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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통계로 본 건강정책의 민낯

  • 입력 2021.12.14 10:56
  • 기자명 장석일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외래교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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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합계 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는 15세~49세에 해당하는 가임기 여성의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국제적 지표이다. 1970년대에는 4.5명 정도가 1980년대 2명으로 떨어지더니 지금은 빠르게 0으로 수렴하고 있다. 

도표에서 보듯이 40만 명대의 출생아 수가 2017년에 30만 명대로 줄고, 출산율도 2018년에는 0.977로 1.0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출산율 0.84, 신생아수가 20만 명대로 줄었다. 2020년 출생아 수 27만2천3백 명은 전년도 보다 10.0%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이 통계에는 외국인과의 결혼이 포함된 수치로 현재의 다문화 가정은 매년 증가하여 현재는 4%대에 이른다. 2023년이 되면 5%로 명실상부한 다문화 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마저도 다문화 가정의 높은 출산울이 포함된 수치이니 순수 한국인의 출산율은 최저수준이하 이다.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은 2.4명이나 되는데 한국은 그 절반에도 미치니 못한다. 이처럼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은 2010년 이후 혼인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그 감소폭이 점차 증가하는 것이 큰 요인이라고 본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중앙부처 사업 중 저출산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0조원이 증가한 46조 7000억원를 투자한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정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225조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왔다. 엄청난 예산의 투입 결과로 보면 완전한 실패로 출산 정책으로 전면 재검토할 사항이다.

기대수명은 출생아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생존년수로 평균수명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9년 출생아는 남자가 80.3세, 여자가 86.3세를 살 수 있다. 여자가 6년을 더 사는 것으로 되어있다. OECD 회원국 평균보다 기대수명은 남자는 2.2년, 여자는 2.9년 높다.

기대수명 중 질병이나 고통 받는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을 유지한 기간을 건강수명이라 한다. 이는 개개인이 주관적으로 건강 평가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 건강수명은 2012년 65.7세에서 2018년 64.4세로 오히려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기대수명의 증가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풍부한 영양 섭취로 설명된다. 

합계출산율의 감소와 기대수명의 증가는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초래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유래가 없이 빠른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노후보장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계수준의 의료와 건강보험제도를 자랑하면서 기대수명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건강수명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건강 정책의 방향이 잘못되어 있어서 일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대책 못지않게 건강관련 정책과 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올바르게 지켜가는 것이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큰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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