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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clinic] 교제 중의 남녀가 겪는 갈등

  • 입력 2009.10.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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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할 때 빠르고 늦고의 시간 차이나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나 갈등을 겪는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순탄하였다가 결혼 후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고 결혼을 앞두고 갈등을 겪기도 한다.무엇이 두 사람에게 갈등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는 것은 각 경우마다 다 다르다. 남자의 군 입대가 여자에게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양가부모의 반대와 혼전 육체적 관계가 갈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갈등이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정리가 안 되고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을 때 생긴다. 그런 만큼 당사자에게는 매우 고통스럽다. 남자 한 사람만이 갈등 속에 있을 수도 있고 여자만이 그럴 수도 있으며 두 사람 모두 그럴 수도 있다.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을 뚜렷한 사건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내면적인 심경의 변화일 수도 있다.어떤 요인에 의해서 생긴 갈등이든 갈등은 두 사람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갈등이 생기기 전에 급진전된 관계가 갈등으로 인해 주춤할 수도 있고, 오히려 갈등이 생기면서 더욱더 사랑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혹은 갈등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무의식적 감정이나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이 드러나기도 한다.어떤 남녀는 육체관계가 있고부터 마찰이 많아졌다. 남자는 계속적으로 성관계를 원하는데 여자는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성관계만을 위해서 자기를 만난다고 생각하여 거부하려고 했지만 그러자니 자기를 떠날 것 같아 육체관계에 응해주면서 짜증을 부리게 되었다. 남자는 그러한 여자의 성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둘 사이는 나빠 졌다.교제중인 남녀관계에서 갈등이 될 수 있는 요인은 많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1. 남자가 군대를 간다든지 장기간의 유학을 간다든지 하는 경우. 이것은 분명히 갈등요인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남남이 만나서 서로의 사랑을 만들어가야 되는데 대상의 부재(不在)는 큰 위기이다. 물론 전화나 편지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그때까지 쌓아올린 두 사람의 신뢰로 버텨야 한다. 이 경우는 이 시기가 언제냐가 중요한데, 서로를 충분히 알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확고한가 아닌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그때까지 둘 사이가 굳건한 신뢰 위에 자리 잡고 있다면 그리고 두 사람이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한 사람이라면 떨어져 있어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로에게 뚜렷한 확신이 없는 경우 못 보게 되면 그동안 쌓아올린 감정이 서서히 퇴색될 수 있고 새로운 대상을 만나면 흔들릴 수도 있다.에릭 프롬(Eric Fromm)은 ‘혼자 있을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은 혼자 있기가 힘들어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상대를 만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기 힘들다.#2. 여자가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 결혼 또는 자녀 출산과 함께 여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자가 직장을 그만두게 하거나 또는 계속하라고 요구하는 경우. 이 경우 여자가 직장을 다녀도 그만 안 다녀도 그만이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자가 직장을 꼭 다녔으면 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고 갈등이 생긴다.여자가 꼭 직업을 고수하려는 경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둘이 벌어서 경제적 기반을 빨리 잡아야겠다는 경우도 있고, 여자도 남자처럼 배운 것을 활용하고 능력을 발휘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으며, 또는 자신의 어머니가 집에서 일만 하고 사는 것을 보며 자기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어떤 경우이건 그 동기가 강렬하다. 그런 만큼 쉽게 양보하게 되지 않는다. 대개 과거의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는데, 거기에는 무의식적인 강한 힘이 작용하고 있고 자기 존재가치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이 경우 남자는 여자가 돈을 벌고 밖에 나가는 것을 자기 능력의 부족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집에 없어서 괴로워했던 것을 생각하여 몹시 싫어하기도 한다. 또는 자기 여자가 바깥으로 나다니거나 자기 아닌 다른 남자와 접촉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성장 시 성격형성과 관련이 있고 강한 무의식적인 힘이 작용한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이 쉽게 타협을 보지 못하고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3. 부모가 두 사람을 반대하는 경우. 부모가 반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궁합이 나쁘다든지 조건이 안 맞다든지 자기 자식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 경우는 부모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그리고 평소에 부모와 자식관계가 어떠하였나에 따라 갈등의 정도가 결정된다. 또한 자식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느냐 의존적이냐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달라진다.이런 경우 정신적, 경제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이 되어 있는 경우, 부모가 반대를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자기의 의사대로 결정하지만 상대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부모로부터 독립이 되어 있지 않으면 흔들리기 쉽다.#4. 혼전 성관계를 남자가 요구하거나 또는 어떻게 한번 그런 관계가 있고 난 뒤 남자가 일방적으로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하여 갈등이 생기는 경우. 남자가 성관계를 요구할 때 여자는 당황하게 된다. 같이 있고 싶기도 하고 거절하면 관계가 깨지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고 임신이 될까 두렵기도 하고 혹 순결을 잃었다 하여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당황하게 된다. 또는 남자가 자신을 성관계의 대상으로만 삼는 것 같아 근본적으로 남자의 태도에 회의를 갖고 계속 사귈 것인가를 재고하기도 한다.남자가 여자의 사랑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경우 육체적 관계를 통해 여자로 하여금 자기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려고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 여자가 완강히 거부하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 갈등이 생기게 된다. 남자가 자꾸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경우 충동적이고 둘 관계에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어떻게 한 번 성관계가 있은 후 남자가 자꾸 요구하는 수가 있다. 이때 여자는 그러한 요구에 대해 갈등이 생긴다. 자기를 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거부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속으로 왠지 불안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면서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등이 생긴다.남자는 생리적인 욕구도 있지만 여자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서 자꾸 성관계를 요구하는데 여자가 거부하면 자신을 못 믿는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욕구를 좌절시킨 여자에 대해 감정이 상하게 된다. 또는 여자가 성관계가 있다 보니 미래에 대해 불안하여 자꾸 사랑을 확인하는데 그때마다 남자의 반응이 미흡하다고 생각하여 화를 내고 부담스럽게 만들면 남자는 여자의 또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갈등이 생기게 된다.갈등은 서로를 이해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이상 몇 가지 대표적인 갈등을 알아보았는데 갈등은 언제나 생기게 마련이다.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는 어떻게 해결될지는 각각의 경우마다 다른데, 갈등이 생긴 시점이나 그때 당사자의 마음상태 또는 주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두 사람이 다 사랑의 지속을 바라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갈등을 극복하게 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라도 마음이 동요되면 그것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갈등을 계기로 그때까지 서로에게 빠져들어서 다소 무의식적으로 유지되던 관계에서 점차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이 확연히 드러난다. 남녀관계는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열정에 의해 시작되지만 결국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다.남자와 여자는 생리적으로 서로 다른 면이 많고, 또 살아온 환경도 서로 다르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바도 서로 다르니 갈등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성실하고 진지하게 다루어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듯이 갈등을 통해 서로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며 서로를 성숙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서로를 잘 모르고 빠지는 사랑은 달콤하고 낭만적이기는 하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사랑의 정열을 가진 뜨거운 가슴과 사태를 냉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냉철한 지성이 있을 때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