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 어느 시기인들 어렵지 않겠냐마는 아이들이 사춘기일 때만큼 알 수 없고 힘든 때도 없을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사춘기, 청소년기를 ‘폭풍과 스트레스의 시기’라고 한다. 이는 청소년들의 격렬한 내적 격동과 갈등을 표현하는 말이다. 전에는 귀엽고 부모 말도 잘 듣고 말도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부모와 상대도 하지 않으려 하고, 부모가 하는 말을 잔소리나 참견으로만 여겨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며, 신체적으로도 어른과 똑같거나 그 이상으로 커버려 괜히 섣불리 건드렸다간 시쳇말로 본전도 못 찾게 될까봐 말 붙이기도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렵고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 있어야 어려움도 잘 견디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젖 먹은 힘으로 버틴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서 먹은 젖힘으로 세상의 어려움을 견딘다는 것이다. 여기서 젖이란 부모의 사랑을 말한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부모이다. 황영조 선수도 마지막에 죽음과 같은 고통이 있을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뛰었다고 한다.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은 대부분 근본적으로 부모의 사랑이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때, 다른 것이 대신하기
[1L]예전에 비해 요즘 청소나 집안정리 등의 집안일을 하는데 힘들어하는 가정주부들을 주위에서 많이 접한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은 젊은 주부들에 있어서 그런 경향이 크다. 과거에 비하면 가족 수가 많이 줄고 주거공간도 현대식으로 바뀌고 청소기구도 기계화되어 일양은 많이 줄은 듯 싶은데 오히려 일을 더 못하고 힘들어한다.어떤 주부는 집안일을 하려고만 하면 화가 난다고 한다. 또 어떤 여자는 결혼 후에 집안일을 감당해 내지 못하였는데 그러한 자기에 대해 남편이 이해를 못하고 구박하자 심한 좌절감에 빠져 정신질환이 생겼다. 이 여자의 경
살아가면서 한 번도 후회를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도 명상을 통해 후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기 전까지는 후회를 하곤 했다. 고등학교 동창들 모임에 가서 여흥 시간에 게임을 하면서 질문을 받았을 때 왜 멋있게 대답하지 못 했을까 또는 방송국과의 인터뷰 때 왜 그렇게 말하지 못 했을까 하고 후회하며 마음이 편치 못 했을 때가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살아오면서 많은 후회가 있었다. 진료실에서 보는 환자들도 후회가 많다. ‘내가 그 때 왜 이렇게 말하지 못 했을까’하고 억울해하고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고 다시 그
[1L]요즘은 직업을 가진 여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여자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여성들이 종사할 수 있는 직장이 많아지면서 여자들이 결혼 후에도 그대로 직업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직장에 나가지만 아이가 생기면 사정이 허락지 않는 경우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 만일 아이가 생겼을 경우 친정이든 시집이든 애를 봐줄 사람이 있거나 애보는 사람을 둘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된다면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중단해야 한다.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경우 별 문
[1L]정신분석학의 이론 중 매우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아동기 감정양식(Childhood Emotional Pattern)이다. 이는 어린아이 때 가장 중요한 인물과의 정서적 상호교류 양식을 의미하는데, 특히 0~6세 사이에 형성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태안의 아기를 비롯하여 출생 직후부터 그를 양육하고 그 곁에 가까이 있는 인물들과 서로 정서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6~7세에 이르러 그 기초가 어느 정도 틀이 잡히고 고정이 되어 개인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감정양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아동기 동안 타인과의 상호
[1L]취직시험을 준비하던 30대 초반의 미혼남자가 나의 진료실을 찾아왔다. 시험을 앞두고 일 초가 아까운데 같이 세 들어 있는 할머니가 신경이 쓰여 공부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할머니 생각이 저절로 나며 두통이 생기고 혈압이 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든다고 했다. 환자가 먼저 그 집에 세 들어 있었고 몇 달 전에 할머니가 환자의 옆방으로 이사를 왔다.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 노인네들만 가끔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다. 할머니는 외로웠던지 환자에게 말을 붙이려고 하고 어떤 때는 전
[1L]정신과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것 중에 ‘핵심감정’이라는 것이 있다. 핵심감정이란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결정하게 되는 핵심적이고 주된 감정이다. 이것은 어렸을 때 특히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인 6~7세 이전에 그 기본적인 틀이 형성된다. 누구나 이러한 핵심감정을 가지는데 일생을 통하여 그것의 지배를 받게 된다. 특히 역경에 처할 때 잘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정신적인 병이 났을 경우 이것은 병을 일으키는 주된 병적 역동 또는 중심 감정이 된다. 유심히 관찰해보면 핵심감정은 한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다 들어
나의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로부터 자기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어떤 생각이 떠오르거나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어떤 학생은 책을 읽고 있다가 자기 코가 보이면 다시 처음부터 읽어 코가 안 보일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심한 경우는 글 한 줄을 읽는데 몇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그런 행동을 하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만 그렇게 하고 그것 때문에 자기가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에 지장이 생겨 인생을 망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 있다고 한다.또 독실하게
[1L]일반 사람들은 의외로 꿈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흔히들 ‘나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다’, ‘개꿈이다’, ‘꿈같은 소리 하고 있다’ 등등의 말을 한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실제와는 거리가 먼말들이다.현재까지 진행된 꿈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하룻밤 동안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평균 너 댓 번 꿈을 꾼다. 꿈꾸는 수면시간이 전체 수면시간의 약 20%를 차지한다. 7~8시간의 잠을 잔다면 1시간 반 정도는 꿈을 꾸는 셈이다. 단지 대부분의 경우 이것을 기억 못할 뿐이다.이러한 꿈은 정신적 건강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실험적으
정신과에서 다루는 장애 중의 하나에 대인공포증이 있다. 대인공포증이란 말 그대로 사람 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사람 대하기를 두려워하는 데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자기의 눈빛이 무섭다든지 혹은 자기 얼굴에 여드름이 너무 많아 지저분하게 보인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자기의 표정이 너무 딱딱하여 그것을 사람들이 알아채고 자기를 기피하거나 싫어할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사람은 공식적인 모임이 아닌 사석에서는 곧잘 농담도 잘하고 말을 잘하는데도 사람들 앞에서 공식적인 이야기나 연설을 하려면 마음
[1L]서양의 정신과 치료에는 크게 나누어 약물로써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기능의 회복을 가져오는 약물치료와 정신분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신치료가 있다. 정신분석은 모든 정신치료의 가장 근간이 되는 치료법으로 환자와 의사와의 깊은 대화를 통하여 환자의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화시킴으로써 증상을 해소시키고 자신에 대한 이해 및 인식의 증대를 통해 인격적인 성숙을 가져다주는 것이다.그러나 정신분석은 환자의 경제적 여유와 시간을 크게 필요로 하고 또한 치료를 하려는 강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풍부한 경험과 원숙한 인격을 갖춘 분석가를
“슬플 때 울 수 없으면 우리 몸의 다른 장기(臟器)가 대신 운다.” 이 말은 헨리 마드리(Henry Maudley)라는 사람이 한 말인데 요즘 빈번히 이야기되고 있는 스트레스와 신체 건강과의 관계의 핵심을 보여준다.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그 괴롭고 슬픈 심정을 토로하여 풀 수 있으면 그로써 더 이상 몸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 사람의 성격이나 처한 상황이 그럴 수 없을 때, 슬픔은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몸을 울게 한다. 다시 말하면 속 골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된다.몸과 마음의 병, 스트레스심리적
정신의학에서 다루는 장애의 대부분은 정서장애라고 볼 수 있다. 노이로제·정신병·성격장애는 물론이고 뇌세포의 손상으로 오는 기질성 뇌증후군(器質性腦症候群)도 지능저하·기억력감퇴·판단장애와 함께 이전에 가능했던 감정조절에 장애가 있는 것을 볼 때 모든 정신장애는 정서장애라고 할 수 있다. 정서란 감정이라는 말인데 감정 중에서도 주로 화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데에서 장애가 초래된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있어 화를 잘 다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화는 본성이라고 할 정도로 흔히 경험하고 어떤 면에서는 자
많은 선진복지국가에서는 정신장애를 사회문제로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는 정신질환이 만성적이고 재발율이 빈번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증상의 치료에만 국한된 소극적인 시각보다는 환자의 인권과 사회적응 및 재활에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1950년대 항정신성약물의 개발로 장기 입원되었던 정신 장애인들이 퇴원하여 외래 진료가 가능하게 되고 정신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면서 지역사회 정신보건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의해 탈원화가 촉진되고 다양하고 폭넓은 치료환경으로의 변화를
“지영 씨는 별로 먹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이상하게 자꾸 체중이 늘어나네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식사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요?” “일기요...?”지영 씨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일기는 처음 다이어트 시작할 때부터 장난 아니게 많이 써봤어요. 힘들던 기억에 솔직히 진저리가 나기도 하고. 많이 바쁘니까 병원 오는 시간 내기도 빠듯해서... 일기 쓰기라.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기 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구요. 조그만 수첩이나 메모지 같은 걸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한 페이지씩 써 볼 수도 있고. 음, 또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을 부모가 진료실에 데려왔다. 그럴 아이가 전혀 아닌데 최근에 두 번이나 가출을 해서 그 이유를 알아보니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가 자기를 괴롭혀서 그 아이가 안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어 그랬다고 했다.3학년으로 올라와서 학교 성적도 많이 떨어지고 집에서도 전과 달리 신경질을 많이 부리며 불안, 초조해보일 때가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부모에게도 자기를 괴롭히는 애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않아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1남 2녀의 외아들인 이 아이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왔는데 서울생활에 적
정신집중이 안 되고 건망증이 심해지고 머리가 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정신과 진료실에서나 주위에서 종종 본다. 어떤 학생은 책을 봐도 집중이 되지 않아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책 위로 눈만 스쳐갈 뿐이어서 몇 시간을 공부해도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주부는 집안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그때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호소를 하는 사람들을 상담해보면 공통적으로 잡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잡념의 내용은 각각 차이가 있다. 집안일이나 회사에 대한 근심, 걱정일 수도
[1L]L씨를 처음 만난 곳은 응급실이었다. 정신과 의사가 종합병원에서 당직을 서다 응급실로 불려 내려가는 경우는 자살을 기도를 한 사람 아니면 급성 정신병적 발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L씨는 달랐다. 30대 후반의 여성인 L씨는 북적대는 응급실 침대에 조용히, 말 그대로 조용히 누워 있었다. 친정어머니가 대신 말을 거들었다. "얘가 어제 저녁부터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온대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계속 말을 못 하네요."발치에서 얼굴이 벌겋게 된 남편이 걱정스러운 듯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신경과적인 확인은
서론자살은 자신의 목숨을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 질병이나 급작스런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죽음을 이끌어내려는 행위이다. 이러한 자살, 자살기도, 자살의도의 내면의 숨겨진 동기는 사랑의 결핍과 무능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거나 자기를 버린 사람에게 죄책감 등이다. 그러나 자살의 동기는 단순하거나 단편적이라기보다는 매우 다양하고 때론 복잡한 양상을 지니고 있다. 노인들의 자살률은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젊은 성인에 비해 높으며, 평생 동안 자살의 위험 정도와 자살사고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같이