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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란 현재에 머무는 것

  • 입력 2022.04.08 17:02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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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그런데 제가 경험을 해보니까 환자들에게는 생각을 다스리는 일이 무척 어렵습니다. 불안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은 생각을 알아차리고 현재로 돌아왔다가도 금방 다시 생각으로 갑니다. 그렇게 다시 생각으로 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생각에 머물게 됩니다. 그래서 적지 않는 환자들이 생각 다스리는 연습을 조금 하다가 효과가 없다 생각하고 그만둡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현재로 돌아오면 그만큼 그 생각에서 받는 영향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안 떨어질 것 같은 생각도, 생각이 날 때마다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면 어느 순간 스윽 사라집니다. 전화를 받다가 스윽, 세수를 하다가 스윽, 길을 걷다가 스윽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생각이 나면 현재로 돌아오고, 또 나면 또 돌아오라고. 수 천 번을 돌아오더라도 잘하고 있는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도, 조급해하지도, 안 없어진다고 불안해하지도 말고 계속하시라고 말이지요. 아무리 노력을 하고 어느 정도 집중을 잘해도 환자들에게는 안 좋은 생각이 미세하게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그쪽 생각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이지요. 환자들의 이런 고충을 잘 헤아리고 그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은, 마음이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따라서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마음이 생각 아닌 다른 곳에 확고하게 가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늘 한곳에 가 있으면 생각이 일어날 확률이 훨씬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생각이란 마음이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없어 생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상이 생각을 다스리는 훌륭한 방법인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깊숙한 동굴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여기지만, 명상이란 본질적으로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현재에 집중하되 몸과 마음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 현재에 집중한다면 훌륭한 명상이 되지요. 현재에 집중하는 속에서 뭔가 깨닫게 됩니다. 물론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극도로 집중하면 좋지 않습니다. 이상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안정된 상태에서 현재에 적절하게 집중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굉장히 좋습니다.

명상은 현재에 집중해서 현재에 일어나는 것을 그대로 아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에 집중하는 만큼 생각이 줄고 또 현재를 있는 그래도 아는 지혜가 생기게 돼 있습니다. 우리 마음에는 아는 기능이 있는데, 그것을 몸과 마음에 집중하면 몸과 마음의 속성이 어떤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항상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명상의 반대편에는 생각이 있다 명상을 제대로 하면 생각이 줄고, 생각이 줄면 과거와 미래로 가는 것이 줄고 현재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현재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현재에서 멀어진 만큼 정신이 전강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에서 조금 멀어진 게 신경증이고, 아무 멀어져서 현실과 맞지않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사는 게 정신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생각을 할 것인지 현재에 집중할 것인지, 과거와 미래에 살 것인지 현재에 살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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