6개월을 예정 ‘농촌 체험 살아보기’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아온 작가는 60 중반의 나이에 ‘귀촌’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꿈꾸기를 반복하며 실행을 한다. 3개월째 나주 명하 쪽빛마을에 살고 있다. 귀촌이 쉽지 않기에 미리 농촌에서 한번 살아보기를 결정 후 큰 고민 없이 서울을 떠났다. 이 곳은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 참 평화롭다. 실타래처럼 풀어지는 이 자유함은 내속에 감추어 두었던 하기 싫은 일에서의 속박과 당장 해야 하는 의무감의 배제, 그 자유함과 무작위로 발송되는 무선통신에서 벗어나는 자유. 의지와 상관없는 일상의 라인에서 조금 벗어나는 새로운 일상은 작가에게 그 시간을 땅과 대화를 말하는 시간으로 고스란히 가져왔다.

기와에 올린 단청
기와에 올린 단청

백년 기와에 핀 단청화(丹靑花)

그렇다. 이 참 자연스러운 조화에 익숙해지는 어느 날 그곳에 길을 걸어가며 비워내기이다. 호흡에서 가지 않았던 간혹 그 길을 돌아보게 되는 길 가에 버려진 깨진 기와가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백 년 이상 오래 되었지만 깨졌다는 이유로 버려진 기와의 조각들일 것이다. 어느 옛 한옥 건물의 지붕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와는 깨지면 쓸모가 없는가? 작가의 손끝 챙기기 발동으로 버려진 기와 조각들을 몇 개 주워 집에 가져와 깨끗이 물로 씻고 닦아 말렸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깨진 기와에 단청의 꽃 문양을 그려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깨져서 버려진 기와가 새롭게, 새롭게!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우리 그리고 사물, 오래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계절 중간의 시점 8월과 10월 사이.9월 인류는 축제를 준비한다.그리고 풍요를 염원하고 기원한다.

기와에 올린 단청
기와에 올린 단청

다시 함께!

영상의 대화는 우리의 타고난 열정을 식히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마치 자연스러운 단계로 포장해서 말이다.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붓 선 위로 시간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중물의 소중함으로 다시 그 자리에서 바라보기를 통해 작가를 현혹시킨 이 작업은 이렇게 시작이 되고 있다.

이곳의 흐르는 시간, 지금도 불고 있는 바람을 백년 기와에 담아내고 있다. 기와로 내려온 시간의도서관 단청 작업이다. 

- 작가분의 현지에서의 ‘농촌 체험기’를 보내주셔서 에디터의 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박일선 PARK, IL SUN

198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안과 졸업

2011~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 양선희 선생 사사

전시이력

2017 한국구상대제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16 제4회 붓다아트페스티벌 부스전(SETEC)

2015 개인전 ‘몽유금강산’(그림손갤러리)

2015 한국채색화의 오늘전(갤러리 미술세계)

수상

2015 ‘광복70주년, 대한민국미술축전’ 행정자치부장관상(동대문 DDP)

2014 제12회 겸재진경미술대전 대상(겸재정선미술관)

제2회 KOTRA 한류미술공모전 동상(KOTRA OPEN GALLERY)

자료제공 Galler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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